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正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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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 가공이 가능하여 견고하고 날카로운 병기나 도구 등을 제작하는 데 사용된 조선시대의 쇠.

개설

정철(正鐵)은 참쇠라고도 하는데, 탄소 함유량이 낮아 단조 가공이 가능한 숙철(熟鐵)을 재정련하여 얻는 쇠이다. 수차례의 담금질과 단조를 통해 쇠의 강도와 점성을 증대시켰다. 따라서 견고하고 날카로운 도검이나 폭발시의 충격을 견뎌야 하는 화기(火器) 제작에 주로 사용되었다. 건축용 자재나 가구에 부착하는 장식용 쇠붙이로도 많이 사용되었다.

연원 및 변천

조선시대 철의 종류는 크게 생철(生鐵)과 숙철로 구분되었다. 생철은 무쇠, 숙철은 시우쇠라고도 하였다. 생철은 탄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단조 가공이 불가능하므로 주물 작업을 통해 농기구나 가마솥을 만들었다. 반면에 숙철은 탄소 함유량이 낮아 쇠를 두드려 강성과 점성을 높이는 단조 가공이 가능하였다. 단조 가공이란 고온에서 금속을 녹인 뒤 기계나 해머로 여러 번 두드려 원하는 모양을 만드는 가공 공정을 말한다. 정철은 숙철을 다시 수차례의 담금질과 단조 작업을 통해 정련한 것으로서, 병기류를 비롯하여 견고함과 정밀함을 요하는 각종 장식이나 도구의 제작에 사용되었다. 조총 등의 화기를 제작할 경우, 정철이 아닌 다른 쇠를 사용하거나 불순물이 많이 함유된 정철을 사용하면 화약의 폭발 시 총신도 같이 파열되어 많은 인명의 살상을 초래하기 쉬웠다. 그러므로 조선후기에 대량 제작된 삼안총(三眼銃), 소승자장가(小勝字粧家), 쾌창[快鎗], 불랑기(佛狼機)의 자포(子砲)는 반드시 정철로 타조(打造)하여 화기의 내구성을 확보하도록 하였다. 『세종실록』「지리지」에 의하면 조선초기의 쇠를 단련하는 철장(鐵場)은 안동·합천·용궁·무주·영덕·무안·고산 등 17개소에 달했다. 이들 철장에서는 1년 동안 채굴한 철광석을 농한기에 제련하여 공물(貢物)로 중앙에 상납하였는데, 상납한 쇠의 대부분은 정철이었다.

형태

쇠부리가마[製鍊爐]에 철광석을 넣고 1,200∼1,300℃ 사이에서 장시간 가열하면 묵철 또는 잡쇠 덩어리가 바닥에 생긴다. 이 덩어리를 다시 강엿쇠둑[精鍊爐]과 판장쇠둑[鍛造爐]에서 잘게 부수고 가열한 뒤 다시 두드리면 숙철이 된다. 맨 처음 만들어진 시우쇠를 신철(薪鐵)이라고 하는데, 이 신철 1근을 두드려 정련하면 품질이 열등한 정철 4근을 얻었다.

생활·민속 관련 사항

쇠못을 비롯한 각종 건축용 자재나 가구 등에 부착하는 장식용 쇠붙이 등에 많이 사용되었다(『광해군일기』 9년 6월 25일).

참고문헌

  •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 『화기도감의궤(火器都監儀軌)』
  • 유승주, 『조선시대 광업사연구(朝鮮時代 鑛業史硏究)』, 고려대학교출판부, 1993.

관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