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귀감(三韓龜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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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려 말 조운흘(趙云仡, 1332∼1404)이 신라최치원(崔致遠)으로부터 고려 충렬왕 때 이제현에 이르기까지의 작품을 추려 엮은 한시집(漢詩集)이다.

개설

『삼한귀감(三韓龜鑑)』은 『삼한시귀감(三韓詩龜鑑)』이라고도 한다. 고려 말과 조선 전기에 벼슬한 조운흘이 최해(崔瀣, 1287~1340)가 엮은 『동인지문(東人之文)』 중에서 다시 선집(選輯)하였는데, 최해의 비점(批點)이 그대로 실려 있고, 현재 잔본(殘本)만 전하는 『동인지문』의 낙장(落張) 부분의 작품도 실려 있어, 이 책의 비중은 크다.

수록된 시는 신라의 최치원으로부터 고려 충렬왕 때까지의 작품으로 작자와 어수(語數)에 따라 분류하였다.

초간본(初刊本)은 현재 전하지 않고, 1566년(명종 21) 순천(順天)에서 간행한 중간본(重刊本)도 거의 남아 있지 않은 희귀본이다. 도서관 소장본은 권말 간기(刊記) 부분이 누락되었으나, 서체나 인쇄상태가 중간본보다 좋은 선본(善本)으로 연구 가치가 인정된다.

편찬/발간 경위

『삼한시귀감』은 고려 말기의 문인인 최해가 점을 찍고, 조운흘이 정선한 시선집으로, 신라최치원에서 충렬왕 때 이제현에 이르기까지 모두 64가(家: 반복의 경우를 제하면 45가) 247수를 시체(詩體)와 작가에 따라 분류한 것이다. 목판본 3권 1책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초간본은 현재 전하지 않고, 출간의 경위도 알려져 있지 않다. 1566년(명종 21) 순천에서 새긴 중간본이 전하고 있으나, 역시 서발이 없어 자세한 편찬경위는 알 수 없다. 성현(成俔)의 용재총화에도 본서에 언급한 바 있고, 일본에서도 1698년(숙종 24) 우리나라에 유통 중이던 중간본을 고쳐 간행되어 널리 읽혀졌을 정도로 평판이 높았다고 한다.

이 책이 언제 편찬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조우흘의 행적으로 미루어 볼 때 공민왕 23년(1374) 전법총랑(典法摠郞)을 사직한 뒤, 상주 노음산(露陰山) 아래에 은거생활하며, 석간서하옹(石磵棲霞翁)이라 자처하고, 기우도찬(騎牛圖贊)과 석간가(石磵歌)를 지어 방외(方外)에 뜻을 둘 무렵인 것으로 짐작된다.

『삼한시귀감』은 상·중·하 3권 1책으로 되어 있으며, 시가(詩家) 45명의 시 206제(題) 247수(首)가 수록되어 있고, 전체가 145면 밖에 되지 않는 단촐한 시선집이다. 이를 각 권별 시체별로 분류하면 권상(卷上)에 오언고시 32수, 오언율시 41수, 오언절구 18수, 권중(卷中)에 칠언율시 43수, 칠언절구 89수, 권하(卷下)에 칠언고시 24수를 수록하고 있다.

시는 유형별로 나누어 수록하였는데, 각 권별로 수록된 시체와 그 순서는 권상에 오언고시 32수, 오언율시 41수, 오언절구 18수, 권중에 칠언율시 43수, 칠언절구 89수, 권하에 칠언고시 24수를 수록하고 있다.

서지 사항

3권 1책(40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필사본이다. 크기는 33×22.8cm이며, 서울대학교 도서관, 일본 국회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작가는 45명, 작품은 247수를 수록했다. 각권 앞에 “졸옹(拙翁) 최해 비점, 석간(石磵) 조운흘 정선”이라고 해 비점을 한 사람과 시를 뽑은 사람을 밝혀 놓았다. 그런데 최해는 조운흘보다 앞선 시대 사람으로 이 책은 우리나라 시 작품을 선집한 최해의 『동인지문오칠(東人之文五七)』을 대본으로 해서, 조운흘이 뽑았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 나온 『동문선(東文選)』·『청구풍아(靑丘風雅)』·『기아(箕雅)』·『대동시선(大東詩選)』 등은 대개 이 책을 참고로 해 상당량의 작품을 수록했다. 신라·고려 시대의 주요작품을 선집했으므로, 한시사(漢詩史)를 이해하는 데 길잡이 구실을 한다. 서문이나 발문이 없어서 편찬 시기와 동기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1374년(공민왕 23) 조운흘이 벼슬을 그만두고, 은거한 이후 편집한 것으로 짐작된다.

초간본은 여말선초 무렵에 간행된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전하지 않으며, 1566년(명종 21) 순천에서 간행된 중간본이 전하고 있다. 각 권의 시 유형별 구성을 살펴보면, 상권에는 5언고시·5언율시·5언절구, 중권에는 7언율시·7언절구, 하권에는 7언고시를 각각 수록하고 있다. 대체로 5언시에 비해 7언시를 많이 뽑았으며, 그 가운데에서도 7언절구를 가장 많이 실었다. 시인의 성명 앞에 관작을 밝혔으며, 주요작가의 경우에는 전기적 사항을 간략하게 첨부했다.

비중 있는 작가로 뽑힌 사람을 순서대로 들면, 김극기(金克己)·이인로(李仁老)·최치원·이규보(李奎報)·임춘(林春) 등이다. 인용된 시 가운데 빼어난 구절에는 『동인지문오칠』에서 뽑은 최해의 비점을 표시해놓았으며, 간혹 편자 자신의 견해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처럼 표현방식과 조어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 작품 위주로 선집했기 때문에 ‘나·려시사(史)’에서 중요하게 취급될 시인이 빠지기도 했다. 예컨대 신라 4대 시인 중 1명으로 꼽히는 최승우(崔承祐), 고려의 대표적 시인이라고 할 수 있는 오세재(吳世才)·김양경(金良鏡) 등이 누락되어 있으며, 승려의 작품은 1편도 싣지 않았다. 현재 전하는 중간본에는 작자· 제목· 구절 등에 오자가 많아 다른 저작물과 대조· 교감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의의와 평가

이 책은 고려 말 최해가 비점을 찍고, 조운흘이 정선한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시선집으로 그 가치가 있다.

참고문헌

  • 김대중, 「『삼한시귀감(三韓詩龜鑑)』 소재(所載) 최해(崔瀣)의 평점비평 연구」, 『한국문화』 제61집,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2013.
  • 송창한, 「최해의 斥佛論에 대하여-送僧禪智遊金剛山序를 중심으로-」, 『대구사학』 제38집, 대구사학회, 1989.
  • 유성준, 「<明詩綜> 所載 高麗 文人詩 考」, 『중국학연구』 제21집, 중국학연구회, 2001.
  • 유호진, 「고려후기 사대부 한시에 나타난 정신지향에 대한 연구-이제현, 안축, 최해를 중심으로」,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03.
  • 정경주, 「拙翁 최해 文學의 역사적 성격」, 『한국문학논총』 제11집, 한국문학회, 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