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일기(西征日記)

1811년(순조 11) 홍경래의 난 때에 그 진압을 위해, 출정한 서정군의 좌초관방우정(方禹鼎)의 종군일기.

개설

『서정일기(西征日記)』는 1811년(순조 11) 홍경래의 난 때에 그 진압을 위해, 출정한 서정군의 좌초관방우정의 종군일기다.

방우정은 본관이 온양(溫陽)이고, 호는 휘재(暉齋)이다. 정조 때 무과에 급제하고, 1803년(순조 3) 주청사 겸 동지정사(奏請使兼冬至正使)심능건(沈能建)을 따라 청나라에 다녀왔다. 1811년에 홍경래(洪景來)의 난이 일어나자, 서정군(西征軍)의 좌초관(左哨官)으로 출전하여, 정주성(定州城) 함락에 공을 세웠다. 1816년 구례현감(求禮縣監)을 지냈으며, 뒤에 병조참판에 추증되었다.

저자는 대가 거둥시 호위병을 지휘하는 협련장의 직책에 있었는데, 홍경래가 거사를 한 뒤 훈련대장의 특천으로 서정군의 좌초관에 임명된 인물이었다. 서정군의 일원으로 실전에 참가하면서, 싸움의 양상, 체험, 견문, 의견을 매일 기록해 놓았는데, 순무사의 장계원문ㆍ대청조관계공문서 등과 관군의 부서, 적정, 포로의 처치, 관군 측의 진중에서 일어난 일들, 그리고 인근 수령들과의 서신왕래 등도 일일이 기록되어 있다.

서지 사항

203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영인본이다. 크기는 세로 21.3cm, 가로 15.0cm이며, 국립중앙도서관, 국사편찬위원회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1811년(순조 11) 12월 18일 홍경래(洪景來)가 난을 일으켜, 가산(嘉山)ㆍ곽산(郭山)ㆍ정주(定州)ㆍ선천(宣川)ㆍ용천(龍川) 등이 연이어 함락되자, 중앙 정부에서는 같은 해 12월 23일 정만석(鄭晩錫)을 관서위무사 겸 감진사(關西慰撫使兼監賑使)에 임명하였다.

그리고 다음날 24일에 이요헌(李堯憲)을 양서순무사(兩西巡撫使), 박기풍(朴基豊)을 순무중군(巡撫中軍), 서능보(徐能輔)ㆍ김계온(金啓溫)을 종사관(從事官)으로 임명하였다. 또한 순무영(巡撫營)을 금위영(禁衛營)에 설치하고, 서정군의 진용을 갖추었다. 이때 방우정(方禹鼎)은 대가(大駕)를 호위하는 협련장(挾輦將)으로 있었는데, 훈련대장의 특천으로 서정군(西征軍)의 좌초관(左哨官)에 임명되었다.

이 일기는 홍경래의 가산 기병 보고가 서울에 이른 다음날인 1811년 12월 22일에 시작되었다. 그리고 서정군이 정주성을 회복하고 개선해, 다음해 5월 초에 남대문으로 입성, 돈화문(敦化門)에 이르러, 대신(大臣) 이하 2품관 이상의 축하를 받고 귀가하는 데서 끝맺고 있다.

의의와 평가

이 일기는 실전에 참가한 방우정이 피아(彼我)의 동태와 체험ㆍ견문ㆍ의견은 물론 순무사의 장계원문(狀啓原文)과 대청조관계공문서(對淸朝關係公文書) 등 그날그날의 사건을 직필(直筆)로 기록한 것으로 홍경래난의 근본 사료라 할 수 있다. 특히, 『서정일기』는 관군의 부서(部署), 적정(賊情), 포로의 처치는 물론 관군 측의 실화(失火), 마병시취(馬兵試取), 군병호궤(軍兵犒饋), 담배 배급 등 진중에서 일어난 사소한 일과 부근 수령들과의 서간(書簡) 내왕 등이 일일이 기록되어 있다. 또한 필자 자신의 기탄없는 의견을 진술한 편지 내용 등은 다른 문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참고문헌

• 조용훈, 『홍경래(洪景來)』, 정음사, 1949.
• 장덕순, 『홍경래(洪景來)』, 한국의 인간상 2, 신구문화사, 1965.
• 현상윤, 『홍경래전(洪景來傳)』, 동아일보사, 1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