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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0일 (일) 02:40 기준 최신판



덕종과 인수대비의 능인 경릉의 능침사로, 서울특별시 은평구 갈현동에 있는 수국사의 전신.

개설

정인사(正因寺)는 조선시대 덕종을 모신 경릉의 능침사로 창건되었는데, 인근에 여러 왕릉이 조성되면서 다섯 왕릉의 능침사찰이 되었다. 성종대 인수대비는 설준의 건의를 받아들여 사찰을 중수했는데 이때 대신들과 유생들의 반발이 심하였다. 중종대의 화재로 능침사 기능을 대자사에 이관했으나 명종대에 다시 중창된 것으로 보이며, 17세기 이후 수국사에서 능침사 기능을 계승하였다.

내용 및 변천

(1) 조선전기

정인사는 성종의 부친인 덕종(德宗)을 모신 경릉(敬陵)의 능침사로 창건되었다. 덕종은 1455년(세조 1)에 세자로 책봉되었다가 1457년(세조 3)에 20세의 나이로 요절하였지만 아들 성종이 왕으로 즉위한 후 덕종으로 추존되었다. 세조는 장남인 세자가 요절하자 지금의 서오릉이 있는 고양시 덕양구에 능(陵)을 마련하고 인근에 능침사를 짓도록 명하여 12개월 만에 절을 완성하였다. 그런데 세조를 이어 즉위한 예종이 왕위에 오른 지 불과 1년 만에 승하하자 경릉 근처에 능을 조성하여 창릉이 되었으므로 정인사는 경릉과 창릉의 능침사가 되었다. 또 예종의 백일재와 소상재가 정인사에서 베풀어졌다(『성종실록』 1년 11월 28일).

두 왕릉의 능침사가 된 정인사는 창건된 지 10여 년 만에 중창을 하게 된다. 김수온(金守溫)이 지은 「정인사중창기」에 의하면, 1471년(성종 2)에 덕종의 비(妃)인 인수대비(仁粹大妃)가 처음 절을 지을 당시 급하게 지었으므로 재목이 좋지 못하고 지음새가 정밀하지 못하다며 중수(重修)할 것을 명하였다. 당시 판화엄(判華嚴) 대선사(大禪師) 설준(雪峻)이 정인사의 가람 배치나 건물 형식 등을 설계하였는데, 그 아름다움이 세조의 능침사였던 봉선사(奉先寺)와 쌍벽을 이뤘다고 한다.

1504년(연산군 10) 9월에 정인사에서 화재가 나서 왕릉의 영혼을 위로하는 위안제를 지냈다. 당시 화재가 난 이유와 복구 시기에 대해서는 기록에 나오지 않는데 1508년(중종 3) 5월에 정인사가 불탔기 때문에 두 왕릉을 위해 대자사(大慈寺)를 수리한다고 하였으므로 정인사 화재 이후 대자사가 두 왕릉의 능침사 역할을 담당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중종실록』 3년 5월 7일). 대자사는 고양시에 있던 사찰로 태종의 비 원경왕후(元敬王后)가 요절한 막내아들인 성녕대군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성녕대군의 무덤 곁에 창건한 사찰이었다. 당시 왕실 종친들의 불사를 모두 대자사에서 설행한다고 할 정도로 번성했으나, 임진왜란 때 전소된 이후 폐사되었다.

(2) 조선중후기

정인사가 다시 재건된 시기는 분명하지 않으나 1537년(중종 32)과 1549년(명종 4) 사이에 중창된 것 같다. 1537년에 경릉 근처에 정인사 옛터가 있다고 하였는데(『중종실록』 32년 5월 26일), 1549년 9월의 기록에는 유생들이 난입하여 소란을 피워서 유생들이 함부로 정인사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였다는(『명종실록』 4년 9월 8일)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이후 정인사에 대한 기록이 보이지 않으나 최립(崔岦)이 지은 「증도총섭엄상인시서(贈都總攝嚴上人詩序)」에 보면 정인사에서 젊은 승려를 만나 시 한 수를 주었다고 하였으므로 17세기 전반까지는 존속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이후 정인사에 대한 기록이 보이지 않는 대신에 명릉(明陵)의 능침사로서 수국사(守國寺)가 등장한다. 명릉은 숙종과 첫 번째 계비인 인현왕후(仁顯王后)와 두 번째 계비인 인원왕후(仁元王后)를 모신 능으로서 현재 서오릉에 안치되어 있다. 또 서오릉에는 숙종의 원비 인경왕후(仁敬王后)를 모신 익릉(翼陵)과 영조의 원비 정성왕후(貞聖王后)를 모신 홍릉(弘陵)과 세 개의 왕실 묘가 조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수국사는 다섯 개의 왕릉과 세 개의 왕실 묘를 관리하는 능침사 역할을 담당했는데, 이는 정인사의 능침사 기능을 계승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 『간이집(簡易集)』
  • 손신영, 「수국사의 역사적 추이와 가람배치」, 『강좌미술사』30호, 한국미술사연구소,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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