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환곡(社還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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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4년 갑오개혁 때 사환제를 실시하면서 진휼을 위하여 마련한 곡식.

개설

1894년 갑오개혁기에 환곡에 대한 전반적인 개혁 방안이 논의되었다. 이에 따라 이듬해 주무 부처인 탁지아문에서「사환조례(社還條例)」를 만들어 사환제(社還制)를 실시하였다(『고종실록』 32년 윤5월 26일). 이에 따라 기존의 환곡을 정리하여 사환곡을 만들었다. 사환곡은 진휼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었고 민간에서 직접 운영하였다. 이자도 낮았으므로 환곡의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운영에서는 관의 영향을 받았으며 혜민원(惠民院), 탁지부 등에 귀속되는 등 변동이 있다가 한일병합이 이루어지는 1910년을 기점으로 완전히 소멸되었다.

제정 경위 및 목적

사환곡은 갑오개혁 때 환곡에 대한 전반적인 개혁 방안이 논의되면서 만들어졌다. 여러 폐단을 낳았던 기존의 환곡을 정리하고 본래의 환곡 모습으로 돌아가 가난한 백성을 진휼하는 목적으로 사환곡을 사용하였다.

내용

사환곡이라는 용어는 1894년 이전에도 몇 차례 보였다. 1867년(고종 4) 사창제가 실시되면서 사창환곡을 사환곡으로 부르기도 하였다. 그리고 1880년대 함경도·경상도에서도 사환곡을 마련하여 이전의 사창제와 달리 사환제를 부분적으로 실시하였다. 곧 함경도에서는 1883년(고종 20) 계미사례(癸未事例) 이후 환곡이 영구히 정지되고 동시에 흉황에 대비하기 위하여 별도의 사환곡이 설치되었다. 이를 민간의 향도(鄕徒)와 두민(頭民)들이 수납하게 하고 관속(官屬)들은 절대 간여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경상도에서는 1886년(고종 23) 전체 환곡의 수 900,000여 석 가운데 20,000석을 사환곡으로 만들어 민에게 분급하였다.

1894년에는 이 같은 부분적인 환곡 개정의 흐름을 이어받아 전반적인 개혁으로서의 사환제를 실시하였다. 이때 사환곡은 그동안 아문마다 설치되었던 환곡을 정리하여 마련하였다. 사환곡은 진휼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규정되었으므로, 본래 환곡의 형태로 되돌아갔다고도 볼 수 있다.

사환곡은 전국적으로 설치되었지만 설치 방법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었다. 대체로 그때까지 남아 있었던 각종 환곡을 이용하였는데, 지역에 따라서 새로 읍민에게 부담시켜 마련하기도 하였다. 사환곡의 액수는 자료를 통하여 추산하면 전국을 합하여 모두 200,000석 정도였다. 군별 액수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큰 군은 2,000석 정도였으며 작은 군은 100~200석에 지나지 않았다. 전국의 환곡 총액이 10,000,000석에 이르렀던 이전의 환곡과는 액수에서 큰 차이가 있지만 당시 환곡이 거의 무너진 상황에서 이러한 액수를 마련하는 것도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사환곡의 운영 방식은 빈민이 자력으로 지탱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빌려주도록 되어 있었다. 납부의 방법은 수년 간 나누어 갚는[排年納還] 방법과 그해 안으로 갚는[限歲內納還] 방법이 있었다. 또한 ‘대출할 때는 가까운 곳에서 먼 곳으로, 납부할 때는 먼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라는 원칙을 세워 농민에게 편하도록 하였다. 사창은 공의에 따라 사수(社首) 1명과 수창(守倉) 1명을 뽑아 운영하도록 하였다. 사환곡의 이자인 모조(耗條)는 1석당 쌀 5승씩으로 하여 사수와 수창의 급료와 잡비, 손실된 곡식을 보충하는 데에 이용하였다. 사환곡은 더 이상 정부의 재정을 보충하는 데 이용되지 않았으므로 이전 환곡제나 사창제보다 이자율이 훨씬 낮았다.

변천

사환곡은 운영하는 과정에서 줄어들었고 본래 목적과는 달리 중앙의 필요에 따라 끌어 쓰기도 하면서 더욱 줄어들었다. 정부에서는 1901년 혜민원을 설치하여 전국의 사환곡을 관리하도록 하였다가(『고종실록』 38년 10월 9일) 1904년 혜민원을 혁파하면서 다시 탁지부에서 관리하도록 하였다(『고종실록』 41년 1월 11일). 그 뒤 일본에 합병되는 1910년을 기점으로 하여 사환곡은 완전히 소멸되었다.

참고문헌

  • 『일성록(日省錄)』
  • 『주본(奏本)』
  • 『공문편안(公文編案)』
  • 『의안(議案)』
  • 김용섭, 『(증보판)한국 근대 농업사 연구(하)』, 일조각, 1988.
  • 송찬섭, 『조선 후기 환곡제 개혁 연구』, 서울대학교 출판부,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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