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和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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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로 납부하는 곡식을 운반하는 과정에 일부러 물을 타서 양을 불려 그 차액을 횡령하는 행위.

개설

조선시대 조세로 바치는 곡물에 일부러 물을 타서 곡물의 수량을 늘려 그만큼의 차액을 빼돌리던 행위를 화수라고 한다. 화수는 전세나 대동미 등 세곡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는데 주로 경강 선인이 개인 소유의 사선으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자행한 부정행위이다. 선인들이 이와 같은 행위를 자행한 까닭은 정당한 보수로서 취득하는 선가(船價)에 비해 훨씬 수익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용 및 특징

경강 선인이 사선의 임운활동에 있어 치부 수단으로 삼은 방법으로는 첨재(添載), 고패(故敗), 화수(和水), 투식(偸食) 등이 있었다. 첨재는 적재량 외에 추가로 사적인 물품을 운송해주는 것, 고패는 선박에 적재된 곡식 중 일부를 빼돌리고 선박을 침몰시키는 방법, 투식은 운송하는 곡식의 일부 또는 전량을 횡령하여 상납하지 않는 것, 화수는 일부러 물을 타서 세곡의 양을 불려 그 차액을 횡령하는 행위이다. 화수는 보통 선주들이 저질렀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한강에 도착한 이후 강주인(江主人)들과도 결탁하여 자행하기도 했다. 검열하는 곡식을 제외한 나머지 곡식에 물을 붓는데 처음에는 1석에 1병을 부었으나 이후로는 많은 곡식을 얻기 위해 1병 반을 붓기도 했다. 보통 물 한 되를 부으면 쌀 한 말을 착복할 수 있었다. 화수를 범한 자는 사형에 처한다고 법전에 명시되어 있었으나 선인들은 그로 인해 얻는 이익이 컸기 때문에 물 타는 것을 일상적으로 행했다. 한편 화재를 방지하거나 물이 얼지 않게 하기 위해 소금에 물을 타는 ‘화수(和水)’도 있으나 보통 화수는 세곡운송에서 발생하는 부정행위를 의미한다.

변천

국초부터 조선 조정은 안정적인 세곡 수입을 확보하기 위해 조운을 설치하고, 제반 규율을 정비하였다. 그 중 화수에 대한 법률도 구체적으로 규정하였다. 『경국대전』을 보면 화수한 자는 효수형에 처하고, 적발된 선박의 선인은 모두 형벌에 처하기로 되어 있다. 또한 화수를 알고도 보고하지 않는 사람과, 화수한 곡식을 상납한 창고관은 변방에 정배(定配)한다고 하였다. 이렇게 엄격한 법령에도 불구하고 선인들은 치부를 위해 화수를 계속해서 이용했다. 특히 18세기에는 화수의 혐의만 있어도 정배형에 처한다고 법령을 더욱 강화했는데도 화수는 오히려 더욱 성행했다. 심지어 경상도에서 동래에 외교비용으로 납부하는 공작미(公作米)의 운반과정에서도 화수가 이루어졌다. 이런 문제로 『대전통편』에서는 공작미를 화수하여 납부한 자 역시 전세를 화수한 율에 따라 처리할 것을 명시하였다. 화수 등 세곡의 운송과정에서 빚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선책을 부단히 도모하였고, 이것은 조정의 조운체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참고문헌

  • 『경국대전(經國大典)』
  • 『대전회통(大典會通)』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비변사등록(備邊司謄錄)』
  • 『청성잡기(靑城雜記)』
  • 강만길, 『조선후기 상업자본의 발달』, 고려대학교출판부, 1973.
  • 고동환, 『조선후기 서울상업발달사연구』, 지식산업사, 1998.
  • 최완기, 『조선후기 선운업사연구』, 일조각,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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