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연력(大衍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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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일행(一行)이 편찬한 관찬 역법서로, 현종개원(開元) 17년인 729년에 반포되어 숙종지덕(至德) 2년인 757년까지 사용한 역법.

개설

수·당대에 반포된 역법만 하더라도 11개에 달하는데, 그중에서 가장 우량한 역법으로 수나라의 『황극력(皇極曆)』과 당나라의 3대 역법인 『인덕력(麟德曆)』과 『대연력(大衍曆)』 및 『선명력(宣明曆)』을 흔히 꼽는다. 이 중에서도 『대연력』은 중국력의 전형을 이루었다는 측면에서 원나라의 『수시력(授時曆)』과 함께 중국력을 대표하는 양대 역법으로까지 평가한다. 『대연력』의 편찬자인 일행은 불교 승려로서 당시 문물교류가 커진 서역의 천축역법 관점과 성취를 도입한 것이고, 『수시력』은 원나라가 이슬람권역까지 망라한 유라시아의 동서를 관통한 대제국을 건설한 기반 위에 이슬람 역법의 관점과 성취를 반영한 것이다.

내용 및 특징

『대연력』을 편찬한 일행은 현종의 부름을 받아 개원 9년인 721년부터는 기존 이순풍(李淳風)이 만든 『인덕력』의 일식 예보가 맞지 않자 구담실달(瞿曇悉達), 남궁열(南宮說), 진현경(陳玄景) 등과 함께 신력(新曆) 연구에 착수하여 『개원대연력』을 완성하였다. 이에 따라 개원 17년인 729년에 드디어 대연력이 반포되었으나, 일행은 이를 직접 보지는 못하고 개원 15년인 727년 10월에 서거하였다.

『대연력』은 양영찬(梁令瓚)과 태사감(太史監)남궁열(南宮說)이 관측한 자료를 기초로 삼아 개진되었다. 앙영찬은 동철(銅鐵)로 황도가 적도상을 이동하여 세차(歲差) 현상을 측정토록 고안한 황도유의(黃道游儀)를 만들어 편력(編曆)에 필요한 각종 수치를 관측하였고 특히 일월 오성의 운행값과 28수 별자리의 상거(相距) 도수(度數) 내지 항성의 적도값과 황도값의 상차를 정밀 측정하였다. 일행은 또한 양영찬과 함께 수력으로 작동하고 자동시보 장치를 갖춘 수운혼상(水運渾象)을 제작하였다.

남궁열은 칙명으로 직접 측정대를 이끌고 전국 각지의 북극고도와 일구(日晷)를 측정하였고, 『대연력』에 수록된 양성일구(陽城日晷)의 수치는 전적으로 이 측정값에 근거한 것이다. 역산의 기준이 되는 양성(陽城)의 북극고도는 34.4도(33.9゚)이고, 동일한 경도상에 있는 하남성 백마(白馬)의 관측치 35.3도(34.8゚)와 상채(上蔡)의 33.8도(33.3゚) 차이와 두 지역 간의 거리 526리 270보를 대비한 끝에, 일행은 중국 최초로 지구 자오선의 1도 길이를 계산해내었으며, 당나라 척도로 1도가 351리 80보(123.7km)에 해당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대연력』의 대연(大衍)은 『주역』「계사전」에서 천지 음양의 수리 변화를 모두 담는 자연수라고 일컬어지는 대연지수(大衍之數)에서 연용한 말이다. 『대연력』의 역수(曆數)를 보면, 통법(通法) 3,040분을 일월오성 운동주기 계산에 필요한 공동분수로 삼았으며, 연기상원법(演紀上元法)을 사용하였고, 1회귀년 길이인 책실(策實)은 365와 743/3,040일(=365.2444일)로, 1 삭망월 길이는 29와 1,613/3,040일(=29.530592)일로 측산하였고, 세차(歲差) 길이는 82.72년에 퇴1도로 측정하였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고려사』「역지(曆志)」의 편찬과 관련하여 등장하는데, 『신당서』「역지」에 『대연력』이 갖추어 실려 있음을 언급하였으며, 지금 서운관에 소장된 『선명력(宣明曆)』이 누락되고 잘못된 것이 많아 이를 바로 잡으려면 『대연력』에 의거하지 않을 수 없음을 토로하고 있다[『문종실록』 원년 6월 15일 5번째기사].

관상감이 천문학, 지리학, 명과학의 삼학(三學)에 대한 절목을 올렸는데, 이미 『시헌력(時憲曆)』의 신법을 쓰기로 했으니 기존의 대통력법은 응당 익히지 말아야 하며, 또한 지금 천문학 분과에서 『태초력』과 『대연력』을 강론하고 있으니 이는 배운 것을 써먹는 것이 아닌 형편에 어찌 성취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며 비판하고 있다(『정조실록』 15년 10월 27일). 이로 보아 조선후기 정조 대까지도 중국 역법의 기초가 되는 『태초력』과 『대연력』을 관상감의 학습 자료로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 김일권, 『동양천문사상 하늘의 역사』, 예문서원, 2007.
  • 김일권, 『우리 역사의 하늘과 별자리』, 고즈윈, 2008.
  • 김일권, 『국역고려사』, 동아대 石堂學術院, 경인문화사, 2011.
  • 陳遵嬀, 『中國天文學史』上中下 , 上海人民出版社, 2006.
  • 陳美東, 『中國科學技術史』, 天文學券, 科學出版社,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