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가(筆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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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을 걸어놓는 문구.

개설

우리말로 ‘붓걸이’라 한다. 붓걸이는 붓글씨를 쓰는 데 필수적으로 구비해야 하는 문방사우(文房四友)에는 들지 않지만, 붓을 걸어 말리거나 편리하게 보관하며 사용하도록 하는 실용적 기능과 함께 문방(文房)을 아름답게 꾸미는 효능이 있다. 그러므로 문방에 반드시 구비되는 문구(文具)이다.

연원 및 변천

붓은 대개 대나무에 동물 털을 끼워 만들기 때문에 붓걸이에 걸어 가지런히 보관하여 관리한다. 붓글씨는 그을음과 아교를 섞어 만든 먹을 갈아 만든 먹물을 붓에 찍어 쓰기 때문에 글씨를 쓴 다음 반드시 붓을 빨아두어야 붓에 묻은 아교가 굳어 붓을 못 쓰게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렇게 붓을 빨아 말리거나 가지런히 걸어 보호할 수 있도록 특별히 고안된 문구가 붓걸이[筆架]이다.

조선 성종대에는 상아 조각으로 장식한 필가를 제작하여 명나라에 선물로 보내기도 하였다(『성종실록』 14년 8월 18일).

형태

붓걸이는 대개 벽에 거는 방식과 바닥에 세워두는 방식, 2가지가 있다. 벽에 거는 붓걸이는 옆으로 길게 한두 층 뻗은 형태를 취한다. 세워두는 방식은 양쪽 기둥을 가로질러 가름대를 대는 형태와, 둥근 원판에 걸개를 끼워 만든 형태가 대표적이다. 그 밖에도 나무의 형태를 그대로 이용하여 만든 다양한 모양이 있다. 재료로는 원목이 많이 쓰이나 대나무나 철제, 옥 등을 쓰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