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괘(互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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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에서 한 괘의 2효부터 5효 사이에서 별도의 두 소성괘를 추출하여 조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괘.

개설

호괘(互卦)는 호체(互體)라고도 하는데, 한대(漢代)의 역학자인 경방(京房)이 주장한 괘변(卦變) 이론이다. 한 괘의 6효 중에서 초효와 상효를 제외하고 볼 때, 2효에서 4효까지가 괘를 이루고 있고, 또 3효에서 5효까지도 괘를 이루고 있다. 이 두 괘를 모두 호괘라 하는데, 전자를 내호(內互)라 하고, 후자를 외호(外互)라 한다. 예컨대 함괘(咸卦: 上兌☱下艮☶)에서 외호는 건괘(乾卦: ☰)가 되고 내호는 손괘(巽卦: ☴)가 되어 구괘(姤卦: 상건☰하손☴)가 만들어지는데, 여기서 구괘는 함괘의 호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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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및 특징

경방은 한 괘의 6효 속에서 3효·4효·5효로 만들 수 있는 하나의 삼획괘를 약상(約象)이라고 하였고, 2효·3효·4효로 만들 수 있는 삼획괘를 호체라고 하였다. 후대에는 약상까지 포함하여 모두 호체(호괘)라고 하기도 한다. 호괘는 『십익(十翼)』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 근거는 『주역』「계사전(繫辭傳)」의 중효(中爻)라는 표현에서 찾기도 한다. 한편 두예(杜預)가 『춘추좌씨전』 가운데 『주역』의 괘를 설명하면서 호괘로 해석하고 있는 것에 근거하여, 호괘가 그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시각도 있다.

호괘는 상수역(象數易)에서 논의되는 상징간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다. 예컨대 「설괘전(說卦傳)」에서는 건괘를 말에, 곤괘(坤卦: ☷)를 소에, 진괘(震卦: ☳)를 용에 비유하지만, 정작 경문(經文)에서는 건괘에 용이 등장하고, 말은 곤괘에 보이며, 진괘에는 용이 나오지 않는다. 이러한 까닭으로 한대의 역학은 『십익』과 경문 사이에 보이는 상징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였는데, 결과적으로 특정한 괘가 다른 괘로 변한다는 이론으로 보완하게 되었다. 이러한 면은 『주역』이 점서에서 출발하여 변화하는 세계를 전제하고 있는 점에서 본래 취지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으나, 지나치게 상징간의 정합성에 집착하여 무리한 이론이 등장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선조(宣祖)의 경연에서 시강원 홍경신(洪慶臣)은 『주역』 명이괘(明夷卦: 上坤☷下離☲)의 구삼효사인 "남쪽에서 사냥하여 그 큰 우두머리를 잡는다."는 내용에 대한 설명에서, 호괘인 사괘(師卦: 上坤☷下坎☵)를 활용하고 있다. 홍경신은 여기서 호괘의 변칙을 사용하여 2·3·4효와 4·5·6효를 사용해서 호괘를 만들었는데, 사괘는 군사적 움직임을 상징하기 때문에 사냥과 관련시켜 풀이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선조실록』 36년 8월 10일).

참고문헌

  • 김석진, 『주역전의대전역해』, 대유학당, 1996.
  • 고회민 지음, 신하령 외 옮김, 『상수역학』, 신지서원, 1994.
  • 廖名春 外, 『周易硏究史』, 湖南出版社, 1991.
  • 朱伯崑 外, 『周易知識通覽』, 齊魯書社,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