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미죽(淸凉米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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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조의 하나인 청량미(靑粱米)로 쑨 죽.

개설

푸른 좁쌀로 끓인 죽을 말한다. 차조의 하나인 생동찰벼의 알맹이로 청량미(淸凉米)라고도 하는데, 원래 한자는 청량미(淸梁米)이다. 생동쌀 또는 청정미(靑精米)라고도 한다. 청량(靑粱)은 일반적으로 푸른 좁쌀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나 이는 회색빛 차조를 가리킨다.

만드는 법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 「정조지(鼎俎志)」에 『옹희잡지(甕餼雜誌)』를 인용하여 만드는 법을 소개하였다. 청량미를 백번 씻어서 사기 냄비에 물을 많이 붓고 끓여 조린 다음 완전히 익은 죽을 체에 밭쳐 즙을 얻는다. 깨끗한 그릇에 즙을 담아 차갑게 하여 곰[膏飮]같이 뻑뻑하게 엉기면 백밀·생강즙을 섞어 내는데, 이러면 황량(黃梁)·백량(白梁)죽이 된다고 하였다. 『이조궁정요리통고(李朝宮廷料理通攷)』의 차조미음은 차조 이외에 대추, 황률, 찹쌀을 잘 씻어 솥에 넣고 물을 넉넉히 부어 오래 끓인 다음 체에 걸러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서 마셨다.

연원 및 용도

조(粟)의 종류에는 퍼런 것, 누런 것, 흰 것 3가지가 있는데, 다른 곡식에 비하여 비위(脾胃)를 아주 잘 보하고 성질도 서로 비슷하다. 특히 퍼런 생동찰벼의 이삭[靑梁穀穗]은 흰 기장쌀이나 누런 기장쌀보다 잘지만, 여름에 먹으면 아주 시원하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이삭에 털이 많고 알이 작으며 조 가운데 청흑색을 띤 차조의 한 종류로 소개하였다. 성질은 약간 차고[微寒] 맛이 달며[甘] 독이 없으며, 소갈을 치료하는 데 오줌이 잘 나오게 한다. 설사와 이질을 멎게 하고, 몸이 가벼워지게 하여 오래 살게 한다고 하였다.

『경국대전(經國大典)』에는 백성들이 평소에 비축해 두어야 할 구황식품(救荒食品)으로 상수리나무 열매인 상실(橡實), 소나무 잎[松葉], 소나무 껍질[松皮], 황엽, 뽕나무의 잎사귀인 상엽(桑葉), 순무인 만청(蔓菁), 여뀌꽃인 요화(蓼花), 매홍실(梅紅實), 평실(萍實), 메밀꽃인 목맥화(木麥花), 소채(蔬菜), 황각(黃角) 등과 함께 청량미를 들었다. 황각은 청각과 같되 빛깔이 누런 해초를 말한다.

인조대에 경상도와 강원도의 접경 지역인 황지를 살펴보고 올린 보고에서 청량미죽으로 세 거북을 길렀다는 전설을 소개하였다(『인조실록』 18년 8월 2일). 조선왕실에서는 죽보다 미음으로 만들어 올린 기록이 더 많다. 정조대에 편찬한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를 살펴보면, 원행 중에 자궁께 미음을 총16회 올렸는데, 그 가운데 3회는 청량미음, 1회는 황량미음을 올렸다.

참고문헌

  • 『규합총서(閨閤叢書)』
  •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
  •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
  •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 『지봉유설(芝峰類說)』
  • 김상보, 『조선왕조 궁중의궤음식문화』, 수학사, 1995.
  • 윤서석, 『한국의 음식용어』, 민음사, 1991.
  • 황혜성 외, 『이조궁정요리통고』, 학총사, 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