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윤(判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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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9년(예종 1)에 설치된 한성부의 최고위 정2품 관직.

개설

조선시대 한성부의 모든 업무와 조직을 통솔하는 최고위 관직이다. 1395년 한양부를 한성부로 바꾸면서 판한성부사로 불리다가 1469년 개혁할 때 한성판윤이 되어 1905년의 관제 개편 때까지 유지되었다.

담당 직무

조선시대에는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의 삼공(三公)과 의정부 좌참찬·우참찬, 그리고 육조 판서와 한성판윤을 합하여 구경(九卿)이라 하였으며, 이들을 아울러 공경(公卿)이라 하였다. 즉 한성판윤은 육조 판서와 대등한 위치에서 국가의 중요한 업무를 추진하는 수장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중종실록』 4년 12월 11일). 중종은 한성판윤에 대해 “판윤(判尹)은 중요한 직임이므로 이조와 병조에서 가려 의망(擬望)해야 한다.”고 할 정도였다(『중종실록』 21년 9월 24일). 조선시대 판윤의 평균 재임 기간은 5개월 정도이다. 대체로 통치권이 안정된 시기에는 비교적 오래 재임하였고, 통치권이 불안하고 약하였던 19세기에는 자주 갈리는 등 시대적 상황에 따라 변화가 있었다. 역대 판윤 가운데 재임 기간이 가장 길었던 사람은 광해군 때 13년 4개월간 판윤을 지낸 오억령(吳億齡)이며, 가장 여러 번 판윤을 지낸 인물은 효종대부터 현종 때까지 모두 7번 판윤을 역임한 이완(李浣)이다. 반대로 아주 짧은 기간 재임한 경우로는 1일 판윤이 5명, 2일 판윤이 10명, 3일 판윤이 11명이나 된다.

한성판윤의 주요 담당 직무는 기본적으로 호적대장(戶籍大帳), 시장과 상점, 가사(家舍), 전토(田土), 사산(四山), 도로, 교량, 개천, 포흠(逋欠), 부채, 주간 순찰, 검시, 차량(車輛), 고실우마(故失牛馬), 낙계(烙契) 등 한성부의 잡다한 업무를 총괄하는 일과 한성부 관원의 관리였다. 또한 왕이 한성부에 있었기 때문에 도성을 수호하는 일과(『영조실록』 47년 2월 5일), 왕 거둥 시 왕을 앞에서 선도하고 경비와 안전 관리 등도 총괄하는 등의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있었고, 어전 회의에 참석하여 국가의 중대사를 논의하기도 하였으며(『중종실록』 23년 12월 22일), 정부를 대신하여 외국 사신으로 다녀오기도 하였다. 단순하게 한성부의 행정만을 담당했다기보다는 그 이상의 업무를 다루는 직책이었기 때문에 한성판윤을 거쳐 정승으로 승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조선후기로 올수록 한성판윤의 정치적 비중이 낮아지고 행정적인 비중이 높아지면서 교체되는 사례가 잦았다.

변천

판윤은 한성부를 총괄하는 최고위 관직으로 조선초기부터 외관직 즉 지방 관직이 아닌 경관직 즉 중앙 관직으로서 정2품 아문의 수장이다. 조선이 건국된 후 수도를 개경에서 한양으로 천도하면서 개성부의 형태를 따라 한양부를 두었다. 이어 1395년(태조 4)에 한양부를 한성부로 바꾸고 그 책임자를 판한성부사로 하고, 초대 판한성부사로 성석린(成石璘)을 임명하였다. 이후 1466년(세조 12)에 판한성부사를 한성부윤으로 바꾸었으며, 1469년에는 한성부윤에서 한성판윤으로 개칭되면서 비로소 판윤이 설치되었다(『예종실록』 1년 6월 29일). 이때 처음 판윤에 임명된 사람은 서거정(徐居正)이다. 판윤 아래로는 종2품 관직인 좌윤과 우윤, 종4품 서윤, 판관 등 7~8명의 정규직 관원이 있고, 그 아래로 이속(吏屬) 서리(胥吏) 41명, 서사(書寫) 1명, 서원(書員) 11명, 사령(使令) 30명을 두었다.

이후 한성부 판윤에 대한 명칭은 1894년(고종 31) 갑오개혁 때 관제를 개편하면서 한성부윤이라 하였다가, 이듬해인 1895년에는 관찰사라 불렀다. 이어 1896년(건양 1)에 다시 한성부 판윤으로 환원하였다가 1905년(광무 9년)에 한성윤이 되었다. 그리고 한성부가 경성부로 명칭이 바뀌면서 1907년(융희 1)에 그 수장도 경성부윤으로 바뀌었으며, 경기도 소속으로 격하되었다. 이것이 해방 이후 1946년 서울시장으로, 1949년 서울특별시장으로 변화되어 오늘에 이른다.

참고문헌

  •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 『서울행정사』, 서울특별시, 1997.
  • 원영환, 『조선시대 한성부연구』, 강원대출판부,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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