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안지악(隆安之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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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초기 세종대와 세조대에 궁중 의례에서 사용된 악곡명의 하나.

개설

융안지악(隆安之樂)은 조선초기 세종대에 음악 정비 사업을 할 때 만든 아악곡과, 세조대에 원구(圜丘) 제례악에서 연주할 목적으로 만든 제례악 2종류가 있다. 세종대에 제정된 음악은 『의례경전통해시악(儀禮經傳通解詩樂)』의 선율을 차용하였다. 세종대에 만든 선율은 가례(嘉禮)·군례(軍禮)·빈례(賓禮)의 영역에서 폭넓게 활용되었고, 세조대에도 가례에 속하는 의식에서 용례가 나타난다. 제례악 융안지악은 세조대에 원구 제례에서만 연주되었다. 융안지악은 세종대와 세조대에만 사용되었을 뿐 이후에는 쓰이지 않았다.

내용 및 특징

세종대에 아악을 정비할 때 제정된 융안지악은 세종대에 다양한 의례에서 연주되었다. 정월 초하루·동지(冬至)·탄일(誕日)에 왕세자에게 조하를 받는 의식[『세종실록』 오례 가례 의식 정지 왕세자 조하의], 정월 초하루·동지·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관료들에게 조하를 받는 의식, 큰 경사나 상서로운 일이 생겨 하례받는 의식, 회례연(會禮宴)(『세종실록』 14년 9월 19일), 양로연(養老宴)(『세종실록』 14년 1월 7일), 왕비 책봉(冊封) 의식, 왕세자 책봉 의식, 왕세자빈 책봉 의식, 교서(敎書)를 반강(頒降)하는 의식, 인국(隣國)의 서폐(書幣)를 받는 의식, 문무과(文武科) 방방(放榜) 의식, 인국의 사신에게 베푸는 연회(宴會), 활쏘기 의식 등에서 왕이 어좌(御座)에 오를 때 활용되었다.

세종대에 연주된 융안지악의 선율은 『의례경전통해시악』의 어려(魚麗) 제4~6장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세종대 동지에 연주되었던 융안지악의 선율이 『악학궤범(樂學軌範)』에 수록되어 있다. ‘황고응남(黃姑應南), 유고임남(蕤姑林南), 유임유임(蕤林蕤林), 남유고임(南蕤姑林), 황태황고(黃太黃姑), 응남태황(應南太黃)’이 그것이다.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근면하신 우리 왕이시여, 그 덕을 공경하여 밝히셨도다. 이루어놓으신 것을 지키시고, 치도가 태평해졌도다. 아, 만년토록 하늘의 보록을 받으시도다[亹亹我王 敬明其德 誕撫盈成 治道熙洽 於萬斯年 受天之籙].”

세조대에는 대전(大殿)에 존호(尊號)를 올리는 의식(『세조실록』 3년 3월 7일)과 세자를 책봉하는 의식(『세조실록』 3년 12월 15일)에서 왕이 어좌에 오를 때 연주되었다. 세조대에 존호와 책봉 관련 의식에서 연주된 융안지악은 세종대에 아악(雅樂) 스타일로 제정된 융안지악이 전래된 것이다.

세조대에 단기간 행해진 원구 제례에서도 진찬례(進饌禮)의 의식 절차에서 융안지악이라는 곡명이 나타나며(『세조실록』 10년 1월 15일), 그 선율이 『세조실록』「악보(樂譜)」에 남아있다. 하늘 제사에 사용할 목적으로 만든 음악이었기 때문에 협종궁(夾鐘宮)으로 되어있다.

참고문헌

  • 『악학궤범(樂學軌範)』
  • 송방송, 『증보한국음악통사』, 민속원,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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