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어(民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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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과의 바닷물고기.

개설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는 민어(鰵魚)라 하였고, 『물명류고(物名類考)』에는 면어(鮸魚)라고 기록되어 있다. 정약전(丁若銓)은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면어가 원명(原名)이고 민어(民魚)는 속명(俗名)이라고 하였다. 민어는 구이, 조림, 국, 어채, 회, 포, 만두 등 다양한 음식에 두루 사용되었다. 민어의 부레는 어교를 만들기에 좋은 재료로 인식되었으며, 신선한 부레로는 부레찜이나 어교순대를 만들어 먹기도 하였다.

원산지 및 유통

『세종실록』 「지리지」에 의하면 충청도, 경기도, 평안도, 심지어 함경도 의주 지역에서도 민어가 생산되었음을 알 수 있다[『세종실록』 지리지 경기][『세종실록』 지리지 홍주목 태안군][『세종실록』 지리지 황해도][『세종실록』 지리지 평안도][『세종실록』 지리지 의주목 용천군].

연원 및 용도

허균(許筠)은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서 민어는 조기, 밴댕이, 낙지, 준치와 더불어 가장 흔한 생선 중의 하나라고 하였다. 이용기(李用基)도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서 민어는 매우 흔한 생선이지만, 여러 가지 잔치에 널리 쓰이는 소중한 생선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기록으로 미루어 볼 때, 민어는 매우 흔하지만 잔치에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어물(魚物)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민어(民魚), 즉 ‘백성의 고기’라는 이름은 바로 이러한 인식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민어는 1년 중 6~7월이 가장 맛있다. 이용기는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 민어는 호박 날 때가 되어야 기름지고 맛이 좋은데, 특히 6월 그믐 전에 잡은 것이 가장 맛이 좋다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민어로 만든 음식은 이용기의 말처럼 여름철이 가장 맛있지만, 『규합총서(閨閤叢書)』에서는 가을에 두껍게 떠서 말린 민어 어포(魚脯)는 광어보다 낫다고도 하였다.

예로부터 민어는 버릴 게 하나도 없는 생선으로 인식되어 왔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민어를 이용한 음식과 조리법에 대해 구체적인 기록이 보이지 않지만, 조선시대부터 1950년대 중반까지 쓰인 조리서를 참고해 볼 때, 민어를 재료로 한 음식들은 민어구이·민어조림·민어국(탕)·민어채·민어회·민어포·어만두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민어탕은 양반들 사이에서 여름철 삼복더위를 잊게 하는 보양 음식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밀가루나 메밀가루 대신, 생선살을 만두피 삼아 만두를 빚는 어만두의 재료로도 많이 사용하였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민어 부레의 독특한 식감을 살려 부레찜이나 어교순대를 만들어 먹기도 하였는데, 이는 매우 고급음식이었다. 이외에도 민어를 소금에 절여 만든 암치, 민어와 영계를 섞어 동글동글 빚어 만든 어알탕, 민어 알을 간장에 절였다가 말린 어란 등이 있다.

참고문헌

  • 『규합총서(閨閤叢書)』
  •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
  • 『물명유고(物名類考)』
  •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
  • 『자산어보(玆山魚譜)』
  •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
  • 김중빈, 「‘魚譜類’에 나타난 19C초의 수산물 어휘 연구―『玆山魚譜』(1814), 『蘭湖漁牧志』(1820), 『物名考』(1824)의 수록 어휘를 중심으로―」, 공주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