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독관(習讀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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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문원(承文院)·사역원(司譯院) 등에 속해 전문 지식을 익히고 가르치던 관직.

개설

다른 관서 소속 관원이 겸직하던 관직이므로 겸습독관(兼習讀官)이라고 하였다. 1421년(세종 3) 이효지(李孝之)에게 의서(醫書)를 읽게 하면서 의서습독관을 설치하였다. 이후 이듬해인 1422년에는 병조(兵曹)의 건의에 따라 무경습독관(武經習讀官) 20명을 두었다. 이후 승문원에 이문습독관(吏文習讀官) 20명, 사역원에 한학습독관 30명, 관상감(觀象監)에 천문학습독관 10명, 전의감(典醫監)에 의학습독관 또는 의서습독관 30명, 훈련원(訓鍊院)에 병학습독관 30명을 두었다.

습독관(習讀官) 제도는 조선초 중인들이 담당하던 잡학(雜學)의 개선을 위해 마련된 제도이다. 조선초 기술관을 담당하던 중인들의 낮은 학문 수준과 이에 따른 실무 수행 능력이 자주 문제가 되었다. 이는 잡학에 종사하는 기술관의 지위가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현실도 한몫을 하였다. 이에 중인들이 담당하던 기술관과는 별도로 양반층 내에서 전문적인 잡학에 대한 학문적 능력을 가진 자를 선발하여 이들을 습독관으로 임명하였다. 즉, 습독관은 잡학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이다.

습독관이 될 수 있는 자격은 현직 관료 내지는 생원·진사 등이었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기술관과는 다른 대우를 하였다. 현직 관료 신분의 경우에는 소속 관서와 예조·병조 등이 강(講)을 시험하여 능통한 자를 왕에게 보고하여 현직(顯職)에 제수하였다. 생원이나 진사인 경우에는 근무 일수를 원점(圓點)으로 계산하여 관시(館試)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재주가 있으면서 산관(散官)에 있는 자는 해당 소속 관서에 근무하도록 하고 포폄(褒貶)을 매겨서 동·서반 관직에 임용하였다.

담당 직무

습독관은 소속 관서에서 이문(吏文)이나 중국어, 천문학, 의학, 병학 등을 습독하였다. 이문습독관은 『이문등록(吏文謄錄)』·『지정조격(至正條格)』·『대원통제(大元通制)』 등의 서적을 비롯해 이문에 관계된 서적을 매일 일정량 이상 읽도록 하였다(『성종실록』 9년 11월 13일). 그리고 매월 초하루마다 두 번씩 베껴 쓰게[寫字] 하였으며 열흘마다 한 번씩 이문을 짓도록 하였다(『성종실록』 3년 8월 8일). 그리고 이들이 공부하던 『지정조격』 등에서 뜻이 분명하게 전달되지 않는 부분은 뽑아서 기록해두었다가 베이징[北京]에 가는 행차 때마다 가지고 가서 질문하여 한문으로 번역해 오기도 하였다(『성종실록』 9년 10월 3일).

의학습독관 30명은 3번으로 나뉘어 3일씩 교체하며, 내의원에 출근하도록 했다. 이들은 약방문(藥方文) 책[方書]을 상고하는 것 이외에도 병을 보아 진찰하는 등의 일을 담당하였다(『세조실록』 9년 5월 22일).

병학습독관은 훈련원 소속의 녹관(祿官) 등과 함께 『역대병요(歷代兵要)』·『무경칠서(武經七書)』·『자치통감(資治通鑑)』·『장감박의(將鑑博議)』·『진법(陣法)』·『병장설(兵將說)』 등을 습독하게 하고, 무예로 활쏘기와 말 타기 등도 연습시켰다.

한학습독관은 사행원(使行員)으로 뽑혀 나가기도 했다. 의주영송관(義州迎送官)으로 요동(遼東)에 파견되거나 사행 시 종사관으로 갔다. 사행 시에는 공식적인 사행 업무 이외에도 이문습독관과 마찬가지로 한자어에 대해 질문하는 일도 맡아서 하였다. 중국에 사신으로 갈 때[赴京時]에는 근무 일수의 많고 적음을 계산하여 뽑도록 하였다(『성종실록』 2년 5월 25일).

변천

연산군대 일시적으로 율려습독관(律呂習讀官)을 신설하였으나 곧 폐지되었다. 습독관에게는 체아직이 주어졌는데, 이 같은 체아직은 시대에 따라 인원수가 바뀌었다. 『경국대전』에서는 28명이던 것이 『속대전』에서는 대폭 증가하여 75명, 『대전회통』에서 다시 83명으로 조정되었다. 또한 『속대전』 단계에서는 종5품 체아직이 새롭게 설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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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경국대전(經國大典)』
  • 『속대전(續大典)』
  • 『대전회통(大典會通)』
  •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 혜암유홍열박사화갑기념논총간행회, 『혜암 유홍열 박사 화갑기념논총』, 탐구당, 1971.
  • 정다함, 「조선초기 습독관 제도의 운영과 그 실태」, 『진단학보』 9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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