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감제(黃柑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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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과 사학 유생들의 학문을 권장하기 위하여 제주도에서 진상된 귤을 유생들에게 나누어 주고 실시한 특별 시험.

개설

과거제도의 특별 시험 가운데 하나이다. 매년 겨울에 제주도에서 감귤이 진상되면 그 일부를 성균관과 사학에 거재(居齋)하는 유생들에게 나누어 주고 시제(試題)를 내려 시험을 치르도록 하였다.

황감시(黃柑試) 또는 감제(柑製)라고도 하였으며, 인일제(人日製)·삼일제(三日製)·칠석제(七夕製)·구일제(九日製)와 함께 일종의 절일제(節日製)였다. 이 다섯 개를 통틀어 말하면 오순절제(五巡節製)라고 하였다.

내용 및 특징

원래 왕이 감귤을 하사하고 이에 대하여 글을 지어 올리는 일은 조선조 초기부터 승정원·홍문관·예문관·성균관의 현직 관원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런 전통이 중종대에 들어서 성균관과 사학 유생들에게 감귤을 내린 뒤 글을 지어 올리도록 하는 것으로 변화되었다. 이후에는 거두어들인 시권을 성적을 매겨 등수를 정하는 과차(科次)하여 수석을 차지한 자에게 직부전시(直赴殿試)의 특혜를 줌으로써 성균관 유생의 사기를 진작하고, 성균관 운영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대표적인 권학책으로 발전하였다.

왕의 특명에 의하여 참여 제한을 두지 않는 통방외(通方外)로 시행할 경우에는 생원·진사나 사학승보생이 아니라도 여기에 참여할 수 있지만, 평소에는 기준 원점(圓點)을 채운 관학유생에 한해서 참여할 수 있었다. 원점은 출결 점수였다.

시험 과목은 식년·증광 문과전시(殿試)나 절일제(節日製)와 같아 대책(對策)·표(表)·전(箋)·잠(箴)·송(頌)·제(制)·조(詔) 가운데 하나를 택하게 하였다. 조선후기 『속대전』 이후에는 논(論)·부(賦)·명(銘)이 추가되었다.

수석을 차지한 유생에게는 직부전시의 혜택을 주었는데, 이는 초시나 복시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전시를 치를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사실상 급제를 의미하였다. 그다음 등수에게는 초시를 거치지 않고 바로 회시에 응시할 수 있는 직부회시(直赴會試)나 초시에 가산점을 주는 급분(給分)의 혜택이 주어졌고, 그다음은 지필묵을 시상하는 것이 통례였다.

황감제를 통하여 직부전시나 직부회시 또는 급분을 받았을 때 승정원에서 직부첩이나 급분첩을 발급하였는데, 직부회시첩·급분첩은 한 번 사용하면 성균관에서 회수하여 폐기시켰다.

변천

성균관 유생에게 술과 감귤을 내리면서 제술시험을 시행한 사례는 1536년(중종 31) 1월에 처음으로 보였다(『중종실록』 31년 1월 10일). 다만 시험 결과에 따른 시상이 있었는지는 밝혀져 있지 않다. 이후 명종대에도 동일한 행사를 통하여 과차(科次)를 정하여 등수에 따라 시상한 경우가 있는데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지는 않았다(『명종실록』 19년 2월 7일). 감귤을 내려 성균관 유생을 시험 보게 한 후 수석을 차지한 자에게 직부전시, 그 밖의 입격자에게 등수에 따라 차등을 두어 시상한 사례는 1605년(선조 38)부터 나타났다(『선조실록』 38년 12월 14일). 숙종대부터는 황감제를 거의 매년 시행하였으며 『속대전』에 황감제 규정이 들어감으로써 상전(常典)의 위상을 갖추었다. 황감제 이외에는 직부전시를 주지 않도록 한 적이 있을 만큼(『숙종실록』 26년 3월 3일), 오순절제 중에서 황감제의 격이 가장 높았다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 『대전회통(大典會通)』
  • 『속대전(續大典)』
  • 『육전조례(六典條例)』
  • 『태학지(太學志)』
  • 『춘관통고(春官通考)』
  • 『예방편고(禮房便攷)』
  • 『은대조례(銀臺條例)』
  • 『은대편고(銀臺便攷)』
  • 『동전고(東典考)』
  • 국립민속박물관 편, 『한국세시풍속사전-겨울편』, 2006.
  • 조좌호, 「학제(學制)와 과거제」, 『한국사 10』, 국사편찬위원회편,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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