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설(陳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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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 중기의 문신 한효순(韓孝純, 1543~1621)이 1603년(선조 36)에 지은 병법서다.

개설

이 책은 1603년 함경도 관찰사(觀察使)로 있으면서, 저술하여 간행했다. 저자의 서문과 발문이 있다. 저자는 당시 무사들이 궁술과 마술의 연습에만 주력할 뿐 전법(戰法)과 진법(陣法)은 소홀히 하므로 이 책을 엮었다고 한다.

중국의 역대 병서에서 포진(布陣)과 행군(行軍)에 관한 기록을 뽑아 엮었다. 구성은 7개 부분으로 나뉜다. 처음은 진법으로 팔진(八陣)·육화진(六花陣)·원앙진(鴛鴦陣)·매화진(梅花陣)·삼재진(三才陣)에 관한 해설이다. 『사율제강(師律提綱)』·『진법』 등의 책과, 『위공병법(衛公兵法)』·『이위공문대(李衛公問對)』의 저자인 이정(李靖, 571~649)의 설과, 임진왜란(壬辰倭亂) 중에 도입되어 이후 우리나라 병법서의 규범이 된 『기효신서(紀效新書)』의 저자인 명(明)나라 장군 척계광(戚繼光)의 설을 주로 인용했다.

분수는 부대편성과 요원들의 명칭· 직책에 관한 것이다. 형명은 장교와 군졸 및 영(營)의 표식과 기치(旗幟)이다. 결진(結陣)은 내용을 생략했고, 다음에 입표(立表)·용병(用兵)·발방(發放)·연전령(練傳令)·기복(奇伏) 등을 설명한 포진·조련법, 그리고 위에 든 진법들의 습전법과 행군법을 수록했다. 부록으로 『제가병법(諸家兵法)』이라 하여, 이정, 당(唐) 태종, 태공(太公), 고려(高閭) 등 45명과 『군지(軍志)』·『병법(兵法)』·『상서(尙書)』·『어로법(禦虜法)』 등 9종의 책에서 뽑은 병설(兵說)을 소개했다. 그중 이정의 것이 가장 많다.

편집/발간 경위

이 책의 저자 한효순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무찌르고, 군량미 조달에 힘썼으나, 광해군 시기 때 이이첨 일당과 한 패가 되어 관직이 삭직되었다. 본관은 청주, 자는 면숙, 호는 월탄으로 과거 급제 후 관직은 좌의정에 이르렀다. 1623년(광해군 15) 인조반정(仁祖反正)으로 관직이 추탈되었으나, 1907년(융희 1년) 이후 이완용의 여러 번의 복권 상소로 1908년(융희 2) 4월 복권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함경도 도순찰사로 있을 때에 당시 신기(神器)라고 중요시하던 각종 화약병기의 제작 및 사용법과 고금 여러 병가의 요어(要語)를 수록한 병서다.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국초 이래로 궁시(弓矢)를 주로 하였으며, 북쪽의 야인에 대한 전법을 주로한 병서가 있었는데, 임진왜란을 겪은 후에 척계광의 병법에 따라, 진법을 중시하는 한편 화약병기도 중요시하게 되었다.

저자는 이 방면에 조예가 있었으므로, 『진설(陣說)』이라 하여, 척계광의 병법에 영향을 받은 포진, 행군에 관한 저술을 내었으며, ‘제가병법부(諸家兵法附)’라 하여 역대 병론(兵論)을 모아 부록으로 실었다.

서지 사항

1책(39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목활자본(훈련도감자(訓鍊都監字))이다. 4주쌍변이고, 반엽광곽은 24.6×17cm이다. 10행 17자, 상하화문어미를 갖추고 있고, 크기는 36.4×23.7cm이며,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이 책의 서문에서는 많은 무리가 일률적으로 좌우로 상응(相應)하고, 수미(首尾)가 상원(相援)할 수 있기 때문에 진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문은 진법, 분수(分數), 형명(形名), 결진(結陣), 포진(布陣)·조련법(操鍊法), 습전법(習戰法), 행군법(行軍法)의 7개 부문으로 되어 있다.

‘진법’에서는 8진(八陣)·육화진(六花陣)·원앙진(鴛鴦陣)·매화진(梅花陣)·삼재진(三才陣)의 다섯 가지 진법 해설을 ‘사율제강(師律提綱)’·‘진법’ 또는 ‘이정’·‘척계광’ 등의 설을 인용해 설명하였다.

‘분수’에는 오(伍)·대(隊)·기(旗)·초(哨)·사(司)·영(營)·군(軍) 등의 부대 편성에 관한 것과 부대의 장(長)·대장(大將)·기수(旗手)·고수(鼓手) 등의 명칭과 직분에 관한 것이 실려 있다.

‘형명’에서는 요기요패(腰旗腰牌)·장표(章標)·호건호의(號巾號衣)·인기(認旗)·중군기치(中軍旗幟)·영하기휘(令下旗麾)·중군금고(中軍金鼓) 등의 각종 형명을 개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결진’에서는 각 초·사·영·군의 결진법이 병서에 있다고 제시하고,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하였다.

‘포진· 조련법’에는 입표(立表)·부표(附表)·용병(用兵)·발방(發放)·연전령(練傳令)·연계행(練啓行)·상계행(祥啓行)·임숙해(任宿解)·기복(奇伏) 등에 관한 설명이 있다.

‘습전법’에는 대진습전법(大陣習戰法)·매화진습전법·삼재진습전법·원앙진습전법 등 각 진의 습전법 설명이 있다.

행군법에는 행군할 때의 호령·절차 등이 있다. 그리고 부록에서는 이정·당 태종·태공 등 45명의 병설과 ‘군지(軍志)’·‘병법(兵法)’·‘상서(尙書)’ 등 10종의 책에서 논한 병설(兵說) 중에서 필요한 부문을 소개하였다. 총 79개항의 제가논병지어(諸家論兵之語)가 있으며, 그 중에서 이정의 설이 가장 많다.

마지막에 저자의 발문에서 당시 무사들은 궁마(弓馬)를 익히는 자는 많으나, 병서를 읽어 전법을 아는 자는 극히 적고, 진법을 아는 자는 더욱 적어서, 이를 한심하게 생각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고금의 여러 책에서 포진·행군에 관한 것을 모아, ‘진설’이라 하고, 제가논병지어를 붙여서 초학(初學)에서 심학(深學)에 이르기까지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는 취지를 밝히고 있다.

의의와 평가

이 책은 임진왜란 이후에 척계광·이정 등의 병법에 영향을 받은 진법서로, 당대의 병법 수준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참고문헌

  •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神器秘訣』, 국방부, 2011.
  • 이민웅, 「임진왜란 해전사 7년 전쟁」, 『바다에서 거둔 승리의 기록』, 청어람미디어, 2004.
  • 정해은, 『한국 전통 병서의 이해』, 국방부, 2004.
  • 허선도, 「神器秘訣 (下)」, 『한국학논총』 6권, 국민대학교 한국학연구소, 1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