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홍아리(靑紅阿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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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일부 관청에서 사용하던 사기(沙器)의 일종.

개설

1616년(광해군 8)에 사헌부에서 올린 상소문에 대전(大殿)은 백자기(白磁器)를 사용하고, 동궁(東宮)은 청자기(靑磁器)를, 내자시(內資寺)·내섬시(內贍寺)·예빈시(禮賓寺)에서는 모두 구례(舊例)에 의해서 청홍아리(靑紅阿里)를 사용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로써 청홍아리는 사옹원에서 제작하여 내자시, 내섬시, 예빈시와 같은 관청에서 사용하던 사기의 일종임을 알 수 있다.

내용 및 특징

1616년에 복식과 기물을 차별하여 나라의 기강을 세울 것을 청한 사헌부의 상소문 중에 청홍아리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상소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사옹원의 사기 중에 대전은 백자기, 동궁은 청자기, 내자시·내섬시·예빈시에서는 모두 예전 규례대로 청홍아리를 쓰고, 사대부는 일반 백기(白器)를 쓰도록 한다고 되어있다. 왕실 및 관청에서 사용하는 그릇은 한 해 동안 사용할 수량을 헤아려서 사옹원에서 한 번에 구워 만들어 각처에 나누어 보내는 것을 매해 규례로 삼아야 한다는 내용을 참고할 때, 청홍아리 역시 백자나 청자와 같이 사옹원에서 제작·관리하는 사기의 한 종류임을 알 수 있다(『광해군일기』 8년 4월 23일).

궐내에서 사용하는 자기를 사용처 혹은 사용자에 따라서 차별한 것은 이미 15세기경부터 확인된다. 성현(成俔)의 『용재총화(慵齋叢話)』에 세종 연간에는 어기(御器)로 오로지 백자만을 썼고, 세조 연간에는 백자와 청자를 같이 섞어 사용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경국대전주해(經國大典註解)』에도 왕의 그릇은 백자기, 동궁은 청기(靑器), 예빈시는 채문기(彩文器)를 사용한다고 한 내용이 있다. 1550년(명종 5)에 편찬된 『경국대전주해』와 1616년의 『광해군일기』에 모두 대전에서는 백자를, 동궁에서는 청자를 사용한다는 내용이 공통적으로 보이지만, 예빈용은 채문기와 청홍아리라는 다른 명칭을 사용하였다.

청홍아리라는 용어는 1616년의 기록에서만 보이기 때문에 명칭만으로 어떤 종류의 자기를 의미하는지는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청홍아리는 외교 사신들을 접대하기 위한 청화백자로 보거나, 청화 안료를 엷게 칠하면 색이 자색(紫色)으로 보이기 때문에 붙은 명칭이라고 하는 견해가 있다. 또는 청화 안료에 산화동 안료를 혼합하여 청홍색이 발색되는 자기를 칭하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16세기에 예빈용으로 채문기를 사용했다는 기록이나 현재 관요 가마터에서 출토되는 자기편들을 고려할 때 청홍아리는 청화나 동화, 철화 등의 안료를 이용해서 문양이 그려진 자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변천

청홍아리가 사용된 관청은 내자시·내섬시·예빈시이고, 사용된 그릇도 사옹원에서 제작된 사기임이 분명하다. 분청사기에 남아있는 명문 자료를 근거로 볼 때 15세기경에 이들 관청에서 사용된 그릇은 인화분청사기류로 확인된다. 그 밖에 공주 학봉리 가마터에서 출토된 철화분청사기류의 그릇이 일부 사용된 예도 보인다.

관요가 설치된 광주 지역에서 조사된 17세기 전반 가마터는 문헌 기록과 출토 유물의 명문 자료를 통해 비교적 정확한 운영 시기가 밝혀져 있다. 시기별로 탄벌동 요지(1606~1612년), 학동리 요지(1613~1617년), 상림리 요지(1618~1625년, 1628~1636년), 용인 왕산리 요지(1626~1627년), 선동리 요지(1640~1648년) 등을 들 수 있다. 광주 관요 가마터에서는 양질(良質)과 조질(粗質)이라는 상대적인 품질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백자가 생산되었고, 일부 청화백자·철화백자·청자가 확인되는 상황이다. 16, 17세기 기록에서 보이는 채문기나 청홍아리는 중앙 관청에서 사용되었기 때문에 사옹원 분원에서 제작된 사기의 종류이면서 문양이나 채색이 가미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조사된 관요 가마터의 출토 유물의 양상과 문헌 기록으로 판단할 때 청홍아리는 코발트, 산화동, 산화철 등의 안료를 이용하여 문양이 그려지거나 채색이 가미된 자기류로 판단된다.

참고문헌

  • 『경국대전주해(經國大典註解)』
  • 『용재총화(慵齋叢話)』
  • 경기도박물관, 「경기도 광주 관요 종합분석보고서」, 경기도박물관, 2008.
  • 방병선, 『조선후기 백자연구』, 일지사, 2000.
  • 방병선, 『왕조실록을 통해 본 조선도자사』, 고려대학교출판부, 2005.
  • 정양모, 『韓國의 陶磁器』, 문예출판사, 1991.
  • 정양모·윤용이, 『韓國白磁陶窯址』, 한국학중앙연구원, 1986.
  • 淺川伯敎 著, 『李朝』, 平凡社, 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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