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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0일 (일) 02:13 기준 최신판



문묘제례악을 연주할 때 부르는 노래.

개설

악장(樂章)은 궁중의 제례와 연례 때 부르는 노래를 말한다. 문선왕석전악장(文宣王釋奠樂章)은 궁중 제례의 하나인 석전 즉, 문묘 제례를 봉행할 때 연주하는 음악인 문묘제례악을 연주할 때 부르는 노래이다. 문묘제례악은 공자를 비롯한 유교 선현(先賢)·선사(先師)의 위패가 있는 문묘에서 제례를 봉행할 때 연주하는 악무이다. 문묘제례악은 1116년(고려 예종 11)에 송나라에서 아악(雅樂)이 도입된 이후 연주하게 되었다. 고려시대의 문묘제례악은 아헌·종헌·송신의 절차에 아악과 향악을 함께 연주하는 형태였으나, 조선 세종대에 아악을 정비함에 따라 문묘제례악은 전 절차에 아악을 연주하는 형태로 정비되었다. 궁중의 제례악은 전폐·초헌·철변두 등 등가에서 연주할 때만 악장을 부르는데, 문선왕묘석전악장도 등가에서 연주하는 전폐·초헌·철변두의 절차에 부르는 악장만 기록되어 있다. 1690년(숙종 16) 이봉징(李鳳徵)이 영신·아헌·종헌·송신의 절차에 악장이 없다는 내용의 소를 올리고, 기존의 전폐·초헌·철변두의 세 장 중 탈구된 것은 전보(塡補) 및 이정하고 악장을 부르지 않는 제례 절차에는 악장을 추보하여 그해 가을 석전부터 전 절차에 악장을 부르게 되었다.

내용 및 특징

문묘제례악은 인귀(人鬼)의 제례악이다. 따라서 영신악은 인궁(人宮)인 황종궁이고, 구변(九變)을 연주하며, 등가와 헌가의 선율은 음양합성법에 따라 등가는 남려궁, 헌가는 고선궁을 연주한다. 각 절차에 따른 선율은 영신 응안지악(황종궁·중려궁·남려궁·이칙궁), 전폐 명안지악(남려궁), 진찬 풍안지악(고선궁), 초헌 성안지악(남려궁), 아헌 성안지악(고선궁), 종헌 성안지악(고선궁), 철변두 오안지악(남려궁), 송신 응안지악(송황종궁)이다. 악장가사는 4자 1구, 8구 1장의 형식이다. 초헌의 악장은 정위(正位) 문선왕 즉 공자, 연국공(兗國公) 안자(顔子), 성국공(郕國公) 증자(曾子), 기국공(沂國公) 자사(子思), 추국공(鄒國公) 맹자(孟子)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문선왕석전악장 뿐만 아니라 후대에 추보된 악장가사를 포함한 문묘제례악 악장 전체를 소개하도록 한다.

영신의 응안지악(凝安之樂)은 헌가에서 황종궁 3변·중려궁 2변·남려궁 2변·이칙궁 2변, 모두 9변을 연주한다. 영신의 악장가사는 다음과 같다.

대재선성 도덕존숭(大哉先聖 道德尊崇) 크시도다, 글을 펴신 성인이여, 도학이 높으시고 덕업도 높으시어

유지왕화 사민시종(維持王化 斯民是宗) 왕도의 교화를 한 몸에 가지시니 사람들이 종사로 모시도다.

전사유상 정순병륭(典祀有常 精純幷隆) 제사 드림에 떳떳함이 있어 깨끗하고 순수하여 융숭하도다.

신기래격 어소성용(神其來格 於昭聖容) 신께옵서 내리어 강림하시매 성하신 의용도 밝으시도다.

전폐의 명안지악(明安之樂)은 남려궁을 연주하고 악장가사는 다음과 같다.

자생민래 수저기성(自生民來 誰底其盛) 사람이 생겨난 이래, 누가 그 성함에 이르랴.

유왕신명 탁월전성(惟王神明 度越前聖) 오직 문선왕의 신명이, 전성보다 탁월하시도다.

자폐구성 예용사칭(粢幣俱成 禮容斯稱) 서직과 폐백이 다 이루어졌고, 예의와 용모가 맞으니

서직비형 유신지청(黍稷非馨 惟神之聽) 서직이 향기롭지 않더라도, 신은 들어주소서.

진찬의 절차는 왕이 직접 참석하는 친제(親祭) 때만 봉행한다. 진찬의 풍안지악(豊安之樂)은 고선궁을 연주하고, 악장가사는 아헌·종헌과 같다.

초헌 성안지악(成安之樂)은 남려궁을 연주하고, 악장가사는 정위, 연국공 안자, 성국공 증자, 기국공 자사, 추국공 맹자 등 다섯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위문선왕(正位文宣王)

대재성왕 실천생덕(大哉聖王 實天生德) 위대한 성왕이시어, 실로 하늘이 낸 덕이로다.

작악이숭 시사무역(作樂以崇 時祀無斁) 음악을 연주하여 숭상하고, 제사를 그치지 않도다.

청고유형 가생공석(淸酤惟馨 嘉牲孔碩) 맑은 술이 향기롭고, 아름다운 희생은 크도다.

천수신명 서기소격(薦羞神明 庶幾昭格) 신명께 제물을 올리오니 밝게 강림하소서.

연국공안자(兗國公顔子)

서기누공 연원심의(庶幾屢空 淵源深矣) 단표(簞瓢)가 자주 비었으니, 도학의 연원이 깊도다.

아성선유 백세의사(亞聖宣猷 百世宜祀) 아성으로 도를 펴셨으니, 백세에 제사함이 마땅하도다.

길견사신 소진준궤(吉蠲斯辰 昭陳樽簋) 길일을 택해 재계하고 준과 궤를 진설하도다.

지주흔흔 신기내지(旨酒欣欣 神其來止) 맛있는 술이 감미로우니 신은 오시옵소서.

성국공증자(郕國公曾子)

심전충서 일이관지(心傳忠恕 一以貫之) 마음으로 전함이 충과 서 하나로써 일관되었도다.

원술대학 만세훈이(爰述大學 萬世訓彛) 대학을 지으셔 만세에 떳떳함을 가르치셨도다.

혜아광명 존문행지(惠我光明 尊聞行知) 우리에게 광명을 주시고 들은 것을 높이고 안 것을 행하시도다.

계성적후 시향시의)繼聖迪後 是享是宜) 전성을 이어 후인을 인도하니 제향함이 마땅하도다.

기국공자사(沂國公子思)

공전자증 맹전자공(公傳自曾 孟傳自公) 공은 증자에게 전해 받으시고 맹자는 공에게 전해 받으시도다.

유적서승 윤득기종(有嫡緖承 允得其宗) 적통(嫡統)을 이어받아 종사(宗師)가 되셨도다.

제강개온 내작중용(提鋼開蘊 乃作中庸) 요점을 들어 깊은 뜻을 여시어 중용을 지으셨도다.

유우원성 억재시숭(侑于元聖 億載是崇) 원성에 배향(配享)되어 억만년토록 숭앙받으리로다.

추국공맹자(鄒國公孟子)

도지유흥 어황선성(道之由興 於皇宣聖) 도가 일어남은 아! 위대한 문선왕으로부터이로다.

유공지전 인지추정(唯公之傳 人知趨正) 오직 공이 전하신 것으로 하여, 사람들이 바른 데로 갈 줄을 알도다.

여향재당 정문실칭(與享在堂 情文實稱) 더불어 당에 배향하니, 정(情)과 문이 다 알맞도다.

만년승휴 가재천명(萬年承休 假哉天命) 만년토록 아름다움 이어받으시니, 크도다. 천명이시여.

아헌과 종헌은 악장이 동일하다. 아헌과 종헌은 성안지악 고선궁을 헌가에서 연주하고, 악장가사는 다음과 같다.

백왕종사 생민물궤(百王宗師 生民物軌) 백왕의 으뜸가는 스승이요, 모든 민생들의 법칙이 되시도다.

첨지양양 신기영지(瞻之洋洋 神其寧止) 우러름에 그 덕이 한없이 넓으심이여, 신께서는 편히 머무시소서.

작피금뢰 유청차지(酌彼金罍 惟淸且旨) 금잔에 맛난 술을 따르니 맑고도 맛있도다.

등헌유삼 어희성례(登獻維三 於喜成禮) 세 헌관이 차례대로 세 번 절하오니 예를 이루었도다.

철변두의 오안지악(娛安之樂)은 남려궁을 연주하고, 악장가사는 다음과 같다.

희상재전 변두재열(犧象在前 籩豆在列) 희준과 상준은 앞에 있고, 변과 두는 좌우로 벌여있도다.

이향이천 기분기결(以享以薦 旣芬旣潔) 제향 드리오니 향기롭고 깨끗하도다.

예성악비 인화신열(禮成樂備 人和神悅) 예가 이루어지고 음악이 갖추어져 사람은 화하고 신이 기뻐하도다.

제칙수복 솔준무월(祭則受福 率遵無越) 제사 지내면 복을 받으니 예법에 따라 어김이 없도다.

송신의 응안지악은 송황종궁을 연주하고, 악장가사는 다음과 같다.

유엄학궁 사방래종(有嚴學宮 四方來宗) 엄숙한 학궁에 사방에서 와 높이도다.

각공사사 위의옹용(恪恭祀事 威儀雍容) 제사를 받드오니 위의가 온화하도다.

흠자유형 신어환복(歆玆惟馨 神馭還复) 향기로운 제물 흠향하시고 신께서 돌아가시도다.

명인사필 함응백복(明禋斯畢 咸膺百福) 정결한 제사 마치니 온갖 복을 받으리로다.

의의와 평가

아악은 중국·일본·베트남 등 동아시아 유교 문화권의 국가에서 공유하는 음악 문화이나, 아악이 형식을 올바로 갖춘 음악은 우리나라의 문묘제례악으로만 남아 전승되고 있다. 아악은 사직·원구·선농·선잠·문묘 등 각종 궁중 제례에 연주되었으나, 일제 강점 후 모두 폐철되고 문묘제례악만 남아 전승되고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85호 석전대제로 지정되어 있는 문묘제례악은 12세기 초부터 전승되어 오는 오랜 역사를 가진 음악 문화이다. 또 유일하게 전승되는 아악으로서 문화사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음악사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참고문헌

  • 『악학궤범(樂學軌範)』
  • 이숙희, 「『春官通考』 소재 文廟祭禮 佾舞圖의 史料的 가치 연구」, 『韓國音樂硏究』, 한국국악학회,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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