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시성(安市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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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고구려와 당나라의 경계에 있던 산성.

개설

안시성은 고구려가 요하(遼河) 유역에 설치하였던 방어성들 가운데 전략적으로 요동성(遼東城) 다음으로 중요한 곳이었다. 안시성은 자연적으로 험준한 요새였으며 주변에 병기의 주원료인 철광석의 산지와 곡창지대가 있었다. 안시성의 방어는 요동 지역의 여러 성들을 방어하는 데 가장 중요했다. 645년(고구려 보장왕 4) 당나라 태종이 10만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에 쳐들어와 요하(遼河) 일대를 차례로 함락하고 안시성을 공격하였다. 안시성주는 군사와 주민들을 이끌고 당의 침략을 물리쳤는데, 이것이 유명한 ‘안시성 전투’이다.

위치 및 용도

고대사와 고고학적 연구 성과에 따르면, 안시성은 현재 중국의 요령성(遼寧省) 해성시(海城市)에 위치하고 있었다. 지리적으로 발해만과 가까워 해상 교통에 유리하며, 평원지대에서 산악지대로 들어가는 입구에 해당하기 때문에 군사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었다.

변천 및 현황

조선시대 안시성에 대한 인식은 시기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임진왜란 이전까지만 해도 고구려의 영토를 조선의 건국을 통해 대개 회복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구려의 주요한 지명들이 대개 한반도 안에 비정되고 있었다. 안시성 역시 평안도 용강현(龍岡縣)의 오석산(烏石山)으로 비정되었다. 그러나 선조대와 광해군대 후금의 위협이 고조되자 방어체제 정비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고구려의 영토에 대한 인식이 넓어지기 시작하였다. 조정 내에서 안시성 전투를 중심으로 고구려 기억이 활발히 재생되었고, 안시성의 위치도 압록강 너머 만주의 봉황성이나 요동 지방으로 비정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당시 안시성의 위치가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재인식된 것이 아니고, 고구려가 요동을 차지했다는 영토의식의 확산에 따라 변화한 것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요구된다.

철종 연간에 제작된 『동여도(東輿圖)』에 따르면, 의주부를 출발하여 압록강을 건너면 먼저 망우(望隅)를 거치고, 이어서 비석우(碑石隅)·마전판(馬轉阪)·금석산(金石山)·세포(細浦)·유전(柳田)·탕참(湯站)·사평(沙坪)·공암(孔岩)·상룡산(上龍山) 등을 거쳐 책문(柵門)에 도달하였다. 책문을 통과하면 다음으로 만나는 곳이 바로 안시성이었다. 안시성을 지나면 구책문(舊柵門)과 봉황성(鳳凰城)이 나왔다. 그러나 『동여도』에서 압록강 이북 지역은 지도 위에 정확한 위치를 표기한 것이 아니라 대략적인 경로만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안시성의 실제 위치를 책문 바로 인근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실제 안시성의 위치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조선시대에는 성에 대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만 안시성은 방어체제 정비에 대한 논의가 있거나, 국가적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자주 인용되는 사례였다. 임진왜란이 한창이던 1595년(선조 28)에 영의정유성룡(柳成龍)은 안시성주(安市城主)와 같은 인재를 뽑아 왜적에 맞설 것을 선조에게 호소하기도 하였다(『선조실록』 28년 6월 1일).

형태

현재 안시성으로 추정되는 영성자산성(英城子山城)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안시성의 구조를 추정하면 다음과 같다. 안시성은 본성(本城)과 외성(外城)으로 이루어진 산성인데, 외성은 본성의 서쪽에 접하여 구축되었다. 본성과 외성이 만나는 곳에는 치(雉) 형태의 각대(角臺)가 설치되었다.

성벽의 총길이는 본성이 3㎞ 정도이고, 외성과 합하면 총 4.5㎞ 정도이다. 본성에는 성문이 동서남북에 각각 4개가 설치되었는데, 평지와 연결된 서남문이 정문이다. 서남문지는 안쪽으로 들어간 옹문(甕門)의 형태를 하고 있으며, 문지 양쪽에는 높은 토벽이 판축의 기법으로 축조되어 있다. 서남문의 남쪽에는 계곡물이 흘러나가는 수구(水口)가 한 곳 있다. 성안에는 계단상의 대지가 여러 곳에 시설되어 있으며, 서벽 안쪽의 경사면에는 장대(將臺)가 남아 있고, 5곳 이상의 건물지 초석도 확인된다. 성안에는 수뢰(水牢)라고 부르는 돌로 쌓은 유적지가 세 곳 있다.

참고문헌

  •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 『동여도(東輿圖)』
  • 허태용, 『조선후기 중화론과 역사인식』, 아카넷, 2009.
  • 임직수, 「고구려 도성과 산성」, 『청구학술논총』5,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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