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집(霽亭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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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려 후기의 문인 이달충(李達衷, 1309∼1385)의 시문집이다.

개설

이 책은 저자 이달충의 손자 이영상(李寧商)이 춘천도호부에서 간행한 초간본이 없어진 뒤 후손 이덕배(李德培) 등이 『동문선(東文選)』 등에 실린 글을 편집하여, 1836년(헌종 2)에 간행했다. 작품마다 출전이 기록되어 있다.

이달충은 본관이 경주(慶州), 자는 지중(止中)이며, 호는 제정(霽亭)이다. 충숙왕 때 문과에 급제하고, 공민왕 때 전리판서(典理判書)와 감찰대부(監察大夫)를 지냈다. 신돈(辛旽)에게 주색을 삼가라고, 공석에서 직언하다가 파면되었으나, 1371년(공민왕 20) 신돈이 주살된 뒤 재등용되어 계림부윤(鷄林府尹)이 되었다.

권1에 부(賦)·시, 권2에 표(表)·잠(箴), 권3에 기(記)·서(序)·설(說)·발(跋)·제문·묘지명, 권4에 행장 등이 전한다.

편찬/발간 경위

이 책은 권4에 수록된 구본(舊本)의 발문에 의하면, 초간본은 손자 이영상이 강원관찰도사로 재임할 때에 춘천도호부에서 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산일(散佚)되어 버리고, 다만 조선 초기의 문신이자 학자인 윤회(尹淮)의 발문만이 『동문선』에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2015년 7월에 이 책의 초간본이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2015년 7월 6일에 원주시 신림면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에서 열린, 2015년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사업과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제6회 원주 고판화문화제’에서 조선 세종 때 이달충의 손자인 강원도 관찰도사이영상이 춘천에서 간행한 『제정집(霽亭集)』 초간본이 공개됐다고 한다.

이 책은 후손 이덕배가 『동문선』과 『여지승람(輿地勝覽)』 등에서 유문(遺文)을 집실(輯佚)·편차하고, 종인(宗人)인 이우신(李祜新)·이철신(李喆新) 형제가 다시 문선(文選)·풍아(風雅) 등에서 철습(掇拾) 보완한 뒤에 1836년(헌종 2) 후손 이벽수(李璧秀)가 개본(改本)과 정사(淨寫)를 거쳐, 태백산 부석사(浮石寺)에서 간행하였다.

권4에는 부록으로 행장이 실려 있다. 『고려사(高麗史)』·『동경잡기(東京雜記)』·『해동잡록(海東雜錄)』 등에서 이달충에 관한 기록을 발췌하여 수록하였다. 구 문집의 발문과 앞에서 빠진 시 2수를 추가 수록하였다. 그리고 1832년(순조 32)에 쓴 이인행(李仁行)의 서와 1836년에 쓴 후손 벽수(璧秀)의 발이 각각 앞· 뒤에 있다.

『제정집』에 수록된 시 중에 ‘설헌정상택청산백운도(雪軒鄭相宅靑山白雲圖)’는 일종의 제화시(題畫詩)로 작자가 ‘청산백운도’를 보고 차분한 결구를 통하여, 사경(寫景)을 시적 논리로 흡수하여 현실과 자아와의 심리적 간격을 투영시킨 작품이다. 그 밖에 ‘초부(礎賦)’와 ‘애오잠(愛惡箴)’ 등이 있다. 이 작품들은 고려 말에 한문학의 새로운 대상으로 주목할 만하다.

서지 사항

4권 1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목판본이다. 크기는 22.5×17.2㎝이고, 10행 20자, 상하2엽화문어미를 갖추고 있으며,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이 문집은 4권 1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권1은 시(詩), 권2~3은 문(文), 권4는 부록(附錄)이다. 책머리에는 1832년(순조 32)에 지은 이인행의 서문과 목록이 실려 있으며, 서문에서는 구본(舊本)의 산실(散佚)로 말미암아, 후손 이덕배가 유문을 수집·편차하고, 후손 이종재(李宗梓)의 도움을 얻어, 문집을 간행한 경위를 밝히고 있다.

권1에는 2편의 부(賦)와 35제(題, 52수)의 시가 실려 있으며, 권미에는 이곡(李穀)의 시를 차운한 1수를 원운(原韻)과 함께 보유(補遺)하였다. 시는 오언시·칠언시의 순으로 편차하였으며, 한거(閑居)·기행시(紀行詩)가 많은 편이다. 이들 대부분의 시들은 『동문선』과 『여지승람』·『청구풍아(靑邱風雅)』 등에서 인용한 것으로 아울러 인용서에 대한 출전을 밝히고 있다.

권2에는 표문(表文) 7편, 잠(箴) 2편, 명(銘) 1편이 실려 있다. 표(表)는 계림윤(鷄林尹)과 정당(政堂)의 부임을 사양하는 사직표(辭職表)를 비롯하여, 하절표(賀節表)로 이루어져 있고, 모두 『동문선』에 실려 있다. 잠(箴)에는 ‘애오잠(愛惡箴)’과 김구용(金九容)에게 써준 ’척약재잠(惕若齋箴)‘이 실려 있다.

권3에는 전주목사한계상(韓系祥)에게 준 ‘관풍루기(觀風樓記)’ 1편, 관동의 존무사(存撫使)로 가는 백문보(白文寶)의 청으로 시서(詩序) 대신 써준 ‘동재설(動齋說)’ 1편, 교분이 두터웠던 김구용(金九容)에 대한 ’제김안겸시권후발(題金安廉詩卷後跋)‘ 및 제문과 묘지명(墓誌銘)이 실려 있고, 그 외에 서문 2편, 제문과 묘지명 각 1편이 실려 있다.

권4는 부록으로 1753년(영조 29)에 권상일(權相一)이 지은 ‘행장(行狀)’, 『고려사』 열전에 실려 있는 ‘본전(本傳)’, 그리고 구보(舊譜) 등이 실려 있으며, 이어서 이제현(李齊賢)·정몽주(鄭夢周)의 시와 ‘동사찬요(東史纂要)’·‘청구집(靑邱集)’·‘동경잡기(東京雜記)’ 등에서 저자의 관계 기록을 뽑아 모은 ‘추록(追錄)’이 실려 있다. 이 추록에는 윤회가 지은 초간본의 발문이 포함되어 있다.

책 끝에는 1836년에 지은 박시원(朴時源)과 후손 이종재·이벽수의 발문이 실려 있다.

의의와 평가

이 책에 실려 있는 작품들은 고려 말에 한문학의 새로운 대상으로 주목할 만하다.

참고문헌

  • 김영미, 「제정(霽亭) 이달충(李達衷) 산문의 서술방식 연구」, 『국어문학』 제51집, 국어문학회, 2011.
  • 남권희·권오덕, 「초간본 『霽亭集』의 서지적 분석」, 『서지학연구』 제63집, 한국서지학회, 2015.
  • 주영선, 「『霽亭集』 解題 및 飜譯」, 부산대학교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