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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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주식으로 먹던 곡물.

개설

한글로는 벼, 한자로는 도(稻)라고 쓴다.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도의 기사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왕실의 제의에 사용했던 도와 그것을 진설하는 방법에 대한 것인데, 특히 음력 8월에 올리는 천신(薦新)의 제물로 벼가 언급되었다. 둘째는 벼농사와 관련되어 논의할 때 사용한 조도(早稻)와 만도(晩稻) 등과 같은 것이다. 농사를 으뜸으로 여겼기 때문에 어떤 품종을 사용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셋째는 수도(水稻), 도묘(稻苗), 도종(稻種)과 같이 벼농사의 방법과 구휼과 관련된 내용이다.

내용 및 특징

벼는 오곡(五穀) 중 하나이다. 오곡은 보통 기장[黍]·피[稷]·콩[菽]·보리[麥]·벼[稻]를 가리킨다.

벼를 종묘에 천신으로 올리는 시기는 8월이었다(『태종실록』 12년 8월 8일). 왕실 제사에서 벼는 중요한 곡물 제물로 쓰였다. 보통 좁쌀인 양(梁)과 함께 보(簠)라는 제기(祭器)에 담는데, 양을 벼의 앞에 놓았다(『세종실록』 2년 8월 25일). 이 예법은 후대까지 계속 유지되었다. 왕이나 왕비의 국상(國喪)을 치를 때에 시신(屍身)을 넣는 관인 재궁(梓宮)을 빈전(殯殿)에 안치하면, 벼를 비롯한 곡물을 담은 광주리를 시신의 수족(手足)이 있는 곳에 놓았다(『세종실록』 4년 5월 14일).

태종은 경상도에서 여름에 볏모[稻苗]를 옮겨 심는 이앙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가뭄이 들면 농사를 망치니 금지시켜야 한다고 했다(『태종실록』 14년 6월 11일). 벼의 한 종류로 ‘오십일도(五十日稻)’라는 것이 있다. 문종 때 중추원사(中樞院使)이징석(李澄石)의 보고에 의하면, 민간에서는 50일이면 익는 ‘오십일도(五十日稻)’가 있어 파종할 때 미처 심지 못했다고 해도 5월에 비만 온다면 심을 수 있는 벼라고 했다. 농사 경험이 많은 농부 가운데 보리를 수확한 다음에 밭을 되갈아서 이 벼를 심어 이익을 얻는 사람도 있지만 종자가 드물어서 백성들이 잘 심지 못하니 이를 널리 알려서 경작하게 하자고 하였다. 민간에서는 ‘구황도(救荒稻)’라는 벼도 있다고 보고하였다(『문종실록』 1년 10월 10일). 좋은 벼를 구하기 위해서 중국에서 볍씨를 가져오기도 했는데, 이것을 당도(唐稻)라고 불렀다. 경기도 해안 일대의 고을에 씨를 뿌리게 하여 농사에 적당한지를 시험했다(『성종실록』 10년 3월 13일).

벼농사에서 가장 힘든 상황은 가뭄과 홍수였다. 서리와 우박도 벼에 큰 손상을 입혔다(『숙종실록』 20년 9월 28일). 황충(蝗蟲)의 피해도 있었다. 숙종 때에는 평안도에 황충이 발생하여 볏모 가운데 부드럽고 연한 것을 거의 다 먹어 버려 농부들이 울부짖었다고 한다(『숙종실록』 45년 5월 22일).

변천

벼의 종류에 대한 기록은 조선시대의 중요 농서와 어학 관련 책에 빠지지 않고 나온다. 특히 한자 명칭과 함께 한글 명칭이 함께 나오기 때문에 당시의 벼 종류를 살필 수 있다.

유중림(柳重臨)이 편찬한 것으로 알려진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서는 ‘도’를 ‘조도류(早稻類)’, ‘차조도류(次早稻類)’, ‘만도류(晩稻類)’로 크게 구분하였다. 조도류에는 구황적소리(救荒狄所里, 극황되오리), 영절도(永折稻, 어름것시), 자채(自蔡), 저광(著光), 계명도(鷄鳴稻, 우리), 유도(柳稻, 버들올리)를 적었다.

차조도류에는 어이구지(於伊仇智, 예우지), 왜자(倭子), 소로적소리(所老狄所里, 석노되소리), 청적소리(靑狄所里, 풍랑되소리), 중실도(中實稻, 듈실벼), 백달이(栢達伊, 잣다리)가 나온다.

만도류에는 사노리(沙老里, 쇠노리), 황금자(黃金子), 우적소리(牛狄所里, 소되오리), 흑사노리(黑沙老里, 거문시로리), 흑고(黑膏), 사노리(沙老里), 고사리사노리(髙沙里沙老里, 고새시소리), 소리노리(所里老里, 쇠노리), 만왜자(晩倭子, 늦왜), 동알노리(東謁老里, 동아노리), 우득산도(牛得山稻, 우득산도·두레라), 백검부지(白黔夫只, 흰감부기), 흑검부지(黑黔夫只, 거문감부기), 동정간리(同鼎艮里, 동슷리), 영산적소리(靈山狄所里, 영산도오리), 고사이면검이(髙沙伊眠檢伊, 고새눈검미), 다다지(多多只, 마마지·어반도(御飯稻)), 구랑점(仇郞粘, 구렁), 소이노점(所伊老粘, 쇠노), 다다지점(多多只粘, 다다기), 점산도(粘山稻), 모산도(麰山稻, 보리신도), 왜수리(倭水里, 예수리), 적소리(狄所里, 되오리), 밀다(蜜多), 대조도(大棗稻, 대초벼)가 소개되었다.

유희(柳僖)가 편찬한 어휘사전인 『물명고(物名考)』의 ‘도’ 항목에는 다른 이름으로 벼, 도화(稌禾), 가소(嘉疏), 백하(白夏), 적만(赤䅼), 전자(箭子), 점성도(占城稻), 적미(赤米), 금성도(金城稻), 파아도(䆉稏稻), 조백도(早白稻), 오구도(烏口稻) 등이 나온다. ‘도’를 부르는 명칭이 여러 가지였으며, 품종도 다양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 『물명고(物名考)』
  •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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