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초선(朱文抄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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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 후기의 학자 송시열(宋時烈, 1607∼1689)이 주희의 문집 『주자대전(朱子大全)』에서 서(書)·봉사(封事)·의장(議狀)·서(說)·서(序) 등을 뽑아 엮은 유학서다.

개설

송시열의 저서 『송자대전(宋子大全)』의 연보에 의하면, 이 책은 송시열이 77세인 1683년(숙종 9)에 엮어 숙종에게 바쳤다고 한다. 처음에는 필사본 형태로 존재하다가, 뒤에 활자본으로 간행한 것으로 보인다. 필사본은 국립중앙도서관, 규장각 등에 소장되어 있다. 시강원(侍講院)·춘방장(春坊藏)이란 도장이 찍혀 있는 규장각 소장본은 세자의 서연(書筵), 진강(進講)에 실제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편찬/발간 경위

이 책의 저자 송시열은 조선 후기 때의 학자이며, 노론(老論)의 영수(領袖)였다. 자는 영보(英甫), 호는 우암(尤庵)이고, 김장생(金長生)·김집(金集) 부자의 문인이었으며, 벼슬은 좌의정, 우의정을 지냈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성격으로 여러 번 귀양을 갔었다.

그는 주자학의 대가로, 조광조(趙光祖, 1482~1519)·이이·김장생으로 이어지는 기호학파(畿湖學派)의 학통을 계승하여 발전시켰다. 이황(李滉)의 이원론적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을 배격하였고, 이이의 기발이승일도설(氣發理乘一途說)을 지지하였다. 예론(禮論)에도 밝아 복제(服制)와 중요한 국가 전례 문제에 깊이 관여하여 두 차례의 예송논쟁을 겪기도 하였다. 성격이 독선적이고 강직하여 교우관계가 원만하지 못했고, 그것이 붕당의 요소가 되기도 했다. 그의 문하에서 권상하·김창협(金昌協)·이단하(李端夏)·이희조(李喜朝)·정호(鄭澔) 등 많은 인재가 배출되어, 조선 후기 기호학파 성리학을 이끌어갔다.

그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는데, 그 자신이 찬술하거나, 편집하여 간행한 저서들과 사후에 수집되어 간행된 문집으로 대별된다.

저서로는 『주자대전차의(朱子大全箚疑)』, 『주자어류소분(朱子語類小分)』, 『이정서분류(二程書分類)』, 『논맹문의통고(論孟問義通攷)』, 『경례의의(經禮疑義)』, 『심경석의(心經釋義)』, 『찬정소학언해(纂定小學諺解)』, 『주문초선(朱文抄選)』, 『계녀서(戒女書)』 등이 있다.

문집은 1717년(숙종 43) 왕명에 의하여, 교서관에서 처음으로 편집하고, 167권을 철활자로 간행하여, 『우암집(尤庵集)』이라 하였고, 1787년(정조 11) 다시 빠진 글들을 수집, 보완하여 평양 감영에서 목판으로 215권 102책을 출간하고, 『송자대전』이라고 명명하였다. 그 뒤 9대손 송병선(宋秉璿), 송병기(宋秉虁) 등에 의하여, 『송서습유(宋書拾遺)』 9권, 『속습유(續拾遺)』 1권이 간행되었다.

서지 사항

4권 2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금속활자본(무신자)이다. 사주단변이고, 반곽은 25.0×16.9cm이다. 10행 18자의 유계, 주쌍행, 상하내향2엽화문어미를 갖추고 있고, 크기는 33.5×21.5cm이며, 규장각,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이 책은 글마다 다루고 있는 주제는 다양하며, 실린 글 가운데 편지와 봉사의 경우에는 글의 끝부분에 편자 송시열의 의견을 작은 주로 붙이기도 했다. 이 경우, 군주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 혹은 군주의 성학(聖學), 군주의 현자 등용 문제 등을 강조하기도 하고, 부양억음(扶陽抑陰)의 이치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글의 주제를 시사와 연관하여 드러내기도 했는데, ‘여유승상서(與留丞相書)’에서는 이이의 당에 들겠다는 선조의 언급을 제시하고, ‘답장경부(答張敬夫)’에서는 이이첨이 호문정의 논리를 오용했다고 비판했다.

제1권에는 ‘여위원리서(與魏元履書)·여진시랑서(與陳侍郞書)·답장경부서(答張敬夫書)’ 등 주희가 지인·제자들에게 보낸 편지, 제2권에는 ‘임오응조봉사(壬午應詔封事)·무신봉사(戊申封事)’ 등 2편의 봉사, 제3권에는 ‘기유의상봉사(己酉擬上封事)·계미수공주차(癸未垂拱奏箚)·무신연화주차오(戊申延和奏箚五)’ 등의 봉사와 주차(奏箚), 제4권에는 ‘산릉의장(山陵議狀)·순전상형설(舜典象刑說)·무오당의서(戊午讜議序)·왕매계문집서(王梅溪文集序)·승상이공주의후서(丞相李公奏議後序) 등이 실려 있다.

의의와 평가

이 책은 『주자대전』에서 많은 글을 추려서 숙종에게 올린 것이므로, 송시열이 주자의 생각을 정치 현실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하고자 했는지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참고문헌

  • 강문식, 「宋時烈의 『朱文抄選』의 편찬과 그 의미」, 『한국문화』 제63집, 규장각 한국학연구소, 2013.
  • 곽신환, 「宋時烈과 許穆의 正義觀」, 『정신문화연구』 제51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3.
  • 김성룡, 「송시열 산문의 권 성격에 한 연구」, 『한국한문학연구』 제21집, 한국한문학회, 1998.
  • 김준석, 「17세기 畿湖朱子學의 동향-송시열의 「道統」 계승운동」, 『손보기박사정년기념한국사학론총』, 지식산업사, 1988.
  • 이규, 「조선 성리학의 통에서 본 송시열의 성리학 사상」, 『한국문화』 제13호, 서울대학교 한국문화연구소, 1992.
  • 이덕일,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김영사, 2000.
  • 이성무, 『조선시대 당쟁사』 1·2권, 동방미디어,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