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전서(弘齋全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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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의 왕 정조(正祖, 1752~1800)의 시문집.

개설

『홍재전서(弘齋全書)』는 조선시대 정조의 시문집이다. 이 책은 어제시문(御製詩文)을 규장각에서 편찬한 것인데,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홍재전서’의 ‘홍재(弘齋)’는 정조의 호로, 정조가 동궁 시절부터 국왕 재위기간 동안 지었던 여러 시문(詩文)ㆍ윤음(綸音)ㆍ교지 및 편저 등을 모아 편집한 문집이다. 현재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316호로 지정되어 있다.

편찬/발간 경위

1차 편찬은 1799년(정조 23) 규장각직제학(奎章閣直提學)서호수(徐浩修)가 주가 되어, 어제회수법(御製會粹法:임금이 저술한 것들을 모아서, 중수의 작품들을 선정하는 방법)을 정하고, 의례(儀例)를 세운 후, 편차(編次)를 나누어 이만수(李晩秀)ㆍ김조순(金祖淳)ㆍ이재수(李在秀) 등과 함께 편찬하였다. 편찬 도중 서호수가 사망하자, 서영보(徐榮輔)에게 잇게 하여, 총 190편을 완성하였다.

2차 편찬은 1800년 정조가 승하할 때까지 약 반년간의 저술을 덧붙여, 1801년(순조 1) 12월에 심상규(沈象奎)가 주가 되어 184편을 편찬하였다. 이것을 1814년 정리자판(整理字版)으로 출간하였다.

1차 편찬시의 것은 정조의 동궁(東宮) 시절부터 재위 23년까지의 어제를 30항으로 나누어 시 5편, 서(書) 1편, 서인(序引) 4편, 기(記) 3편, 비(碑) 3편, 지(誌) 1편, 행록(行錄) 1편, 행장(行狀) 1편, 제문(祭文) 8편, 윤음(綸音) 4편, 교(敎) 7편, 돈유(敦諭) 3편, 유서(諭書) 3편, 봉서(封書) 3편, 비(批) 5편, 판(判) 3편, 책문(策問) 5편, 설(說)ㆍ행장ㆍ논(論)ㆍ잠(箴) 각 1편, 찬(贊) 2편, 명(銘) 4편, 송(頌) 1편, 잡저(雜著) 7편, 강의(講義) 56편, 유의평례(類義評例) 2편, 고식(故寔) 6편, 심리록(審理錄) 25편, 일득록(日得錄) 19편, 군서표기(群書標記) 5편 등 모두 190편으로 되어 있다.

2차에 편찬된 것은 1차 편찬시의 것과 비교하면, 각 항목의 편수가 서로 다르다. 즉 1차 편찬시에 있던 서(書)ㆍ논ㆍ잠ㆍ송이 빠져 있고, 그 대신 추서춘기(鄒書春記) 2편, 노론하전(魯論夏箋) 4편, 증전추록(曾傳秋錄) 1편이 추가되어 있으며 총 편수도 184편으로 줄어들었다.

정조대에 편찬된 것은 2부를 정서해 대내(大內)에 1부, 이문원(摛文院: 규장각신의 집무소)에 1부를 보관하였다. 현재는 장서각에 『홍재전서삼집 弘齋全書三集』 29책으로 전하고 있다. 한편, 순조대에 편찬된 것은 궁중의 비각(祕閣)과 사고(史庫)ㆍ규장각ㆍ홍문관ㆍ세자시강원에 보관하였다.

서지 사항

184권 100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금속활자본이다. 크기는 세로 34.8cm 가로 22.3cm이며,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등에 소장되어 있다.

현전하는 것으로는 1814년에 간행한 인본(印本) 184권 100책이 규장각 도서로 6부가 있고, 장서각도서로 2부가 있다. 그리고 1801년에 편찬된 것은 사본(寫本)으로서 장서각에 전질이 있고 서울대학교에 초집 2권, 2집, 61권 등 모두 38책이 보관되어 있다.

이 밖에도 장서각에 4책의 홍재고(弘齋稿)가 있다. 이 중 3책은 정조 즉위∼3년 사이의 윤음ㆍ돈유ㆍ제문ㆍ비문ㆍ시책ㆍ비답 등을 수록하고 있으며, 나머지 1책은 정조의 윤음집(綸音集)이다.

그리고 최근에 장서각의 사본을 저본으로 태학사(太學社)에서 1978년에 영인한 『홍재전서』가 있다. 여기에는 군서표기ㆍ유기(遺記)ㆍ비ㆍ행장ㆍ제문ㆍ윤음ㆍ교ㆍ판ㆍ책문ㆍ잡저 등을 추가한 보유편이 덧붙여 있다.

구성/내용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책머리에 총목록이 수록되어 있어, 전체적인 이해에 도움을 준다. 권1∼4는 춘저록(春邸錄)으로서, 주로 정조의 동궁시절의 작품이 수록되었다.

권1은 시 108수, 권2는 시 88수, 권3은 춘저록서(春邸錄書) 27편, 권4는 서인(序引) 4편, 기 3편, 제문 1편, 논 2편, 찬 3편, 잠 4편, 명 7편, 송 2편, 잡저 11편 등으로 되어 있다. 특히, 권4는 경학사상(經學思想)을 피력하고 있다.

권5∼7은 시로서, 각각 47수ㆍ67수ㆍ74수가 있고, 권7의 부록으로 악장(樂章) 2편, 치사(致詞) 1편이 있다. 권8∼13은 서인으로서, 권8의 서인 19편은 정조의 문예 사상을 보여준다.

권9의 서인 19편에는 운서(韻書)ㆍ전법ㆍ군사 훈련ㆍ강역 등에 관한 글이 실려 있다. 권10의 서인 8편, 권11∼13의 서인 61편은 홍봉한(洪鳳漢)의 주(奏)를 모아 거기에 정조의 견해를 피력한 내용이다.

권14는 기 7편, 권15는 비문(碑文) 24편, 권16은 지 1편, 권17은 행록 1편, 권18은 행장 1편이다. 그리고 권19∼25는 제문으로서, 각각 32편ㆍ45편ㆍ99편ㆍ77편ㆍ62편ㆍ79편ㆍ31편 등으로 되어 있다. 권26∼29까지는 윤음으로서, 각각 18편ㆍ11편ㆍ34편ㆍ18편 등을 수록하고 있다. 또 권30∼36까지는 교로서, 각각 42편ㆍ33편ㆍ36편ㆍ35편ㆍ42편ㆍ28편ㆍ47편으로 되어 있다.

권37은 돈유 37편, 권38은 유서 20편을 싣고 있다. 권39∼41까지는 봉서로서, 각각 6편ㆍ14편ㆍ8편 등이다. 권42∼46까지는 비로서, 각각 43편ㆍ34편ㆍ45편ㆍ46편ㆍ34편으로 되어 있고, 권47은 판 25편을 싣고 있다.

권48∼52는 책문으로서, 대체로 과시장(科試場)에서 정조가 책제(策題)에 맞추어 직접 작성한 것들인데, 각각 14편ㆍ20편ㆍ20편ㆍ18편ㆍ6편 등이 있다. 권53은 설 3편, 찬 1편, 명 6편을 실었다. 권54∼63은 잡저로서, 권59에 20편 그밖에 각 권 1편씩 실려 있다.

권64∼119는 ‘경사강의(經史講義)’라는 제명으로 되어 있는데, 정조와 신하들 간에 경서를 강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즉, 권64∼65는 『근사록(近思錄)』에 대한 문답, 권66은 『심경(心經)』의 강의, 권67∼70은 『대학』의 강의, 권71∼75는 『논어』의 강의, 권76∼79는 『맹자』의 강의, 권80∼83은 『중용』의 강의를 수록하고 있다.

그리고 권84∼92는 『시경』의 강의, 권93∼100은 『서경』의 강의, 권101∼105는 『역경』의 강의, 권106∼109는 경서 전반에 관한 의문점의 문답, 권110∼119는 『강목(綱目)』의 강의와 관학유생(館學儒生)들과 함께 문답한 내용 등인데, 이 부분은 정조의 학예사상과 아울러 당시의 유학사ㆍ사상사의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한편 권120∼121은 ‘추서춘기’로서 『맹자』의 학설을 연구한 것이다. 권122∼125는 ‘노론하전’으로서, 『논어』에 주(註)를 한 것이다. 권126은 ‘증전추록’(中庸의 연구) 15편을 수록하고 있고, 권127∼128은 ‘유의평례’를 싣고 있다. 이것도 정조가 신하들과 대학유의(大學類義)에 관해 토론한 내용이다.

그리고 권129∼134는 ‘고식’으로 정조가 신하들과 함께 『대학』ㆍ『주자대전(朱子大全)』ㆍ『국조고사(國朝故事)』에 관하여, 토론한 내용을 수록하였다. 권135∼160은 ‘심리록’ 로 전국 각지의 죄수들의 옥사에 관하여, 정조가 판(判)한 내용이다. 당시의 사회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권161∼178은 ‘일득록’으로 정조의 어록(語錄)을 수록한 것이다. 즉, 권161∼165는 문학편, 권166∼170은 정사편, 권171∼173은 인물편, 권174∼178은 훈어편(訓語篇)이다. 권179∼184는 「군서표기」 등으로 되어 있다. 정조 자신이 지은 서책과 신하들에게 명해 찬하게 된 서책 등에 관한 출간 경위나 서책 내용 등을 해설해 놓은 것이다.

의의와 평가

이 책은 정조의 사상에 관해서나, 당시의 사상 풍토 및 사회 전반적인 이해를 위해서 중요한 자료이다.

참고문헌

  • 김준혁, 「「홍재전서」의 인용문헌 분석을 통한 정조의 독서 행태 연구정조의 어제문ㆍ어찬명찬서를 통한 사도세자 현양」, 『중앙사론』 제42집, 중앙대학교 중앙사학연구소, 2015.
  • 신승운, 「『홍재전서』와 『군서표기』의 편찬과 간행에 관한 연구」, 『서지학연구』 제22집, 한국서지학회, 2001.
  • 오수형, 「정조의 한유문 수용 양상」, 『중국문학』 제70집, 한국중국어문학회, 2012.
  • 이영준, 「정조 상서론 연구 : 『홍재전서』의 『상서』 강의를 중심으로」, 고려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