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풍(變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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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의 사랑을 노래한 악곡이나 노랫말을 일컫는 말.

개설

이 말의 연원은 중국 고대 각 지방의 민요를 모아놓은 『시경』에서 찾을 수 있다.『시경』의 시체(詩體)인 풍(風)·아(雅)·송(頌)의 노랫말 중에서 국풍(國風)의 하나인 주남(周南)·소남(召南)을 정풍(正風)으로 삼고, 패풍(邶風)에서 빈풍(豳風)에 이르는 열세 나라의 노랫말을 변풍으로 삼은 것을 볼 수 있다. 주남·소남이 주(周)나라 초기의 태평 시대에 지어진 노래로서 정풍으로 불리었던 반면에, 왕도(王道)가 쇠미해지고, 기강이 무너진 때의 노래를 변풍으로 이해했다.

위에 따르면 변풍은 사람이 지켜야 할 근본적인 인륜의 도리가 널리 퍼지지 못하고, 사람들의 삶과 질서를 저하시킨 기풍을 말한다. 상열지풍(相悅之風)으로 대표되는 변풍이라는 말은, 그에 따른 음악과 노랫말을 모두 뜻한다.

내용 및 변천

변풍은 그 시대의 변화된 세태 풍조를 이르는 말이지만, 일반적으로 『시경』의 시체인 풍, 곧 ‘국풍’을 해석하는 전통적인 비평 술어로 이해하는 경향이 짙다. 다시 말해서 치세의 시가는 정풍으로, 난세의 시가는 변풍으로 구분한 것인데, 이는 유교의 이상 정치 시대인 하·은·주 3대의 노랫말을 표준으로 하여 후대의 변화된 풍속과 습관을 잘못된 풍조로 간주하였다.

예를 들어 『세종실록』 1430년(세종 12) 2월 19일 기사에서 가곡의 가사를 간추린 내용 중에 군신의 도가 합하는 것과, 부자의 은혜가 깊은 것과, 부부의 절의와, 형제의 우애와, 붕우의 신의를 읊은 것과, 빈주(賓主) 간에 함께 즐기는 것이 다 성정(性情)의 바른 길로 나와서 인륜과 세교에 관계되는 것들은 정풍하고, 남녀들이 서로 좋아하여 음란하게 놀고 간악하며 사욕을 채우기에 부끄러움이 없어 강상에 빗나감이 있는 것은 변풍이라 하였다. 또한 『중종실록』 1509년(중종 4) 9월 29일 기사에서도 연향 음악에 대해 참찬관 송천희(宋千喜)는 남녀의 정을 나눈 악곡을 상열지풍으로 삼아 변풍으로 간주하고 있었다.

항간속곡(巷間俗曲)이라 하여 고려시대 속요에 든 만전춘, 쌍화점, 이상곡을 비롯해 후정화, 서경별곡, 동동 등이 변풍의 예이다. 또 조선시대에 들어와 인간의 진솔한 감정을 노래하여 문학성보다는 사람이 지켜야 할 근본적인 인륜의 도리에 벗어난다는 이유로 유학자들로부터 비판받은 ‘음사(淫詞)’, ‘비리지사(鄙俚之詞)’, ‘음설지사(淫褻之詞)’, ‘남녀상열지풍’이 바로 변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