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수(腶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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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례를 치르는 신부가 시부모께 처음 인사를 드릴 때 시어머니께 폐백으로 올리는 육포.

개설

주로 쇠고기로 만든 육포 중에서도 왕실의 가례나 민간의 혼례 때 신부가 시어머니께 폐백으로 드리는 포를 ‘단수(腶脩)’ 또는 ‘단수포(腶脩脯)’라고 부른다.

만드는 법

단수를 만드는 법을 별도로 기록한 조선시대 유서류 및 조리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시의전서(是議全書)』, 『주찬(酒饌)』, 『규합총서(閨閤叢書)』, 『부인필지(婦人必知)』에 나오는 약포(藥脯) 만드는 법을 참고할 수 있다. 단수와 약포는 용도만 다를 뿐 사실상 같은 음식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시의전서』와 『주찬』, 『규합총서』와 『부인필지』에서 만드는 법이 조금 다르다. 생강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인 재료와 양념 그리고 말린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시의전서』와 『주찬』에서는 넓게 저민 쇠고기에 간장·후춧가루·파·마늘·꿀·기름·깨소금 등의 양념을 하여 채반에 말리는 반면, 『규합총서』와 『부인필지』에서는 채반에 말리긴 하지만 다진 쇠고기로 만들고 양념에 생강을 쓴다. 어느 쪽의 방법을 따랐는지는 명확치 않으나, 『시의전서』에는 혼인과 수연(壽宴) 등의 잔치 때 쓰는 육포는 반찬용으로 만드는 것에 비해 크고 길쭉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이 있다.

연원 및 용도

단수는 조선시대에 왕실의 가례에서부터 사가(私家)의 혼례까지 공통적으로 쓰였던 폐백음식이다. 왕세자빈의 빈조현의(嬪朝見儀)나 왕자 이하의 현구고례(見舅姑禮)에서 신부는 시아버지께는 조율반(棗栗盤)을, 시어머니께는 단수포반(腶脩脯盤)을 올려 예를 갖추었다.

왕실의 세자나 왕자에게 시집 온 신부는 시어머니인 왕비에게 단수포반을 올렸는데(『세종실록』 9년 4월 26일)(『세종실록』 17년 2월 29일), 세자빈의 조현의에 쓰는 단수는 전라도병사(全羅道兵使)가 봉진(封進)한 것을 썼다(『중종실록』 19년 3월 3일). 혼례에서 신부의 현구고(見舅姑) 때 시어머니께 폐백으로 단수포를 올리는 것은 공주는 물론이고 1품에서 서인(庶人)까지 모두 마찬가지였다(『세종실록』 17년 1월 23일)(『세종실록』 17년 2월 29일). 각각의 구체적인 의례 절차는 『세종실록』「오례」 가례 중 빈조현(嬪朝見), 부인조현(夫人朝見), 공주현구고(公主見舅姑), 부현구고(婦見舅姑) 부분에 자세히 나와 있다.

시부모가 돌아가시고 안 계실 때는 신부는 시부모를 대신하여 혼인을 주재한 존장에게 현구고례를 행하였는데, 이때와 시어머니가 아닌 시할머니께 인사를 드릴 때는 절만 올리고 단수포는 올린 경우도 있고, 올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세종실록』 17년 2월 29일)(『고종실록』 19년 1월 29일).

만약 폐백으로 올릴 대추와 밤이 없으면 그 철에 나는 과일[時果]을 쓰고, 단수가 없으면 건어(乾魚)나 건육(乾肉)을 쓰도록 하였다(『세종실록』 17년 2월 29일)[『세종실록』 오례 가례 종친급문무관일품이하혼례 부현구고].

참고문헌

  • 『규합총서(閨閤叢書)』
  • 『부인필지(婦人必知)』
  • 『시의전서(是議全書)』
  • 『주찬(酒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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