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영문(延英門)

창덕궁승정원의 남쪽에 있는 문.

개설

연영문(延英門)은 태종대에 건립한 창덕궁에 있는 승정원(承政院)의 남문(南門)으로 그 액호(額號)는 1475년(성종 6)에 지어졌다. 연영문 안쪽으로는 승정원 외에도 선전관청(宣傳官廳)과 선정전(宣政殿)이 있어서 왕이 선정전에서 정무를 보거나 행례(行禮)할 때 거둥(擧動)하는 문으로 사용되었다. 특히 선정전에는 왕의 빈전(殯殿)이 꾸며지는 경우가 많아서 보위를 이을 세자는 선정전 바깥 여차(廬次)에 있다가 연영문을 나가 숙장문(肅章門)을 거쳐 인정문(仁政門)에서 즉위하였다.

연영문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광해군대에 재건되었고, 영조대에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다시 건립되었다. 일제 강점기에 창덕궁 개조 사업으로 훼철된 다음 현재까지 복원되지 않고 있다.

위치 및 용도

연영문은 창덕궁승정원의 남쪽에 있는 출입 및 의례를 위한 문이다.

변천 및 현황

태종대에 건립된 창덕궁의 많은 문들의 액호는 1475년에 정해졌다. 승정원의 남문인 연영문도 이때 지어졌다(『성종실록』 6년 8월 23일). 승정원은 창덕궁의 정전(正殿)인 인정전(仁政殿)의 동쪽에 있었다. 승정원 안쪽으로는 무관 왕명 전달 기구인 선전관청이 있었으며, 편전(便殿) 역할을 하는 선정전이 자리하였다. 즉 해당 영역은 왕이 상시 출입하는 곳으로 왕명(王命)이 나오고 전달되는 중요한 곳이었다.

연영문은 창덕궁 건립 때 작게 만들어졌다가 1504년(연산군 10)에 크게 개수되었다. 당시 승정원도 좁아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을 고민하였으나 적당한 곳이 없어 그대로 두고 연영문의 규모만 키웠다(『연산군일기』 10년 7월 7일). 이와 같이 규모가 커진 연영문은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었다가 1616년(광해군 10)에 다시 건립되었다.

연영문 안쪽의 선정전은 조선후기에 이르러 편전보다 왕이 훙서(薨逝)했을 때 빈전(殯殿) 또는 혼전(魂殿)으로 더 오래 사용되었다. 이로 인하여 편전의 역할을 희정당(熙政堂)이 대신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선정전이 빈전으로 이용될 때 사위(嗣位) 세자는 선정문(宣政門) 밖 여차에서 흉례(凶禮)를 치르기 때문에 즉위 시에 연영문과 숙장문을 거쳐 인정문으로 나아갔다. 이 과정을 보면 연영문은 매우 상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현종개수실록』 즉위년 5월 9일)(『숙종실록』 즉위년 8월 23일)(『영조실록』 즉위년 8월 30일).

1744년(영조 20)에 인정문에서 일어난 불로 인정문 좌우행각과 승정원 및 연영문이 소실되었다. 이 화재는 열성조의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가 모두 불타 버릴 정도로 심각하였다(『영조실록』 20년 10월 13일). 이때 소실된 연영문은 인정문 및 다른 행각과 더불어 곧바로 중건되었다.

연영문 밖은 영조 이전까지는 격쟁하는 곳이었지만, 영조 때 진선문(進善門)에 북을 설치하면서부터 격쟁법이 폐기되었다(『정조실록』 5년 7월 16일). 연영문 밖은 순조 이후 과거에 합격한 유생들을 시상하는 곳으로도 활용되었다.

형태

연영문의 형태는 1830년대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동궐도(東闕圖)」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정면 1칸, 측면 1칸 규모에 4개의 기둥을 세워 만든 사주문(四柱門)으로 좌우에는 행각이 연결되었다. 맞배 기와지붕으로 최고의 격식을 보이기 위하여 용마루에 양성바름을 하였고 용마루 좌우에는 용두를 설치하였다. 기둥은 붉은 칠을 하고 상부 가구재는 뇌록 가칠 단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동궐도」상에서 문짝은 확인되지 않는다.

관련사건 및 일화

창덕궁은 영조대 이전까지 수직이 허술하여 잡인의 출입이 잦았다. 1670년(현종 11)에는 도망 나온 말 한 마리가 금호문(金虎門)으로부터 진선문, 숙장문, 연영문을 거쳐 내반원(內班院) 소문(小門)까지 뛰어 들어오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하여 수문장, 입직당상, 낭청 등이 추고를 당하는 일이 있었다(『현종개수실록』 11년 8월 6일).

참고문헌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일성록(日省錄)』
• 『궁궐지(宮闕志)』
• 『내각일력(內閣日曆)』
• 『은대편고(銀臺便攷)』「동궐도(東闕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