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서(角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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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에 먹는 절기 음식으로 떡의 일종.

개설

각반(角飯)이라고도 한다. 찹쌀에 고기나 나물 등을 섞어 소를 만든 것을 나뭇잎에 싸면, 마치 뿔이 난 형태가 된다. 각서(角黍)라는 이름은 완성된 모양이 뿔 같다 해서 붙여진 것이다. 각서의 서(黍)는 과거에 기장[黍稷]으로 밥을 하던 것에서 따온 것이나, 그 재료는 큰 의미가 없고 그보다는 밥을 싸서 뿔이 나게 만들었다는 것에 보다 비중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단오에 먹는 절기 음식[節食] 쭝쯔[棕子]와 유사한 것으로, 우리는 밀가루로 만든 각서를 만들어 절식으로 먹었으며 이후 각서를 본떠 만든 주악[造岳]이 전해진다.

만드는 법

유몽인(柳夢寅)의 『어우야담(於于野談)』에 의하면, 각서는 그 형상이 소뿔과 같은데 찰밥에 대추와 꽃을 섞어 손으로 눌러서 뿔이 나게 만든 것이라 하였다. 이익(李瀷)의 『성호사설(星湖僿說)』에 의하면 단오에 밀가루로 둥근 떡을 만들어 먹는데, 고기와 나물을 섞은 소를 넣고 줄잎과 같이 늘인 조각을 겉으로 싼 뒤 양쪽에 뿔이 나게 하였다. 또한 주악은 쌀가루로 만들며 그 소는 콩가루를 넣고 양쪽 끝을 뿔 형태로 만들어 기름에 튀기는데, 이 또한 각서의 모양을 본떠 만든 것이라 하였다.

연원 및 용도

『성호사설(星湖僿說)』에 인용된 『풍토기(風土記)』에 의하면 단오에 향초 잎[菰葉]으로 찹쌀을 싼 각서를 먹는 것은 초나라 사람들이 5월 5일 멱라수(汨羅水)에서 빠진 굴원(屈原)이 물고기 밥이 되는 것을 걱정하여 강에 던졌다는 고사에서 유래하며, 이후 굴원의 죽음을 슬퍼하며 매년 단오마다 먹었다고 한다. 우리는 이와 달리 단오에 밀가루로 각서를 만들어 먹었으며, 이후 조각(造角)이라는 둥근 떡을 만들어 먹었다. 조각은 후대로 내려오면서 각(角)의 음이 악(岳)으로 바뀌어 주악[造岳]이라 불리었다.

유몽인은 『어우야담』에서 소뿔 형태인 각서가 우리네 찰밥과 비슷하다고 하였다. 이익은 이를 두고 유몽인이 잘못 파악한 것으로 각서의 그 명칭 자체는 내용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잎으로 찰밥을 싸던 것을 변형하여 손으로 눌러서 뿔이 나게 만든 데에서 비롯되었다고 지적하였다. 각서는 원래 잎에 싸서 만들었으나 후대에는 잎에 싸지 않고 손으로 눌러 모양을 만들기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각서의 모양이 독특해 단오에 그 형태를 본떠 부채를 만들기도 했던 것 같다(『세종실록』 29년 5월 22일).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에 따르면, 각서를 본떠 만든 주악은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제사 때 올리는 떡 종류 음식[餠品] 중에서도 으뜸[上頭]으로 여기던 음식이었다.

참고문헌

  • 『목은집(牧隱集)』
  • 『무명자집(無名子集)』
  • 『사례편람(四禮便覽)』
  • 『성호사설(星湖僿說)』
  • 『어우야담(於于野談)』
  •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 윤서석, 『한국음식: 역사와 조리』, 수학사, 1983.
  • 장철수, 『한국 전통사회의 관혼상제』,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