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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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전기 일반 백성들의 교화를 위하여 조정에서 발행한 유교적 도덕 교화서.

개설

세종(世宗) 때 백성들을 교화하기 위해 간행된 일종의 윤리서로, 효자, 충신, 열녀 각각 110명의 행적을 수록하였다. 행적을 묘사한 그림이 함께 수록되었다는 점이 특징이며, 이후 조선시대 내내 복간되거나 개수, 증보되어 꾸준히 간행되었다.

편찬/발간 경위

1428년(세종 10)에 진주에 살던 김화(金禾)라는 자가 아버지를 죽이는 사건이 발생하였고, 이 문제에 대해 경연에서 논의를 하다가 판부사(判府事)변계량(卞季良)이 중국의 서적인 『효행록(孝行錄)』을 널리 반포하자는 건의를 하였다. 세종은 그 건의를 받아들이되, 더 나아가 기존의 효행자 기록에 20여 명의 기록을 더하고, 고려 및 삼국시대의 사람 중에서 효행이 뛰어난 사람들의 행적을 수집하여 책에 포함시키라는 명을 내렸다.(『세종실록』 10년 10월 3일) 사실 이것은 『삼강행실도』가 아닌 『효행록』 제작에 대한 명이었는데, 최초의 계획이 변경되어 『삼강행실도』 제작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삼강행실도』의 실질적인 제작 기간은 약 1년이 걸린 것으로 보이는데, 1432년(세종 14) 집현전(集賢殿)에서 『삼강행실도』를 편찬하여 왕에게 바쳤다는 것이 최초의 기록이다.(『세종실록』 14년 6월 9일) 1481년에는 효자도, 충신도, 열녀도 각각 110명을 수록했던 것을 각기 35명으로 추려 3권 1책의 언해본을 간행하기도 하였다.

서지 사항

『삼강행실도』는 3권 3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부산대학교 도서관, 성암고서박물관, 고려대학교 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으며 수많은 이본 및 필사본이 존재한다.

구성/내용

중국과 동국, 즉 한반도에 살았던 효자, 충신, 효녀를 각각 110명씩 추려 한문으로 된 설명과 시찬(詩贊)을 붙여 그들의 행적을 서술하고 칭송하였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도(圖)’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문자보다는 그림 중심의 책이라는 점이다. 책의 발간 목적 자체가 글자를 모르는 일반 백성들까지 이 책을 보고 유교적 도덕 가치로 감화 및 교화시키기 위함에 있었으므로, 한 면의 그림에 효자, 충신, 효녀의 행적을 묘사하였다. 한 면에 모든 이야기를 넣어야 했기 때문에 등장인물이 중복되어 묘사된 경우도 있는데, 그럴 경우 산이나 구름 등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구분하였다. 이 그림을 그린 화공의 정확한 명단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당대 최고의 화공들이 투입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발문은 정초(鄭招)가 작성하였고, 서문은 권채(權採)가 작성하였다.

의의와 평가

조선 전기인 세종 때에 간행된 이 책은, 영조(英祖) 때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복각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책을 기반으로 추가하고 편집하여 성종(成宗) 때에 『삼강행실도』 언해본, 중종(中宗) 때에 『속삼강행실도(續三綱行實圖)』와 『이륜행실도(二倫行實圖)』, 광해군(光海君) 때에 『동국신속삼강행실도(東國新續三綱行實圖)』, 정조(正祖) 때에 『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 등을 간행하기도 하였다.

이 행실도류를 편찬하고 보급하는 것은 명분론적 윤리와 가부장적 윤리를 하층민들에게까지 전파하기 위함이었다. 즉,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 분명한 책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조선시대 내내 이런 행실도류의 책은 꾸준히 간행되었고, 그 간행 규모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중종 때에는 2,940질이 인쇄될 정도였다.

이 책을 통해 조선 전기부터 진행된 조선왕조의 유교화 작업을 들여다볼 수 있으며, 각 행실도를 비교해보면 그 유교화 과정과 논리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형법과 민법 등의 통치제도의 미비한 점을 개인의 윤리적 삶을 통해 보완하려 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조선시대의 전형적인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이런 종류의 책이 간행되던 정황들을 살펴보면, 행실도를 간행한다는 행위 자체가 당대 왕이 백성의 교화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를 과시하는 하나의 정치적 행위였음도 알 수 있다. 또 각종 언해본을 비교함으로써 한글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국어사 연구에서 중요한 텍스트로 다뤄지기도 한다.

참고문헌

  • 『세종실록』
  •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자료실(http://e-kyujanggak.snu.ac.kr)
  • 강명관, 『열녀의 탄생』, 돌베개, 2009.
  • 주영하 외 4명, 『조선시대 책의 문화사』, 휴머니스트, 2008.
  • 김훈식, 「<삼강행실도> 보급의 사회사적 고찰」, 『진단학보』 85, 진단학회, 1998.
  • 홍윤표, 「<삼강행실도>의 서지 및 국어사적 의의」, 『진단학보』 85, 진단학회,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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