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혹(熒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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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행성 중에서 맨눈으로 보이는 다섯 개 행성 가운데 화성을 뜻함.

개설

조선시대에 천문 현상을 해석하는 데 지침서가 되었던 『천문류초(天文類抄)』에 따르면, 형혹성은 방위로는 남방을 상징하고, 계절로는 여름을 뜻하며, 오행(五行)으로는 화(火)를 뜻하며, 오상(五常)으로는 예절[禮], 오사(五事)로는 시(視)를 뜻하는데, 예절이 어지러워지고 임금이 시를 잃으며 여름에 합당한 정치를 거슬러 화기(火氣)를 상하게 하면, 그 잘못에 대한 벌이 형혹(熒惑)에 나타나 임금에게 경고한다고 이해했다. 또한 형혹성은 신하들의 허물을 사찰하는 일을 맡는데, 교만하고 사치하거나 질서를 어지럽히고 요사스러운 행위를 하는지 살피는 것으로 이해했다.

내용 및 특징

화성은 외행성(外行星)으로서 별자리 사이를 역행(逆行)하는 일이 발생하는데, 이십팔수(二十八宿)를 포함한 별자리들을 기준으로 역행하는 위치에 따라 별점을 치기도 했다. 『천문류초』에 따르면, 형혹성이 이십팔수 중 하나나 둘을 역행하면 상서롭지 않은데, 역행이 일어난 별자리에 해당하는 나라에는 전쟁, 도적, 질병, 죽음, 기근 등의 재앙이 일어난다고 하였다. 이러한 엄청난 재이(災異) 상황이 예견되었기 때문에, 밤마다 천문을 관찰하던 성종이 어느 날 형혹성이 궤도를 이탈했음을 발견하고 그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관상감(觀象監)의 천문 관측자를 추궁하게 되었던 것이다(『성종실록』 21년 12월 3일).

한편, 형혹성이 다른 행성들과 아주 가까이 접근하는 일도 별점이 매우 위험하였다. 『천문류초』에 따르면, 형혹성이 태백성과 서로 범하는 일이 발생하면, 국왕이 죽고 병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점성술적으로 예언되었다. 그래서 관상감에서는 형혹성의 위치를 날마다 관찰하여 비상한 일이 벌어지면 국왕에게 꼭 보고를 해야 했다. 그런 보고가 『승정원일기』에 수록되고 사초로서 보관되다가 나중에 『조선왕조실록』을 찬수할 때 『조선왕조실록』에 삽입되었다. 예를 들어, 1596년(선조 29) 5월 20일 밤 1경 즉, 오전 3시 무렵에 형혹성이 태백성 곧 금성과 서로 가까이 붙어 있었다는 기록은 이런 과정을 통해 오늘날까지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선조실록』 29년 5월 20일).

참고문헌

  • 『천문류초(天文類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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