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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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사용된 목이 짧고 배가 부른 병.

개설

앵(罌)은 긴 목을 가진 병과 달리 둥근 항아리에 짧은 목과 주둥이가 달린 그릇이다. 주로 질그릇으로 만들어졌다. 항아리와 병의 중간 형태를 한 겉모습처럼 병과 항아리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였다. 앵은 물이나 술과 같은 액체를 담거나 씨앗을 넣어두는 데 사용되었고, 술이나 식초를 발효시키는 데도 사용되었다. 앵은 저장 용기, 발효 용기, 운반 용기 등 다양한 용도로 폭넓게 사용되었으나 산업화 이후 옹기를 비롯한 질그릇 문화가 점차 사라짐에 따라 제작과 쓰임이 줄어들었다.

연원 및 변천

앵은 일종의 항아리이며, 특히 목이 짧고 배가 부른 병을 지칭한다. 앵병으로도 불리며 일상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앵(罌)’ 자는 장군 부(缶) 자를 부수로 삼아 만들어진 글자인데, 이 글자가 만들어질 당시에 앵이 흙을 빚어 만든 그릇으로 인식되었음을 알 수 있다(『정조실록』 7년 7월 18일).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앵’ 자는 주로 병(甁)과 함께 등장한다. 두 그릇 모두 뇌(罍)나 준(樽)에 비해 작은 용적 단위로 인식되며,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저장기로 인식됨을 알 수 있다(『영조실록』 40년 4월 26일).

앵은 주로 질그릇으로 제작되어 일상생활에 폭넓게 사용되었다. 물은 물론 술을 담아두는 용도로 쓰였으며, 장독대에 두는 큰 항아리에 비해 활용도가 높았다. 큰 항아리가 주로 각종 장(醬)이나 김치를 담아두는 용도로 사용된 데 비하여, 앵은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아 저장 용기로서의 기능과 함께 물이나 술을 담아 운반할 때 편리하게 쓰였다.

질그릇으로 만들어진 앵은 저장 용기와 운반 용기 외에 발효를 위한 그릇으로도 사용되었다. 식초와 감주 등을 만들기 위한 그릇으로 널리 활용되었으며, 일부 지방에서는 젓갈을 담글 때도 사용되었다.

앵은 주로 부엌에서 쓰인 그릇으로 백자로는 거의 제작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옹기와 같은 질그릇의 제작이 감소함에 따라 앵 역시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형태

앵의 형태는 항아리에 목과 아가리가 달린 그릇으로 긴 목을 가지고 있는 병과는 다른 모습이다.

생활·민속 관련 사항

앵은 주로 씨앗이나 곡식의 낱알을 담는 용도로 사용되었으며 우물의 물을 길어 올리는 용도로도 많이 쓰였다. 특히 다음 해 농사에 사용할 곡식의 낱알을 담아두는 그릇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질그릇 항아리보다 작아 실내에 보관하기 편리하고 입구를 봉해두면 쥐나 벌레가 곡식을 먹어치우는 것도 방지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여러 문헌 기록에서 앵과 병은 저축을 위한 그릇으로도 비유되었다(『순조실록』 9년 12월 4일).

참고문헌

  • 浅川巧, 심우성 역, 『조선의 소반 조선도자명고』, 학고재,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