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상(取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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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에서 8괘의 상징으로 64괘를 설명하는 방법.

개설

취상(取象)은 중국 전한(前漢) 말(末)부터 후한(後漢)·삼국(三國)시대에 걸쳐 성립되고 전개된 역의 해석 방법이다. 역(易)을 상(象)에 기초하여 성립된 것으로 보고 그것을 중심으로 64괘와 자연현상을 해명하려는 역설(易說)을 가리킨다. 그 기초가 되는 것은 8괘이며, 8괘에 대한 상징은 『주역』의 「설괘전(說卦傳)」에 제시되어 있다. 또한 「상전(象傳)」은 8괘가 서로 중첩되어 이루어진 64괘의 의미를 상괘와 하괘의 상징을 조합하여 파악하고, 나아가 인사(人事)의 적용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따라서 「상전」과 「설괘전」은 취상의 방식으로 괘를 해석하는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내용 및 특징

『주역』「계사전(繫辭傳)」에 의하면, 자연의 세계에는 만물이 생겨난 후에 상징이 있고 상징이 형성된 후에 수(數)가 있는 것이라는 인식 하에, 그것을 인식하는 인간의 방법으로 수로써 상징을 보고 상징에서 사물을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구체적으로 취상을 통해 역을 이해하려는 학설에는 소식(消息)·괘변(卦變)·호체(互體)·승강(升降)·방통(旁通) 및 괘기(卦氣)·효진(爻辰)·납갑(納甲)·세응(世應)설 등이 있다.

소식설은 전한의 맹희(孟喜)에게서 비롯되었다. 그것은 십이소식괘(十二消息卦)를 사계절과 열두 달에 배당하여 곤괘(坤卦: 上坤☷下坤☷)인 10월로부터 시작하여, 복(復)·임(臨)을 동삼월(冬三月)에, 태(泰)·대장(大壯)·쾌(夬)를 춘삼월(春三月)에, 건(乾)·구(姤)·둔(遯)을 하삼월(夏三月)에, 비(否)·관(觀)·박(剝)을 추삼월(秋三月)에 각각 배합시키고 있다. 음양이 차례로 소식하는 괘형(卦形)을 보여주고 있으며 괘변설의 원형으로 평가된다.

괘변설은 이미 「단전(彖傳)」에 보이는데, 강유(剛柔)의 왕래상하(往來上下)를 설명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경방(京房)·순상(荀爽)·우번(虞翻)에게서 발전된다. 우번은 건괘와 곤괘를 제외한 십벽괘(十辟卦)를 기초로 하여 모든 괘효(卦爻)의 변용을 말하고 괘효사(卦爻辭)의 설명에 이용한다. 마찬가지로 정현(鄭玄)의 호체설, 순상의 승강설, 우번의 방통설도 괘효사의 설명에 이용된다.

호체는 한 괘의 2효로부터 4효에 이르기까지와 3효로부터 5효에 이르는 것을 별도의 상하괘로 해서 각 괘를 성립시키는 것이다. 승강은 건곤 두 괘를 기준으로 해서 위치를 얻지 않은 건괘의 2효·4효·상효와 곤괘의 초효·3효·5효가 초효와 4효, 2효와 5효, 3효와 상효의 응효(應爻) 관계로 서로 승강왕래한다고 설명한다.

방통은 양괘의 음양 양효의 상반하는 괘를 채택하는 것이지만 모두 괘효사의 해석에 이용되지 않기 때문에 역괘 전체에 통용되지는 않는다.

이 밖에 천문역수(天文曆數)와 관계된 괘기·효진·납갑·월체납갑(月體納甲), 또 경방의 세응·비복(飛伏)의 이론이 있지만, 이것들은 『주역』으로 점을 칠 때에 응용되는 방법이다.

취상은 비록 우주의 변화와 인간의 길흉을 상·수로써 해명하려는 역경 해석의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 근거가 모호하고 무리한 논설이 많아짐으로써 본래의 취지에서 멀어지기도 하였다. 그런 면에서 자연의 운행을 통해서 인간의 도덕적 당위를 추출해내려는 취의설과 대비된다.

참고문헌

  • 高懷民 지음, 신하령·김태완 옮김, 『상수역학』, 신지서원, 1994.
  • 김석진, 『주역전의대전역해』, 대유학당, 1996.
  • 廖名春 외, 『周易硏究史』, 湖南出版社, 1991.
  • 朱伯崑 외, 『周易知識通覽』, 齊魯書社,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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