벽송연(碧松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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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에서 주관하여 3년에 한 번씩 여름철에 예문관 및 교서관 관원들과 함께 하던 연회.

개설

조선시대에 성균관이 주관하여 여름철에 마련하였던 연회를 일컫는다. 성균관의 벽송연(碧松宴)은 예문관의 장미연(薔薇宴), 교서관의 홍도연(紅桃宴)과 함께 3년마다 한 차례씩 거행된 잔치였으며, 이 연회에는 왕이 특별히 술을 하사하였다. 이때의 연회 비용은 과거 급제자가 삼관에 배속될 때 각 관의 선배가 신참들에게 징수하는 많은 포목으로 충당하였는데, 각종 폐단에도 불구하고 면신례(免新禮)가 사회 전체로 널리 퍼지면서 벽송연 역시 조선조 내내 지속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내용 및 특징

벽송연은 벽송음(碧松飮)이라고도 하였다. 조선시대에 성균관·예문관·교서관의 삼관(三館) 관원들이 3년에 한 차례씩 돌아가며 연회를 마련하였다. 삼관의 연회 이름은 왕에게 각각 상으로 받은 물건에서 따와 지은 것이라고 하는데, 성균관에서는 ‘벽송연’이라 하였고, 예문관에서는 ‘장미연’이라 하였으며, 교서관에서는 ‘홍도연’이라고 하였다(『태종실록』 2년 2월 28일). 교서관의 홍도연은 봄에 열렸고, 예문관의 장미연은 초여름에 베풀어졌으며, 성균관의 벽송연은 여름에 행하였다.

벽송연을 비롯한 삼관의 연회는 조선시대 과거 급제자들의 통과 의례였던 면신례와 관련이 깊다. 면신례는 고려말에 당시 권세가 자제들이 문란했던 과거를 거쳐 관직으로 진출하는 자들이 많아지자 이들을 삼관에 분속시키면서 삼관 선배들이 신참의 교만한 기세를 꺾기 위해 시작된 제도로 알려져 있다. 새로 급제한 사람이 배속된 각 아문에 배알하면, 여러 아문의 선배 즉, 선진이 신참들에게 많은 포목류를 징수하여 술 마시고 잔치하는 비용으로 썼는데, 성균관의 벽송연을 비롯하여 홍도연과 장미연에서도 이러한 방법으로 잔치 비용을 충당하였다.

벽송연의 구체적인 연회 모습은 알기 어렵다. 다만 벽송음이라고도 하였다는 점에서 왕이 내린 술을 나눠 마시고 음식을 먹으며 즐기는 모습으로 추정할 수 있다. 특히 태종은 유학을 중히 여긴 까닭에 삼관의 연회에 술을 내려 한껏 즐기게 하였는데, 성균관의 명륜당이 과거 시험장의 하나였다는 점에서 벽송연에 각별한 의미를 두었다(『태종실록』 2년 4월 17일).

한편 벽송연이라는 잔치명은 성균관의 휴식 공간으로 쓰였던 벽송정(碧松亭)과도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 명륜당 북쪽 백악산 기슭에 위치하였던 벽송정은 성균관의 여가를 담당했던 공간이자 유람 온 일반인들에게도 개방된 공동 휴식처였으며, 때로는 무속인들이 굿판을 벌인 공간으로 쓰이기도 하였다. 이 벽송정은 벽송연의 주요 연회 공간으로 추정된다.

변천

조선초기 삼관 체제는 과거 급제자들을 홍문관으로 분관하면서 조선중기 이후 사관(四館) 체제로 변해갔다. 이로 인해 성균관·예문관·교서관·홍문관은 물론이거니와 의정부·예조·승정원·사헌부·사간원·승문원 등 문과 급제자들을 분관하던 기구의 관직을 중심으로 면신례가 성행하였으며, 점차 다른 관직 혹은 사회집단까지 널리 파급되었다.

삼관의 면신례 풍속은 신참을 정신적·육체적으로 가학할 뿐 아니라 막대한 연회 비용을 충당해야 하는 경제적 침학도 심각하여 자주 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갖가지 폐단에도 불구하고 선후배의 위계질서를 중시하였던 조선의 관료 사회는 사회 통합이라는 차원에서 면신례를 입사 의례의 하나로 묵인하는 자세를 취하였다. 이로 미루어보건대, 성균관의 벽송연을 비롯한 삼관의 연회 역시 조선조 내내 지속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문헌

  • 『용재총화(慵齋叢話)』
  •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 장재천, 『조선조 성균관교육과 유생문화』, 아세아문화사, 2000.
  • 박홍갑, 「조선시대 免新禮 풍속과 그 성격」, 『역사민속학』 11, 한국역사민속학회, 2000.
  • 이민홍, 「文廟의 釋奠大祭와 太學生의 泮宮生活」, 『大東漢文學』 21, 대동한문학회,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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