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언권공(盡言勸供)
주요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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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표제 | 진언권공 |
한글표제 | 진언권공 |
한자표제 | 盡言勸供 |
분야 | 종교/불교/국어 |
유형 | 문헌 |
지역 | 한국 |
시대 | 조선 |
왕대 | 연산군 |
집필자 | 성낙수 |
간행처 | |
권책수 | 2권 1책 |
사용활자 | 인경목활자(印經木活字) |
소장처 | 서울대학교 일사문고, 성암문고 |
조선왕조실록사전 연계 | |
진언권공(盡言勸供) | |
조선왕조실록 기사 연계 | |
『연산군일기』 1년 7월 1일, 『연산군일기』 1년 7월 5일 |
1496년(연산군 2) 사찰에서 불교의례 행위와 의례 중에 쓰이는 진언(盡言)을 모아놓은 책.
개설
『진언권공(盡言勸供)』은 1496년 원각사(圓覺寺)에서 사찰에서 불교의례 행위와 의례 중에 쓰이는 진언을 모아 편찬한 책이다. 본래 『삼단시식문(三段施食文)』과 별개의 책이었지만 합본되어 보통 『시식권공언해(施食勸供諺解)』로 불린다. 『진언권공』의 판심 서명은 『공양(供養)』, 『삼단시식문』은 『시식(施食)』으로 되어 있는데, 이를 합치면 『공양시식언해』가 되지만, 책 끝의 발문에는 『시식권공언해』라고 되어 있어 이를 따른다.
훈민정음이 창제된 후 이를 실용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러 불경들이 언해되었다. 그런데 이 책은 서지적인 면에서는 세조(世祖) 때의 간경도감(刊經都監)에서 간행된 불경언해서와 유사하지만, 책의 내용과 체재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원문을 먼저 보이고 번역문을 잇달아 보이는 방식은 다른 언해서와 유사하지만, 원문의 한자 표기가 매우 특이하다. 즉 원문을 독음인 한글과 원문의 한자로 짝을 이루어 2행으로 적는데, 예를 들어 “보과양진언/普供養眞言”의 순으로 원문의 한글 독음을 먼저 적고, 행을 바꾸어 한자 원문을 적는 방식이다. 이러한 체재는 16세기 문헌에서나 게송(揭頌 : 불교적 시의 한 형식)과 같은 것을 적는데 부분적으로만 보이는 방식이며, 한자음 역시 현실음에 매우 가깝게 적고 있다. 또한 형식적인 면에서 특징적인 것은 원문에 일체의 구결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본다면, 훈민정음이 창제된 후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현실화된 표기체계로 적혀 있다는 점이 이 문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편찬/발간 경위
이 책은 인수대비(仁粹大妃)와 성종의 계비인 정현대비(貞顯大妃)가 성종(成宗)이 세상을 떠나자 성종의 명복을 빌기 위해 발간하였다. 1495년(연산군 1) 원각사에서 이 책을 대대적으로 인경(印經)하자 조정 대신들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과 세상을 의혹시키는 불교를 전파하려는 것이냐며 적극 반대하였다.(『연산군일기』 1년 7월 1일),(『연산군일기』 1년 7월 5일) 그러나 연산군은 자신이 추진하는 일이 아니라며 조정의 반대에 반응하지 않았다. 이렇듯 인수대비와 정현대비의 지원을 받으면서 1496년(연산군 2) 내탕(內帑)으로 인경자(印經字)와 인경목활자(印經木活字)를 만들고, 먼저 『천지명양수륙잡문(天地冥陽水陸雜文)』을 찍어냈다. 또 두 대비는 학조에게 『육조대사법보단경(六祖大師法寶壇經)』과 함께 이 책을 언해하여 간행하게 하였다. 그 결과 발문(跋文)에 따르면 인수대비의 명령에 따라 『육조대사법보단경』 300부와 함께 이 책은 400부가 간행되었다.
서지 사항
2권 1책으로 되어 있으며, 원각사에서 간행하였다. 이 책의 활자는 정교한 목활자인데, 불경 간행에만 쓰인 것이라 하여 인경목활자라 불리며, 서지학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된다. 이 책은 『육조대사법보단경』과 함께 15세기의 마지막 국어사 자료로서도 높이 평가된다.
일찍이 송석하(宋錫夏) 소장본이 소개된 일이 있으나, 현재 남아 있는 것은 서울대학교 일사문고 소장본과 성암문고 소장본뿐이다.
구성/내용
인수대비와 정현대비가 내탕(內帑)을 들여 활자(活字)를 정성껏 만들어 찍어냈기 때문에 글자 자체가 해정(楷正)하고, 새김이 잘 되어 인쇄(印刷)가 매우 정교하다. 그리고 한글 활자체는 종전의 것보다 훨씬 필서체화(筆書體化) 되어 있으며, 한글 표기가 완전하게 실제음(實際音)으로 환원되었으므로 국어 연구상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진언권공’은 불공을 올릴 때 ‘진언’으로 공양을 권하는 것이다. 범어(梵語)로 ‘진언’을 ‘만트라(mantra)’라 하며, 음역(音譯)하여 ‘만달라’(漫達羅 혹은 滿多羅)라고 한다. 의역(意譯)하면 ‘신주(神呪)’, ‘비밀어(秘密語)’, ‘진어(眞語)’, ‘여어(如語)’, ‘불망(不忘)’, ‘불이(不異)’라고 한다. ‘진언’의 기원은 고대 인도 원주민의 주술 행위와 베다(Vedas) 성전의 주문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는데, 『리그베다(R.g-Veda)』에 실려 있는 여러 만트라가 그러한 예이다. 이들은 종교적 실천법으로 요가를 수행하였고, 일상 생활과 생산 활동에 직접적인 관계를 지니고 있는 주술에도 능통하였다. 이들 원주민의 종교 신앙은 후일 밀교의 진언 수행에 많은 소재를 제공하여 밀교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진언권공』은 특히 한자 독음의 표기가 『동국정운(東國正韻)』의 체계를 지양하고 현실화한 점에서 15세기의 국어사 자료로서 중요하다. 또한 문법·어휘와 진언의 한글 음역 등도 특이하다. ‘진언’은 우리나라에서는 직접 범어음을 음사하기보다는 주로 중국에서 한역된 것을 다시 한글로 음사해 왔다. 『진언권공』과 『삼단시식문언해』의 진언은 총 52어구에 달하며, 한글 음역의 전체 음절수는 840음절이고, 음절 종류 수는 95개이다. 이에 비해 한역 음역수는 856음절로 165개의 한자가 사용되었다. ‘한글음역-한자음역’순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현실음을 반영하여, 본래 범어 발음법에서 많이 벗어난 표기를 보이고 있다. 현재에도 이러한 불교식 독송음의 맥을 잇고 있다. ‘ㅿ’과 ‘ㅸ’이 쓰인 예가 많고, ‘주체존대ㆍ객체존대ㆍ상대존대’가 잘 드러난다는 점에서 15세기 국어의 양상을 짐작할 수 있다.
참고문헌
- 『연산군일기(燕山君日記)』
- 김영배, 『국어사 자료 연구-불경 언해 중심』, 월인, 2000.
- 박금자, 『15세기 언해서의 협주 연구』, 집문당, 1997.
- 안병희, 「진언권공·삼단시식문 해제」, 『진언권공·삼단시식문 영인본』, 명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978.
- 안병희, 「중세 국어 겸양법 연구에 대한 반성」, 『국어학』 11, 1982.
- 안병희, 『국어사 자료 연구』, 문학과 지성사, 1992.
- 정우영, 「15세기 국어 문헌자료의 표기법 연구」, 박사학위논문, 동국대학교 대학원, 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