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성(狼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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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별자리인 28수(宿) 가운데 정수(井宿)에 속한 별자리.

개설

낭성(狼星)은 28수 가운데 정수에 속하며, 천랑성(天狼星)이라고도 한다. 삼수(參宿)의 동남쪽에 있다.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이며, 서양 별자리인 큰개자리의 알파별 곧 ‘시리우스’라고 부르는 별이 바로 낭성이다. 낭성은 지구에서 약 8.6광년 떨어져 있는 -1.46등성이다. 이 별이 너무나 밝아서 옛 사람들은 하늘의 야전 사령관으로 침략을 주관한다고 생각하였다.

내용 및 특징

『조선왕조실록』에는 낭성 관측과 관련되어 약 37건의 기사가 있다. ‘낭성’ 외에‘천랑(天狼)’, ‘천랑성’, ‘대랑성(大狼星)’으로도 기록되어 있다. 대부분이 유성 관측 기록인데, 객성(客星) 관측과 낭성의 색을 관측한 기록도 있다. 『고려사』「천문지(天文志)」에도 낭성에 대한 관측 기사가 10건 정도 있는데, 여기에는 ‘낭(狼)’, ‘낭성’, ‘시랑(豺狼)’으로 기록되어 있다. 예를 들어, 고려 예종 원년 9월 기해일에 “유성이 시랑에서 나와 천원(天苑)으로 들어갔다” 하였는데, 여기서 시랑은 천원 성좌와의 상대 위치로 미루어 보면 낭성으로 판단할 수 있다.

낭성 관측 기록 중에서 특이한 것으로 낭성의 색과 관련된 기사가 있다. 모두 3건의 기사를 찾아볼 수 있는데, 낭성의 색이 푸르다거나(『중종실록』 34년 10월 1일) 희다는 것에서(『인조실록』 21년 9월 15일) 낭성의 색깔이 푸른색이거나 흰색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시리우스의 색이 청백색인 것과 비교하면 조선시대의 천문 관측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낭성은 유성과 혜성의 출몰을 기록하기 위한 좌표의 역할뿐 아니라 크기와 밝기의 비교 대상으로 쓰인 경우도 있다. 이것과 관련되어 『영조실록』에 4건의 기사가 있다. 예를 들면, 혜성이 나타났는데 크기는 천랑성만하다고 하여 혜성의 크기를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낭성과 비교하고 있다(『영조실록』 19년 12월 29일).

고천문에서는 하늘을 31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서 별자리를 배속시켜 분류하였는데, 그 분류는 시대별로 달랐다. 『보천가(步天歌)』 이후 3원(三垣)과 28수의 별자리 분류 체제가 확립되면서 낭성은 28수 가운데 남방 7수의 정수(井宿)에 속하였다. 그 이전인 『사기(史記)』「천관서(天官書)」에서는 서궁(西宮)에 속하였고, 『삼가성경(三家星經)』에서는 석씨외관(石氏外官)에, 그리고 『진서(晉書)』「천문지(天文志)」에는 28수 외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천문분야론에 따르면, 천랑성은 하늘을 12구역으로 나눈 십이성차(十二星次)의 순수(鶉首)의 차에 속하는데, 서양의 황도십이궁의 게자리[巨蟹宮]와 상응한다. 해가 하늘에서 순수의 차에 위치하면, 십이진(十二辰)의 미(未)의 방향에 해당하는데, 시절은 음력 5월이 된다. 하늘의 분야에 대응하는 땅의 분야는 십이주국(十二州國)의 진(秦)나라와 옹주(雍州)이다.

낭성은 비록 별 하나만을 성분으로 가지지만, 하늘에서 가장 밝아서 독보적인 존재이다.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를 살펴보면 낭성은 군시성(軍市星)의 동북쪽, 삼수(參宿)의 동남쪽, 동정성(東井星)의 남쪽, 궐구성(闕丘星)의 서남쪽, 호성(弧星)의 서쪽에 자리 잡고 있는데, 호성의 화살이 낭성을 똑바로 겨누고 있다. 하늘에서 이 지역은 서양 별자리의 큰개자리에 속하는 곳으로, 천랑성은 바로 큰개자리의 시리우스이다.

낭성은 지상의 늑대[狼]를 본떠 하늘에 올려 별자리로 삼은 것이다. 옛 사람들은 늑대를 성질이 아주 악하고 잔인하며 탐욕을 상징하는 흉포한 동물로 여겼다. 이로 인해 낭성은 하늘의 야전 장군으로 침략을 담당하며, 이족(夷族)의 장군으로 남이(南夷)를 주관하고, 도적 막는 일을 맡는다고 보았다.

겨울밤 관측할 수 있는 낭성은 하도 뚜렷하여 수많은 문인들이 시[詩賦]로 낭성을 읊었다. 대표적인 것으로 굴원(屈原)의 『초사(楚辭)』와 『문선(文選)』에 실린 장형(張衡)의 「사현부(思玄賦)」가 있다. 『초사』의 「동군(東君)」에서 굴원은 “푸른 구름 옷 입고 흰 무지개 치마 걸치고, 긴 화살 들어 천랑(天狼)을 쏘았네” 하고 읊었는데, 여기에 왕일(王逸)이 “천랑은 별 이름이다. 탐욕스럽고 잔인한 것을 나타낸다” 하고 주를 달았다.

하늘의 늑대 별인 낭성이 탐욕스럽고, 침략을 주관한다고 보았기 때문에 낭성은 변방 이민족의 침범을 상징하게 되었다. 따라서 낭성과 관련된 천문 현상은 이것들과 관련하여 해석하였다. 낭성의 색이 항상 같고, 별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길하게 여겼다. 별빛이 뾰쪽하고 각지거나 움직이면 전쟁이 일어나고, 별빛이 밝고 왕성하면 무기가 귀해진다고 보았다. 낭성이 위치를 옮기면 기근이 들어 사람이 서로 잡아먹는다고 여겼다. 별의 색깔도 중요하게 살펴보았는데, 별의 색이 황백색이면 흉하고, 붉은색이면 전쟁이 일어난다고 보았다. 달이 낭성을 범하면 군대가 출병하지만 전쟁은 없고, 또 홍수가 일어난다고도 하였다. 낭성에 월식이 일어나면 외국에서 음모를 꾸민다고 여겼다. 오행성이 낭성을 범하면 큰 전쟁이 일어나고, 도적이 많아진다고 보았다. 혜성이 범하면 도적이 일어나고, 객성(客星)이 낭성을 범하였을 때 낭성의 색이 황색이면서 밝으면 길하고, 흑색이면 흉하다고 해석하였다. 운기와 관련해서는 붉은색 운기가 낭성에 들어오면 전쟁이 일어난다고 보았다. 여기서 범한다[犯]는 것은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의미한다.

낭성을 전쟁의 징조로 보았기 때문에 조선왕조에서도 낭성에 깊은 관심을 보였는데, 이것을 『조선왕조실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천상(天象)을 우러러 살펴보면 화성이 기성(箕星)미성(尾星)을 관통하여 남두(南斗)에 들어간 지 열흘이 넘었고 낭성이 또 광채가 있으니, 옛날 서적에서 찾아보면 모두 전쟁이나 내란의 징조[兵象]입니다” 하는 기록에서 찾아 볼 수 있다(『선조수정실록』 22년 11월 1일). 조선시대에는 전쟁과 관련된 천문 현상이 나타나면, 왕은 덕을 쌓고 근신하며 한편으로는 민심을 안정시켜 하늘이 보낸 경고를 벗어나기 위한 행동을 하였다.

참고문헌

  • 『고려사(高麗史)』「천문지(天文志)」
  • 『천문류초(天文類抄)』
  • 『사기(史記)』「천관서(天官書)」
  • 『통지(通志)』「천문략(天文略)」
  • 『진서(晉書)』「천문지(天文志)」
  • 『송사(宋史)』「천문지(天文志)」
  • 『초사(楚辭)』「구가(九歌)」
  • 『삼가성경(三家星經)』
  • 『문선(文選)』「사현부(思賢賦)」
  • 『보천가(步天歌)』
  • 안상현,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우리 별자리』, 현암사, 2000.
  • 陳己雄, 『中國古星圖』, 香港太空館, 2002.
  • 大崎正次, 『中國の星座の歷史』, 雄山閣, 1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