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민원(綏民院)

대한제국 시기에 여권 발급 업무를 담당한 궁내부 산하 기구.

개설

수민원은 1902년 11월부터 1년여간 여권 업무를 담당하기 위하여 궁내부에 설치된 기구이다. 수민원이 이렇게 빨리 폐지된 것은, 이미 외부에서 여권 관련 업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고종이 무리하게 여권 업무를 궁내부 산하 수민원에서 직접 담당케 했던 것은 하와이로의 노동 이민이 본격화된 것과 관련된다.

설립 경위 및 목적

수민원은 1902년 11월 16일 궁내부에 설치되었다. 외국 유학, 유람, 농업·공업·상업 관계 여행을 하는 본국인에게 여행권을 주고, 해당 여행자에 대한 단속 규정을 엄격히 정하는 일을 맡았다. 이와 같은 업무가 필요했던 것은 당시 하와이, 멕시코 등으로의 노동 이민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수민원의 설립은 하와이로의 이민이 본격화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02년 봄 주한 미국 공사 알렌(Allen, Horace N.)이 고종을 설득하여, 데슐러(Deshler, David W.)의 동서개발회사를 통해 하와이 이민자를 모집해 12월 첫 배가 제물포를 떠났다. 이때 수민원이 협조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직 및 역할

수민원은 궁내부 소속으로 칙임관인 총재, 부총재, 감독 1인씩, 주임관인 총무국장 1인, 참서관 3인, 판임관인 주사 6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또한 수시로 증감이 가능한 위원을 두었는데 주임관으로 대우한다고 하였다. 수민원의 역할은 우리나라 사람이 공부를 위해 또는 유람 및 농상공업 등의 일로 외국에 여행할 때 여행권을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이때 수민원은 단순히 여행권만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여행자를 관리하기도 했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노동자가 출국할 때 고용 계약 등을 얻지 못하고 무단으로 나가는 경우였다. 따라서 실제 출국이 이루어지는 각 항구에서 관리가 이루어졌다.

변천

1902년 11월 시작된 수민원의 활동은 1년을 넘기지 못했다. 1903년 10월 민영환은 수민원 총재직을 사직하였고, 수민원도 폐지되었다. 이처럼 수민원이 1년도 되지 않아 폐지된 것은, 애초 외부의 업무와 중복되었기 때문이다. 외부 관제에서도 이미 외국에 출입하는 자에 관한 사항, 해외 여권에 관한 사항, 외국에 있는 본국인에 관한 사항 등을 관할한다고 되어 있었다. 그 때문에 외부 대신이 궁내부 대신에게 항의하기도 하였다. 이에 고종은 여권 발급을 수민원에서 하되 외부와도 협조하라고 지시하여 일단 수민원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러나 결국 수민원의 여권 발급 업무는 중단되었다.

참고문헌

• 『한말근대법령자료집(韓末近代法令資料集)』
• 『관보(官報)』
• 웨인 패터슨 저, 정대화 역, 『아메리카로 가는 길: 한인 하와이 이민사, 1896~1910』, 들녘, 2002.
• 오연숙, 『대한제국기 고위관료층 연구: 의정부와 궁내부의 칙임관을 중심으로』, 단국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3.
• 정경원 외, 『멕시코·쿠바 한인 이민사』,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