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동서도(偏東西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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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 위도(緯度) 상 동서 방향의 경도(經度) 차이를 뜻하는 천문학 용어.

개설

편동서도(偏東西度)는 동서편도(東西偏度)와 같은 말이고, 동서 방향의 경도차이에 대한 정도를 뜻하는 용어이다. 또한 지평면에서의 경도 차이라는 뜻으로 지평경차(地平經差), 또는 동서의 거리에 대한 차이라는 뜻에서 동서리차(東西里差)라고도 한다. 이 동서편도는 태양의 일출입시각과 1년 절기시각의 측정에 반영되는 값으로서 그 중요성이 있다.

내용 및 특징

지표면에 주소를 붙이기 위해 가설한 경위도(經緯度)에 대해, 동서 방향은 씨줄인 경도라 이르고 남북 방향은 날줄인 위도로 삼는다. 이때 위도의 경우는 북극에 대해 90도 교각을 이루는 적도선(赤道線)을 기준으로 하여 0도로 삼고, 남북 방향으로 90도 등분을 한다. 이에 비해 경도의 경우는 특정한 천문학적 기준을 삼을 수가 없어 임의의 지점을 기준으로 삼고서 상대 차이값을 설정하게 된다.

현대 천문학은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가 있는 곳을 경도 0도로 삼아 동서로 180도로 등분하여 동경 180도와 서경 180도로 눈금을 긋고 있지만, 중국의 천문역법을 수용하던 조선시대 전통 천문학에서는 중국 연경(燕京: 현 북경) 순천부를 기준으로 삼아 편동도(偏東度)와 편서도(偏西度)를 설정하였다.

『증보문헌비고』「상위고」의 ‘동서편도’ 항목을 보면, 우리나라는 중국 연경의 자오선을 기준으로 ‘편동도 10도 30분’을 설정하고 있다. 이 편동도가 중요한 것은 절기시각이 편도(偏度) 1도마다 4분의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며, “동쪽으로 치우친 곳은 더하고, 서쪽으로 치우친 곳은 감한다. 우리나라는 동쪽으로 10도 30분 치우쳐 있으므로 42분을 더한다.”고 명시하였다.

따라서 조선후기에는 연경을 경도의 기준선으로 설정하고 그에 대해 한양의 자오선은 동쪽으로 치우친 편동도 10도 30분을 설정하였으며,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42분에 해당하므로, 한양의 절기는 연경의 절기값에 비해 42분 늦다고 계산하였다.

이때 우리나라 경위도의 기준은 한양 종가(鍾街)에서 측정한 값을 적용하고 있다. 『서운관지』와 『숙종실록』에 따르면, 1713년(숙종 39)에 청나라 사신으로 정사(正使)목극등(穆克登)과 오관사력(五官司曆)하국주(何國柱) 등이 한양에 와서 “상한대의(象限大儀 : 천체의 경위도를 90도 범위로 측정하는 기구)로 한성(漢城) 종가에서 북극고도를 관측하여 37도 39분 15초를 얻었는데, 이것이 곧 『역상고성(曆象考成)』에 실려 있는 조선의 북극고도”라고 하였다. 따라서 당시 한양의 위도는 청나라 천문학자 하국주가 한양의 종로 거리에서 천체 관측 방법으로 측정한 북극고도값을 기준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변천

경위도 차이를 시각으로 환산하는 문제에 대해, 『서운관지』는 “무릇 땅의 경위(經緯) 거리가 각기 200리 떨어지면 하늘의 경위는 반드시 1도 차이가 난다.”고 하여, 동서리차와 남북리차(南北里差) 모두 각 200리에 대해 1도 차를 주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동서 거리가 1천여 리이고 남북 거리가 2천여 리이므로 직선거리로 계산하면, 경도차는 2~3도를 넘어야 하고 위도차는 4~5도를 넘어야 한다.

그런데 서운관의 추보는 단지 북극고도를 가지고 한양의 일출입시각을 추산하였고 동서편도를 이용하여 연경의 절기시각에다 시각값을 더했을 뿐이다. 전국 팔도의 북극고도와 동서편도에 대해서는 이전에 관측한 측정표가 없으므로, 한양의 절기시각과 일출입시각에다가 얼마를 가감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러므로 이것은 경기도 이내의 역(曆)이고 팔도에서 통용될 수 있는 역이 아니라고 비판하고 있다.

세종대에 역관(曆官) 윤사웅(尹士雄) 등을 강화부 마니산과 갑산부 백두산 및 제주목 한라산에 보내어 북극고도를 측정토록 하였다고 『관상감일기』에 실려 있으나 그 측정값이 전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정조는 경위도 측정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1791년(정조 15) 봄에 ‘동서편도는 역법(曆法)의 강요(綱要)’라 하면서, 만일 한양에서 입춘이 자초(子初) 3각의 끝에 있으면 편동도가 1도 넘는 지역은 입춘이 마땅히 다음 날 자정(子正) 초각의 초입에 있게 되며, 입춘이 두 해의 경계 부근에 있다면 관련되는 바가 더욱 중대해진다고 강조하였다. 이에 관상감 신하들에 명하여 비변사에 보관되어 있는 여도(輿圖)를 이용하여 팔도의 관찰사가 있는 감영의 북극고도와 한양에 대한 동서편도를 양정(量定)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팔도여도(八道輿圖)』를 이용하여 각 도의 감영을 기준으로 하여 측정한 직선거리를 갖고 한양 자오선을 기준으로 대비하면, 관북은 편동 1도, 관서는 편서 1도 15분, 해서는 편서 1도 24분, 관동은 편동 1도 3분, 호서는 편서 9분, 영남은 편동 1도 39분, 호남은 편서 9분이라고 『서운관지』는 기록하였다. 이상 팔도의 편동서도는 실측치가 아니라 지도를 갖고 측정한 한계가 있으나, 팔도의 일출입시각과 절기시각 결정에 큰 참조가 되었으며, 동서리차 200리에 대해 1도 차와 그 1도 차에 대한 시각 4분 차를 주는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정리된다.

이와 같이 조선후기 천문학에서는 경위도값의 측정을 중시하여 위도차에 따른 주야시각 차이와 경도차에 따른 절기시각 및 일출입시각 차이 문제를 정밀히 하려 노력하였다.

참고문헌

  • 『국조역상고(國朝曆象考)』
  • 『서운관지(書雲觀志)』
  •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관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