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서백선(朱書百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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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 제22대 왕인 정조(正祖)가 주희(朱熹)의 편지 중에서 가장 요긴한 내용 100편을 뽑아 모은 서간집이다.

개설

이 책은 정조가 송(宋)나라의 주희가 여러 학자·제자들과 나눈 성리학에 관련된 편지를 모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여기에 선정된 편지는 당시 성리학에서 문제되는 인생문제에 대하여 깊이 있게 토론한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은 정조가 주자의 서한 중 100편을 엄선하여, 어정(御定)한 유학서로 당시의 경박한 문풍(文風)의 본원회복(本源回復)과 우문정책(右文政策)의 구현을 위한 것이었다.

이 책의 본문에서 앙해한 내용을 교감한 이만수(李晩秀)·한만유(韓晩裕)·최광태(崔光泰)·이시원(李始源) 등은 정조대 활약한 문신·학자로 이들이 교감한 311표묵(標目), 328조(條)의 인물(人物)·지명·출처·저술·인용·호견·의문·미상 등이 두주(頭註)의 형태로 수록되어 있다.

편찬/발간 경위

조선 중기 이후 학풍은 주자를 극도로 존숭하면서, 주자학이 절대적인 지위를 차지하였다. 주자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학자는 이황(李滉)이며, 국왕으로 주자학에 몰두한 분은 정조이다. 이들은 각각 『주자서절요(朱子書節要)』와 『주서백선(朱書百選)』을 편찬하였는데, 이 두 책은 서로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주서백선』은 정조가 1794년(정조 18)에 편찬하였는데, 이미 이황이 편찬해 놓은 『주자서절요』를 기준으로 하여 주자의 편지 100편만을 뽑은 것이다. 정조는 이 책을 편찬하기 전부터 “주자는 내가 존경하여 스승으로 삼는 분이다.”라고 하여, 조선조 국왕 중 가장 주자학에 몰두한 왕이었다.

정조는 『주서백선』을 간행한 이후 중앙의 규장각과 지방의 감영과 관청에서 대대적으로 간행하여 보급하게 하였으니, 그 주된 목적은 당시 명청소품(明淸小品)과 패관소설 등으로 무너진 문체(文體)를 바로잡는 정경(正經)을 제시함으로 조선을 주자학의 나라로 만들고자 하는데 있다. 이황과 정조의 이와 같은 노력은 실제로 조선 중기 이후 구한 말까지는 주자학의 전성기를 만들었다.

두 책을 비교해 보면, 『주서백선』의 99편이 『주자서절요』에서 그대로 끌어왔으며, 단 1편만 새로 뽑은 것이었다. 이로 보아 정조는 이황의 편집 태도와 의도를 대체로 잘 계승한 것으로 보인다.

서지 사항

6권 3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활자본이다. 사주단변이고, 반엽광곽은 24.8×17.1cm이다. 10행 18자, 상화문어미를 갖추고 있고, 크기는 36×22.3cm이며,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정조가 친히 편집하여 1794년(정조 18) 내각(內閣)에서 간행하였다. 주자가 주고받은 유학에 관한 서찰로 권1에 9편, 권2에 13편, 권3에 6편, 권4에 16편, 권5에 14편, 권6에 16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상연평이선생(上延平李先生)’은 스승 이동(李侗)에게 올린 것으로 변론이나 실증에서 의리설(義理說)이야말로, 유자(儒者)가 분명히 알아야 할 과제로, 편자의 의도하는 바를 엿볼 수 있다.

‘여진시랑(與陳侍郎)’은 시정(時政)의 득실에 관하여 논한 글로 정책상 부조리의 원천적 봉쇄와 행정상의 본말을 밝혀 인정(仁政)의 기반을 마련하도록 하였다. ‘여진승상(與陳丞相)’은 학문에 대한 미련 때문에 관직에 뜻이 없음을 밝히고, 의리에 대한 확신과 동심인성(動心忍性)의 기질적 변화가 있을 때에는 가르침을 받들겠다는 견해를 표명한 글이다.

주자의 서간을 모아 편집한 저술은 조선시대에 흔히 보이는 것으로, 같은 이름의 저술로는 이황의 것도 있으며, 정조가 편한 것도 여러 가지의 판본이 전한다.

의의와 평가

이 책은 정조가 주자의 서한 중 100편을 엄선하여, 어정(御定)한 유학서로 당시의 경박한 문풍(文風)의 본원회복과 우문정책의 구현을 위한 것으로 의의가 있다.

참고문헌

  • 박문열, 「『朱書百選』의 頭註에 나타나는 校勘性에 관한 硏究」, 『서지학연구』 제53집, 한국서지학회, 2012.
  • 송희준, 「<주자서절요>와 <주서백선>의 비교 연구」, 『퇴계학논집』 제15집, 퇴계학연구원, 2014.
  • 이상하, 「『朱子書節要』가 조선조에 끼친 영향」, 『퇴계학논집』 제132집, 퇴계학연구원, 2012.
  • 진유라, 「조선후기 호남지역 重記에 수록된 기록물 분석」, 경북대학교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