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계사(庭請啓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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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중대한 사안의 시행과 관련하여 왕세자가 왕이나 왕대비 등에게 올리는 문서.

개설

왕세자의 정청계사(庭請啓辭)는 왕세자가 백관을 거느리고 궁궐 뜰에 나아가 왕이나 왕대비 등에게 국가 또는 왕실의 중대한 사안에 대해 의견을 요청할 때 올리는 문서이다. 정청계사의 내용은 문임(文任)이 짓고 시강원(侍講院)의 관원이 직접 작성하였다. 왕세자가 대리청정을 행할 경우에는 승정원(承政院)의 주서(注書)가 담당하였다. 정청계사는 승전색(承傳色)을 통해 왕에게 전달하였고, 왕의 비답(批答)은 왕세자가 직접 받아서 예방승지(禮房承旨)에게 전해주었으며 예방승지가 비답의 내용을 읽어주었다.

내용 및 특징

왕세자의 정청계사는 왕세자나 왕세손 등이 백관을 거느리고 궐 안의 뜰에 나아가서 왕이나 왕대비 등에게 중대한 사안의 시행이나 시행의 중지 등을 청할 때 왕에게 올리는 문서이다.

왕세자의 정청계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은대편고(銀臺便攷)』에 실려있는 ‘왕세자솔백관정청(王世子率百官庭請)’을 참고할 수 있다. 먼저, 문서 형식으로 첫 줄에는 ‘왕세자 신 아무개가 백관을 거느리고서 정청하며 아룁니다[王世子臣諱率百官庭請啓曰云云].’라고 적는다. 실제 문서 사례에는 ‘王世子臣坧率百官庭請 啓曰云云’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정청계사에 대해 왕이 윤허하지 않을 경우, 재차 또는 삼차에 걸쳐 정청계사를 올리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王世子臣某率百官庭請再啓曰’, ‘王世子臣某率百官庭請三啓曰’이라고 하여 ‘啓曰’ 앞에 계사를 올린 횟수를 ‘再’, ‘三’으로 표기하였다. 결사는 ‘어서 윤종(允從)해주시길[亟賜允從焉]’ 혹은 ‘군정(群情)에 답해주시길[答羣情焉]’, 혹은 ‘성덕(聖德)을 빛내주시길[光聖德焉]’, 혹은 ‘우러러 바라는 지극한 정(情)에 답해주시길[答顒祝之至情焉]’이라고 기재한다.

다음으로 왕세자의 정청계사의 내용은 왕세자의 허락을 받은 문임이 서로 돌아가면서 짓고, 세자시강원의 관원이 그 내용을 썼다. 왕세자가 대리청정을 할 경우에는 승정원의 주서가 정청계사의 내용을 직접 작성하였다. 이와 함께 정청계사를 올릴 때에는 왕세자가 정전(正殿)으로 나아가서 정청계사를 먼저 살펴보고 승전색을 청하였으며, 예방승지가 정청계사를 읽은 뒤에 왕세자에게 올리면 왕세자가 직접 승전색에게 전해주었다. 정청계사에 대한 왕의 비답이 내려올 경우에는 왕세자가 이를 직접 받아서 예방승지에게 주면 예방승지가 비답을 읽어주었다.

왕세자는 정청계사를 올리기 전에 먼저 왕세자 단독 명의로 왕에게 상소를 올리고, 왕세자가 올린 상소에 대해 왕이 허락하지 않으면 2차, 3차에 걸쳐 상소를 다시 올렸다. 그러나 끝내 요청한 내용에 대해 왕이 허락하지 않으면 그다음 단계로 왕세자는 단독이 아닌 백관을 거느리고 정청에 나아가 왕에게 아뢰었다.

왕세자가 올린 정청계사로는 왕세자이던 순종이 고종에게 존호 가상을 요청하기 위해 올린 사례가 남아있다(『고종실록』 25년 1월 4일). 현재 그 실물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소장되어 있다.

    1. 00015981_그림1_1888년(고종 25) 1월 4일 왕세자(순종) 정청계사[재](庭請啓辭[再])

참고문헌

  • 이강욱, 『은대조례』, 한국고전번역원, 2012.
  • 이강욱, 「啓辭에 대한 考察-《承政院日記》를 중심으로-」, 『고문서연구』 37, 2010.
  • 조미은, 「조선시대 왕세자 대리청정기 문서 연구」, 『고문서연구』 36, 2010.
  • 조미은, 「조선시대 왕세자문서 연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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