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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0일 (일) 01:18 기준 최신판



복숭아나무의 열매.

개설

복숭아는 주로 생으로 먹는 과일이었으며, 저장성이 떨어져서 오래 저장이 가능한 복숭아정과·복숭아건과·복숭아떡 등으로 만들어 먹었다.

원산지 및 유통

복숭아는 중국이 원산지이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복숭아에 대한 기록은 보이지 않으나, 복숭아씨[桃仁]가 경기도·경상도·전라도·황해도·강원도·평안도에서 나는 약재로 기록되어 있다. 이로써 조선시대에 복숭아나무는 중부 및 남부 지역에 분포하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6월이 되면 유월도(六月桃)라 하여 경기도 내의 과원(果園)에서 열린 복숭아를 경기관찰사가 3차에 걸쳐 봉진하도록 되어 있었지만, 한파 피해를 입어 진상을 중단한 일이 있다(『중종실록』 24년 7월 14일). 이처럼 제때 열매를 따지 못한 경우와 달리, 제철이 아니므로 귀하다 하여 서리 맞은 복숭아[霜桃]를 늦가을에 왕에게 개인적으로 바치기도 했다(『성종실록』 6년 9월 30일)(『중종실록』 32년 9월 10일).

연원 및 용도

조선시대의 유서류 및 조리서에는 복숭아와 관련하여 보관법 외에 정과·떡·화채·건과 등을 만드는 법을 다루었는데, 그중 일부 문헌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겨울에도 먹을 수 있도록 복숭아를 간수하는 법[収桃子法]은 『박해통고(博海通攷)』,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 『부인필지(婦人必知)』 등에 나온다. 껍질과 씨를 제거한 복숭아편을 꿀에 조려 햇볕에 말려 보관했다가 먹는 복숭아정과[煎桃]를 만드는 법은 『산림경제(山林經濟)』, 『박해통고』, 『해동농서(海東農書)』, 『농정회요(農政會要)』, 『고사신서(攷事新書)』,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를 비롯하여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곳에 나온다.

복숭아살구떡[桃餅杏餅]은 복숭아나 살구를 쪄서 즙을 걸러낸 것에다 멥쌀가루를 버무려 햇볕에 말려 둔 뒤, 겨울에 다시 곱게 가루를 내 콩가루 등 다른 재료와 섞어 쪄 낸다. 이 떡을 만드는 법은 『박해통고』, 『규합총서(閨閤叢書)』, 『임원경제지』 등에서 설명하였고, 복숭아를 말려서 만든 건과[桃脯]를 만드는 법은 『임원경제지』에, 복숭아화채의 조리법은 『시의전서(是議全書)』에 나온다. 『임원경제지』에는 복숭아로 만드는 식초[桃酢]가 나오고, 『고사신서』·『박해통고』·『농정회요』·『해동농서』 등에는 복숭아꽃으로 담그는 술[桃花酒]도 보인다.

생활민속 관련사항

조선시대에는 복숭아 나뭇가지, 그중에서도 특히 동쪽으로 뻗은 가지에 귀신을 쫓고 부정을 막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이에 세종 때에는 전염병[癘疫]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매달 보름날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 나뭇가지를 잘게 썰어 넣고 끓인 물로 목욕하는 방법을 각 지역에 알리려고 했다(『세종실록』 16년 6월 5일). 연산군은 역질(疫疾) 귀신을 쫓을 때에 복숭아나무로 만든 칼[桃劍]과 판자[桃板]를 쓰라고 명하였다(『연산군일기』 12년 1월 25일).

복숭아나무의 힘은 복숭아나 복숭아꽃 등이 재료로 쓰이지 않는 식초와 술을 빚을 때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유서류나 조리서에 실린 대부분의 식초와 술을 만드는 법에서 거의 마지막 단계에는 복숭아 나뭇가지로 잘 저어 두라는 내용이 나온다. 『수운잡방(需雲雜方)』에 나오는 삼오주(三午酒)와 사절초(四節醋)를 만드는 법에서도 부정한 기운을 막아 술이나 식초 맛이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복숭아 나뭇가지로 저어 준다.

참고문헌

  • 『고사신서(攷事新書)』
  • 『규합총서(閨閤叢書)』
  • 『농정회요(農政會要)』
  • 『박해통고(博海通攷)』
  • 『부인필지(婦人必知)』
  • 『산림경제(山林經濟)』
  • 『수운잡방(需雲雜方)』
  • 『시의전서(是議全書)』
  •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
  •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 『해동농서(海東農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