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엽사(貝葉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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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신천군 용진면 패엽리구월산에 있는 절.

개설

구월산(九月山)은 단군이 이 땅에 내려와 천년간 나라를 다스릴 때 머물렀던 곳이라고 한다. 단군에 관한 유적인 장당경(藏唐京), 삼성사(三聖祠), 단군대(檀君臺) 등이 곳곳에 있다. 패엽사(貝葉寺)의 자세한 창건 과정은 전하지 않으나 통일신라 때 절에 패엽경(貝葉經)을 봉안하면서 절 이름이 정착되었고, 문수신앙을 기반으로 하였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단군 사우가 패엽사와 가까운 거리에 있어 사당 등을 절 아래로 이전하기도 하였다(『성종실록』 3년 2월 6일). 한국전쟁의 와중에서 대부분 전소되었고 지금은 법당과 몇몇 요사가 남아 있다.

내용 및 변천

(1) 창건

패엽사의 창건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먼저 신라 때 법심(法深)의 창건설인데 법심은 『삼국유사』와 『해동고승전』 등에 등장하는 인물이지만 절의 창건에 관련한 구체적 행장은 전하지 않는다. 또 다른 창건설은 신라 때 구업(具業) 조사(祖師)가 창건하여 구업사(具業寺, 區業寺)라고 하였다. 대부분 조선후기의 기록에 전하므로 신빙성이 부족하다. 애장왕 때는 문수 대사가 머물렀고, 846년(신라 문성왕 8)에 중국의 월정(月精), 흥율(興律), 각령(覺靈) 세 대사가 이 절에 패엽경을 봉안하여 이후 패엽사라고 하였다. 패엽경은 다라나뭇잎으로 쓴 경전이다. 고대 인도에서 널리 사용하면서 불법을 전하는 소중한 성보로 간주되었고, 패엽사는 이를 봉안한 중요한 사찰로 인식되었다.

(2) 조선전기

고려시대의 역사는 전하지 않으나 명찰로 꾸준히 발전한 듯하다. 조선초기에 종파와 사찰 수를 대거 축소하는 과정에서도 절은 천태종에 소속되어 국가의 공인을 받았다. 당시에는 구업사(區業寺)라고 하였다(『태종실록』 7년 12월 2일). 1420년(세종 2)에는 큰 화재를 겪었다가 신균(信均)이 중건하였고 이후 천오(天悟)가 다시 중건하였다. 1503년(연산군 9)에는 쌍봉사와 견암사 그리고 패엽사에서 국가의 수륙재를 봉행하였다. 당시 재를 올릴 때 하단에 왕후(王后)를 봉안하여 공양하였다. 이 의례를 예법에 맞게 하도록 조정에서 향축사신(春祝使臣)으로 병조의 충의위(忠義衛)를 파견하였다(『연산군일기』 9년 1월 28일).

(3) 조선후기

조선후기에도 중수가 계속되었다. 1721년(경종 즉위)에는 「패엽사사적비명」을 건립하였고, 1875년(고종 12) 하은(荷隱) 화상(和尙)이 중창하였다. 이때 절 이름을 한산사(寒山寺)로 바꿨다. 패엽사의 발음이 무너진다는 뜻의 ‘패(敗)’와 같아 절이 자주 퇴락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특히 화재로 인한 소실이 자주 있었으므로 이를 물리친다는 의미에서 ‘한(寒)’자를 적용한 듯하다. 중창을 마치고 김윤식(金允植)이 「한산사중수기(寒山寺重修記)」를 썼다. 하은은 20여 년의 교학 공부를 마치고 만년에는 선(禪) 수행에 열중하였고, 많은 학인들에게 가르침을 베풀어 홍보살(弘菩薩)이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또 안거에 들어가면 해제와 결제 없이 계속 정진했다고 하여 안처사(安處士)라고도 불렀다.

(4) 근현대

근대 들어 성불사(成佛寺)와 함께 황해도를 총괄하는 대본산이 되어 24개의 말사를 관장하였다. 1937년 춘파명교(春坡明敎)가 용화전을 새로 짓고 낡은 전각을 중수하였다. 한국전쟁 중에 가람 대부분이 소실되었고, 지금은 칠성각과 청풍루 등이 남아 북한의 보물급 문화재 제27호로 지정되었다.

참고문헌

  • 『삼국유사(三國遺事)』
  • 『해동고승전(海東高僧傳)』
  • 『운양집(雲養集)』
  •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북한의 전통사찰』, 양사재, 2011.
  • 대한불교진흥원 편, 『북한의 사찰: 북한의 불교와 사찰, 그 과거와 현재』, 대한불교진흥원, 2009.
  • 신법타, 『북한불교연구』, 민족사, 2003.
  • 정태혁, 『북한의 절과 불교: 북한의 사찰과 불교기행』, 민족사, 1990.
  • 한국불교연구원, 『북한의 사찰』, 일지사,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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