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운성휘(三韻聲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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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1년(영조 27) 홍계희(洪啓禧)가 『삼운통고(三韻通考)』·『사성통해(四聲通解)』·『홍무정운(洪武正韻)』 등의 기존 운서를 참고로 하여 지은 운서(韻書).

개설

『삼운성휘』는 1751년(영조 27) 홍계희가 운학에 밝은 전적(典籍)정충언(鄭忠彦)의 도움을 받아 편찬한 운서이다. 처음에는 김재로(金在魯)가 『삼운통고(三韻通考)』를 바탕으로 그 내용을 개정하려고 계획하였으나, 홍계희에게 이 개정 사업을 부탁했다고 하며, 영조의 명령으로 비각에서 간행되었다. 상ㆍ하권 2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보편인 『삼운성휘보 옥편』 1책이 있다.

『삼운성휘』 상권은 「삼운 성휘서」 2장, 「범례」 2장, 「홍무운 자모지도」 1장, 「언자 초중종성지도」 1장, 목록 2장과 본문 60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삼운성휘』 하권은 ‘肅(숙)’으로 시작하여 ‘洽(흡)’으로 끝난다. 『삼운성휘』에서는 한국 한자음(동음)과 중국 한자음(화음)을 각각 다른 기준에 따라 한글로 병기하였다. 중국 한자음은 『홍무정운』의 자모를 기준으로 하여 모두 『사성통해』의 한글로 표기한 음을 따랐다. 한국 한자음을 한글로 표기한 다음 그 밑에 중국 한자음을 제시하였다.

편찬/발간 경위

홍계희가 쓴 발문에 따르면 “자음에 중점을 두어 ‘삼운성휘’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병인년(丙寅年 : 1746년) 겨울 유신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간행하라는 명령이 있었다.”고 전한다. 이 당시 홍계희가 『삼운성휘』를 간행할 때 수찬(修撰)홍익삼(洪益三)은 이 책의 완성도가 높다면서 작업이 완료된 후에는 간행할 것을 건의하여 영조의 윤허를 받았다.(『영조실록』 22년 11월 8일)

서지 사항

총 3책으로 되어 있으며, 목판본이다. 책의 크기는 세로 31.7㎝, 가로 20.1㎝이고, 지질은 한지이다.

1751년(영조 27) 원간본에는 ‘신미계하(辛未季夏) 운각개판동(芸閣開板冬)’이라는 간기가 적혀 있다. 이본으로는 1769년(영조 45) ‘을축계추(乙丑季秋) 완영개판(完營開板)’, ‘을축초추(己丑初秋) 영영개판(嶺營開板)’ 등이 있다.

현재 장서각과 세종대왕기념관 등에 보관되어 있다.

구성/내용

『삼운성휘』 상권에는 1751년(영조 27) 당시 영의정이던 김재로가 쓴 서문이 있다. 이 서문에는 그가 사역원(司譯院) 제조(提調)가 되어 『삼운통고』를 가지고 글자마다 중국 음과 우리나라 음을 기록하여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같고 다름을 잘 알게 하려고 하였지만, 직무에 바빠 그대로 두었는데 나중에 홍계희에게 저술을 부탁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삼운성휘』의 표제자 뜻풀이는 대부분 『증보 삼운통고』와 같으나 가끔 자세하게 풀이한 경우도 있다. 우리 한자음이 혼란한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여, 일부 현실음도 개정한 규범음으로 표시했으며, 입성을 부록으로 처리하여 책의 끝부분에 붙였다.

『삼운성휘』 보편인 『옥편』은 자획 순서로만 되어 있는데, 한글로 음을 기술하지는 않았다. 18세기에 사용했던 한글의 자모 수를 보여준다. 표제자의 뜻풀이는 간단하게 하였고, 그 배열는 정음의 자모 순서에 따라 배열하였으며, 최세진(崔世珍)의 『운회옥편』과 『사성통해』처럼 고야왕(顧野王)의 『옥편』의 내용을 따랐다고 한다.

『삼운성휘』 서문에서는 이 책에서 채택한 발음 기준을 설명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 음은 『홍무정운』을 주로 따르되, 『사성통해』에서 한글로 주음한 음을 따랐다. 둘째, 우리나라 음은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중국 음대로 적되 한글 자모 순서로 하고 7음 즉 ‘아음, 설음, 순음, 치음, 후음, 반설, 반치음’과 어긋나지 않는 것은 그대로 두었다. 셋째, ‘순경음, 정치음, 반치음, 후음의 전청음, 아음’의 ‘불청불탁음’은 우리나라에서 발음하기 어려운 자음들이어서, 각각 하나의 음 안에서 발음이 가까운 것끼리는 합쳤다. 넷째, 중성이 다른 것 역시 모두 중국 음을 표준으로 하여 바로잡았다. 다섯째, 글자 음은 우리 음을 반드시 먼저 크게 쓰고 중국 음을 나중에 썼다. 여섯째, 한편 한글 자모 ‘초성, 중성, 종성’을 그림으로 그려, ‘언자 초중종성지 도’로 설명하였다. 입성은 부록으로 책의 끝부분에 수록하였다. 한글 자모는 『훈민정음』의 예의에 있는 한자를 이용하여 초중성을 설명하였고, 8종성은 『훈몽자회』 범례의 ‘초성 종성 통용 팔자(初聲終聲通用八字)’에 나온 한자로 설명하였다. 그림에서 한글 자모의 배열 순서를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 ㅣ ·’로 정하였다. 그리고 다른 모음 다음에 결합하여 중모음을 만드는 ‘ㅣ’를 중중성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한글 자모의 수를 25 개로 하고, 주에서 『훈민정음』의 ‘ㅇ’과 ‘ㆆ’을 ‘속(俗)’에서 ‘궁(窮)’과 합해지고, ‘웅(熊)’은 ‘ㅅ’과 ‘ㅇ’의 간음이라고 하였다.

의의와 평가

이 책은 두 가지 점에서 크게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첫째, 자모 배열 차례의 특색과 합중성(合中聲)과 중중성(重中聲)을 새로 말한 것이다. 초성의 두 가지 구별, 즉 종성에 쓸 수 없는 것과 쓸 수 있는 것을 언급한 것은 최세진의 『훈몽자회』 범례와 같지만, 그 자모의 수에서는 ‘ㅇ’과 ‘ㆆ’은 ‘ㆁ’과 합하고, ‘ㅿ’음은 간음으로써 말에 안 쓰기 때문에 폐하니 결국 『훈민정음』에서 17개의 초성이 14개로 줄었다. 둘째, 자모의 배열 순서가 『훈민정음』이나 『훈몽자회』와도 다르고 반절과도 다르다. 또한 합중성이나 중중성도 『훈민정음』 본문 28자에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훈민정음』 해례 ‘종성해’에 이미 규정하여 써오던 것을 새로 이름을 붙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더불어 이 책은 한자음에 대한 올바른 국어 발음을 제시하려 했을 뿐만 아니라, 한글 자모의 배열이나 용례에서 새로운 언급을 하여, 국어사적으로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

참고문헌

  • 『세종실록(世宗實錄)』
  • 강신항, 『한국의 운서』, 탑출판사, 2000.
  • 유창균, 『신고 국어학사』, 형설출판사, 1969.
  • 이승자, 『조선언어연구』5, 천지, 1999.
  • 정경일, 「조선시대의 운서 이용 양상」, 『한국어학』17-1, 한국어학회, 1998.
  • 하혜정, 「조선조 운서의 독자성 연구」, 중앙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