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袈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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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 스님이 장삼 위에 걸치는 법복.

개설

원래 불교 발생지인 인도의 의복으로서 일상생활에서부터 종교의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로 입었다. 중국을 통하여 불교가 전해지면서 종교의식과 더불어 전해졌으나 기후 특성상 우리나라에서는 가사만 입을 수 없었기 때문에 중국처럼 장삼 위에 덧입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연원 및 변천

가사는 범어(梵語)인 ‘카사야(Kasaya)’를 음역한 것으로 괴색(壞色), 부정색 등의 의미를 갖는다. 괴색은 청(靑), 황(黃), 적(赤), 백(白), 흑(黑)의 오정색(五正色)에 다른 색을 섞어 만들어 낸 부정색(不正色)이다. 이 색을 사용함으로써 소유하고자 하는 집착을 덜고, 출가자임을 확실하게 드러내며, 나쁜 일이나 나쁜 마음을 꾀하지 않도록 한다. 사용하는 염료의 양에 따라 색이 달라지고 대개는 검붉은 자목련 빛을 띠는데 이것을 괴색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의식의 중요성에 따라 법복으로 가사를 입었다. 승통(僧統)이 세워지고 규범이 확립되면서 승의제도(僧衣制度)가 마련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가사의 종류가 점차 많아지고 화려해졌다. 본래 불가에서 허용한 의복은 삼의(三衣)로서 중의(中衣), 상의(上衣), 대의(大衣)의 3가지이다. 중의인 안타회(安陀會)는 일상복, 상의인 울다라승(鬱多羅僧)은 일상 의례복, 대의인 승가리(僧伽梨)는 의례복으로 입었다.

일반적으로 가사라 하면 승가리를 뜻한다. 승가리는 대의(大衣), 중의(重衣), 복의(複衣), 합의(合衣), 설법의(說法衣), 걸식의(乞食衣), 복중의(伏衆衣), 입왕궁의(入王宮衣), 고승의(高勝衣), 구품의(九品衣)라고도 한다. 승가리는 조(條)의 수에 따라 상·중·하품으로 분류하는데, 9·11·13조는 하품이고, 15·17·19조는 중품, 21·23·25조는 상품이다. 5조가사인 안타회 위에 7조가사인 울다라승을 입으며, 그 위에 9~25조 가사인 승가리를 입는다.

1902년(광무 6)에 반포된 사찰령에 의하면 대선사(大禪師)·대교사(大敎師)는 상품인 9~25조를 쓰고, 선사(禪師)·대덕(大德)은 9조, 중덕(中德)은 7조, 대선(大禪)은 5조, 사미(沙彌)는 조가 없는 만의(縵衣)를 입도록 했다. 이로써 직위에 따라 가사의 종류를 구별했음을 알 수 있는데 현재는 직위나 법계에 관계없이 필요에 따라 입는다. 다만 종파에 따라 빛깔과 형식에 엄격한 규정이 있다. 조계종의 경우 일상 의례에는 7조가사, 큰 법회에는 9조가사를 입으며, 25조가사는 거의 입지 않는다. 태고종에서는 5조가사·7조가사를 사용하지 않으며, 9조가사가 가장 하품이고, 9~25조의 가사를 입는다.

형태

가사는 작은 직사각형의 천 조각을 벽돌쌓기처럼 이어서 커다란 직사각형을 이룬 네모난 긴 천이다. 이음새는 가로선과 세로선으로 구성된다. 세로로 나뉜 것을 조(條)라 하고, 가로로 나뉜 선을 리(里)라고 한다. 조는 일직선으로 이어지고, 리는 각 조를 잇는 단선(短線)으로 만들어진다. 천 조각을 벽돌쌓기 방식으로 잇기 때문에 온전한 길이의 직사각형으로 시작되는 면과 짧은 길이의 직사각형으로 시작되는 면이 있다. 온전한 길이를 장(長)이라 하고, 짧은 길이를 단(短)이라고 한다. 상단(上短)은 조의 제일 윗부분을 단으로 한 것이고, 상장(上長)은 조의 제일 윗부분을 장으로 한 것을 말한다. 4장 1단, 3장 1단, 2장 1단, 1장 1단 등의 방식으로 조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조를 5~25조 중에서 홀수에 해당하는 수만큼 모아서 직사각형의 포(布)로 만든다. 각 조를 잇는 방법은 가운데 조가 양쪽에 이어지는 조의 좌우를 덮어 잇고, 그 다음부터 왼쪽 부분은 왼쪽 방향으로 덮어나가고, 오른쪽 부분은 오른쪽 방향으로 덮어 나간다.

이은 면을 튼튼하게 하기 위하여 사방 둘레에 단을 붙이기도 하는데 이를 난(襴)이라고 한다. 윗변의 선을 상란, 아랫변의 선을 하란, 좌·우의 선을 중앙란이라고 한다. 난은 폭을 조의 1/2 정도로 하고, 각 조와 리는 상침한다. 단, 상침하는 중간에 1㎝가량 땀을 뜨지 않고 터 두는데 보살이나 부처가 이 문을 통해 드나든다고 하여서 통문불이라고 한다. 사방 네 귀에는 ‘각첩(角帖)’이라는 사각 천을 붙인다.

바탕색과 조·리가 다른 색으로 이루어진 것을 첩상(貼相)이라고 하는데, 첩상가사는 대한제국기에 들어와서 없어졌다.

가사는 매듭단추, 끈[纓子], 빗장 장식 등의 부속 장치를 달아서 고정시켜 입는데 매듭단추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매듭단추나 끈은 보통 가사와 같은 헝겊조각을 사용하지만 때에 따라 3색 끈이나 5색 끈을 달기도 한다. 송광사 16국사(國師) 영정에서는 금박으로 된 환(鐶)과 흑색의 철제로 된 빗장 장치인 구(鉤)를 사용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입는 방식은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밑으로 걸쳐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는 편단우견(偏袒右肩)이 일반적이지만 양쪽 어깨 위에 두르는 통견(通肩)의 방식도 있다.

용도

불교의식 및 법회 때 장삼 위에 걸치는 법복으로 사용되었다. 조선초기에는 일본과의 외교에서 불경과 함께 가사를 선물로 보냈다(『세종실록』 6년 2월 7일).

생활·민속 관련 사항

불교의식과 법회에 입는 법복으로 장삼 위에 걸친다. 조계종의 경우 일상 의례에는 7조가사, 큰 법회에는 9조가사를 입으며, 25조가사는 거의 입지 않는다. 태고종에서는 5조가사·7조가사를 사용하지 않으며, 9조가사가 가장 하품이고, 9~25조의 가사를 입는다.

참고문헌

  • 신난숙, 「우리나라 가사에 대한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79.
  • 안명숙, 「가사에 관한 연구」, 『복식』vol.15,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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