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下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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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을 기록한 문서.

개설

하기는 기본적으로 지출부를 의미하였다. 하기의 작성은 재정 운영에서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회계상의 조치였다. 그래서 하기에는 어떤 항목에 대한 세목과 그 값이 세세하게 기록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기에는 2가지 형태가 있었다. 하나는 해마다 반드시 써야 되는 것을 기록하는 『응하기(應下記)』이고, 또 하나는 해마다 같지 않아서 있기도 하고 때로는 없는 것을 기록하는 『별하기(別下記)』이다. 하기 중에는 수입 내역이 첨가되어 있어서 출납부적 성격을 갖춘 것도 있었다.

내용 및 특징

관공서, 자치 조직, 가정 등 재정 활동을 하는 곳이라면 모두 하기를 작성하였다(『경종실록』 2년 10월 14일). 그러나 하기는 일반적으로 공공 기관에서 지출 내역을 기록한 문서를 의미하였다. 그들 기관에서는 지출할 때마다 그것을 기록하여 각자 하기를 작성하고 월말이나 연말에 회계를 받아 기관장의 수결(手決), 즉 결제를 받았다. 그래서 지방관청의 경우 각 기관에 따라 관주하기(官廚下記), 현사하기(縣司下記), 제고하기(諸庫下記), 학궁하기(學宮下記) 등을 작성하였다. 본래 돈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온갖 물건의 종류를 조목조목 나열하여 번잡하고 자질구레하였으나, 동전이 유통된 뒤부터는 간결해졌다.

변천

조선후기에 이르면 관리들은 책객(冊客)이라는 전문 회계인을 데리고 다니며 그들에게 하기를 전담하게 하였다. 그런데 책객이 수령과 짜고 또는 아전들과 결탁하여 쓰지도 않은 지출을 기록하거나 실제보다 부풀려 기록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서 정약용은 책객 한 사람에게 회계를 맡겨서는 안 된다고 말하였다. 이와 함께 정약용은 회계의 간소화를 위하여 매년 지출되는 『응하기』를 굳이 작성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까지 제시하였다.

책객은 이중장부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상부의 감사에 대비하여 규정대로 지출한 것처럼 조작된 문서인 회내안(會內案)과 함께 군현의 실제 집행 내역이 적힌 회외안(會外案)이 그것이었다(『순조실록』 22년 5월 25일). 이처럼 부풀린 문서나 이중장부 그리고 그에 대한 미온적인 감사로 인하여 회계 장부에 대한 부실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참고문헌

  • 『목민심서(牧民心書)』
  • 김덕진, 『조선 후기 지방 재정과 잡역세』, 국학자료원, 1999.
  • 전성호, 『조선후기 미가사(米價史) 연구』, 한국학술정보,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