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立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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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중 겨울에 들어서는 날.

개설

24절기 중 19번째로 양력으로는 대략 11월 8일경이다. 음력으로는 10월쯤에 해당되며, 상강(霜降)과 소설(小雪) 사이에 든다. 겨울의 찬 기운이 드는 시기로 24절기 중 12시(始)에 속하며 사계절의 입문 시기인 사립(四立)의 하나이다. 사립은 입춘(立春), 입하(立夏), 입추(立秋), 입동(立冬)을 말한다. 입동에는 개화(改火) 의식을 행하였고 민간에서는 월동 준비를 한다.

연원 및 변천

입동에는 예조(禮曹)의 주도로 개화의식을 행하였다. 개화는 나라의 불씨[國火]를 바꾸는 의식으로, 기존의 구화(舊火)를 신화(新火)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이 의식은 사립과 여름의 토왕일을 포함해 총 5번에 걸쳐 행한다. 개화는 1406년(태종 6)부터 시행되었다. 개화의식은 중국에서 유래한 것으로, 불씨를 오래 두면 양기가 지나치게 많이 형성되어 역병이 생길 수 있으므로, 계절마다 각기 다른 나무에 불을 붙여 불씨를 바꾸어 주어야 한다는 이유로 생겨났다.

입동에는 국가의 주도로 태일초례(太一醮禮)를 행하였다. 조선시대에 태일초례는 입동 외에도 사립의 입춘·입하·입추와 삼원(三元)에 행해졌다. 도교에서 태일(太一)은 천지만물 성립의 근원인 우주의 본체를 인격화한 천제(天帝)를 말한다. 도교에서는 태일성(太一星)에 천제가 존재한다고 믿으며, 이 둘을 동일시하기도 한다. 초례(醮禮)는 초제(醮祭) 혹은 재초(齋醮)라고도 불리는 도교 의례이다. 태일초례는 태일성을 위한 초례로서 소격전(昭格殿)과 지방의 태일전(太一殿)에서 지냈다.

절차 및 내용

입동 의식은 한양에서는 병조(兵曹)에서, 그 외의 지역은 수령들이 주관하였다. 사립의 개화의식 때마다 다른 나무를 사용하였는데, 각각의 입절에 맞는 나무에서 불을 취하였다. 입동에는 검은색에 가까운 느티나무와 박달나무[槐檀]를 서로 문질러서 불을 지펴 불씨가 나오면 그것을 나누어 주었다. 개화 후의 불씨는 각 전궁(殿宮)에 진상한 뒤 모든 관아에 나누어 주었다. 한성부(漢城府)는 또 다시 오부(五部)에 나누어 주게 하였다. 지방에서는 그 지역 수령이 여러 고을로 하여금 집집마다 나누어 주도록 하였다. 그리고 이전의 불씨는 없애게 하였다. 개화의식을 거쳐 생성된 그 철의 불씨로 바꾸어 음식을 끓이는 데 사용하면 음양의 절기가 순조롭게 이루어져 전염병을 막아주고 또 우주의 섭리가 조화롭게 이루어질 것이라 믿었다.

태일초례는 소격전과 지방의 태일전에서 매달 삭망(朔望), 즉 음력 초하루와 보름날에 지냈는데, 삼원에는 국가에서 지방의 태일전에 사람을 파견해 제를 지냈지만, 사립에는 그 지역의 수령에게 지내게 하였다(『태종실록』 9년 12월 3일)

생활·민속적 관련 사항

입동 날의 기후로 겨울철의 날씨를 점치는데, 입동에 추우면 그해 겨울에 몹시 춥다고 여겼다. 농사력에서는 이 시기에 김장용 배추와 무를 수확하고 가을보리와 밀을 파종한다. 이날을 전후에 김장을 담근다. 가정에서는 한 해의 안녕을 감사하며 가신(家神)에게 가신고사를 지낸다. 이를 흔히 성주고사라고 칭하였다. 또한 마을에서도 마찬가지로 한 해의 안녕을 감사하며 마을의 수호신과 천신(天神)에게 동제(洞祭)를 지낸다.

참고문헌

  • 『경도잡지(京都雜誌)』
  •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 세시풍속 자료집성: 삼국·고려시대편』, 2003.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 세시풍속 자료집성: 신문·잡지편(1876~1945)』, 2003.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 세시풍속 자료집성: 조선전기 문집편』, 2004.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 세시풍속 자료집성: 조선후기 문집편』, 2005.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 세시풍속 자료집성: 현대신문편(1946~1970)』, 2006.
  • 이능화 저·이종은 역, 『조선 도교사』, 보성문화사, 1986.
  • 임동권, 『한국 세시풍속 연구』, 집문당, 1984.
  • 차주환, 『한국의 도교사상』, 동화출판공사, 1984
  • 권용란, 「조선시대의 ‘개화(改火)’ 의례 연구」, 『민속학연구』제15호, 2004.
  • 김명자, 「한국 세시풍속 연구」, 경희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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