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한(王可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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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전기에 사역원의 몽학에서 사용한 몽골어 교재.

개설

『왕가한(王可汗)』은 『경국대전』 「예전」 역과몽학조에 초시(初試) 사자(寫字)의 몽골어 출제서로 맨 처음에 등장하였다. 이 몽골어 교재는 1430년(세종 12)에 상정소(詳定所)에서 규정한 취재의 몽학서에는 들어 있지 않았다. 따라서 세종 이후에 추가된 몽골어 교재임을 알 수 있다. 1471년(성종 2)의 『조선왕조실록』 기사에 『왕가한』 등의 몽학서가 권질이 많기 때문에 외우기가 어려우므로 책을 보고 시험하기를 청하는 내용이 있어 당시에는 중요한 몽골어 교재였음을 알 수 있다(『성종실록』 2년 5월 19일). 『통문관지(通文館志)』 「과거(科擧)」 몽학팔책(蒙學八冊)조에는 조선전기의 사역원에 『왕가한』 등 모두 16책의 몽골어 교재가 있다고 기술되었다.

편찬/발간 경위

몽골인 아이들의 훈몽 교과서를 고려후기에 수입하여 복간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조선전기에 사역원에서 이를 계속해서 몽골어 학습서로 다시 편찬하여 사용한 것 같다. 왜란과 호란 이후에는 『몽어노걸대(蒙語老乞大)』·『첩해몽어(捷解蒙語)』 등 사역원에서 자체적으로 편찬한 몽골어 학습서와 바뀌었다.

서지 사항

원전이 전하지 않아 알 수 없다.

구성/내용

‘왕가한’은 칭기즈칸의 의부(義父)로서 몽골족 케레예드(Kereyed)의 족장 토고릴(Togoril)을 지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은 그의 일대기를 칭송한 책으로 보이나 원전이 전하지 않아 확실하지 않았다. ‘왕가한’은 ‘왕(王)’과 ‘가한(可汗)’을 합친 명칭으로 ‘가한’은 중국 북방민족들의 언어에서 제왕(帝王)을 뜻하였다. 칭기즈칸이 어렸을 때에 토고릴은 몽골족 가운데 강력한 추장(酋長)이어서 몽골인들이 그를 왕가한(王可汗)·왕한(王罕)으로 불렀다. 따라서 『왕가한』은 그의 일대기나 그에 관한 영웅적인 전설을 모은 책으로 보인다. 아마도 원대에 이 책이 몽골인의 동몽서(童蒙書)로 인정을 받아 고려와 조선에도 수입되어 몽골어 교재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전이 전하지 않아 확실한 것은 알 수 없다. 영웅에 관한 전설과 설화를 내용으로 한 몽골족의 훈몽서(訓蒙書)를 조선에서 수입하여 몽골어를 교육하는 데 사용한 예는 매우 많았다.

참고문헌

  • 정광, 『조선시대 외국어교육』, 김영사, 2014.
  • 한우근 외, 『역주 경국대전』(주석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6.
  • 小倉進平, 『朝鮮語學史』, 東京: 刀江書院, 1940.
  • M. Courant, Bibliographie Corèenne; Tableau littèraire de la Corèe contenant la nomenclature des ouvrages publiès dans ce pays jusqu’en 1890, ainsi que la description et l’annalyse dètaillèes des principaux d’entre ces ouvrages. 3 vols. Paris. 1894~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