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규교정소(法規校正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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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9년 대한제국기 전장(典章) 법률을 개정하기 위해 설치한 특별 임시 관청.

개설

1899년 6월 의정부 산하에 설립된 법규교정소는 국정에 관한 모든 법률과 법규를 개정하는 역할을 맡았다. 법규교정소는 의정부 각 부의 대신과 협판, 중추원 의관 등이 참여한 기구이며 임시로 설치된 초정부적 기구였다. 1899년 8월 대한국법제를 제정하여 황제의 권한과 위상을 높였다. 이후 별다른 법 제정을 이루지 못한 채 1902년 3월 폐지되었다.

설립 경위 및 목적

1897년 4월 이후 고종은 교전소(校典所)를 설립하여 조선장정(朝鮮章程)을 제정하려고 했으나 정체(政體) 개혁 문제와 맞물려 지체되었다. 1898년 10월 이후에는 중추원을 비롯한 권력 구조의 개편을 둘러싸고 독립협회와 대한제국 정부 간에 심각한 갈등이 초래되었다. 결국 고종과 측근 세력들은 1898년 12월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를 해산시키고 본래의 전제정체(專制政體)를 고수하는 방향으로 후퇴하였다. 고종은 1899년 자신의 구상에 따라 대한제국의 법령과 전장을 제정하려고 하였다. 이를 위해 고종은 1899년 6월 23일 의정부 산하에 교정소(校正所)를 설치하였고, 7월 2일 기관 이름을 법규교정소로 바꾸었다. 이전 교전소의 기능과 역할을 대체하는 기관이었다.

조직 및 역할

법규교정소에는 1899년 7월 5일 총재로 의정부 의정윤용선(尹容善)을 비롯하여 의정관으로 중추원 부의장서정순(徐正淳), 궁내부 대신이재순(李載純), 궁내부 특진관조병호(趙秉鎬)·윤용구(尹用求), 학부 대신민병석(閔丙奭), 의정부 찬정권재형(權在衡), 군부 협판주석면(朱錫冕), 전권공사성기운(成岐運), 한성부 판윤김영준(金永準) 등이 임명되었다. 위원에는 법부 법무국장, 중추원 의관, 군부 대신관방장 등이 임명되었으며, 주사에는 각 부의 주사가 임명되었다.

법규교정소는 의정부 각 부의 대신과 협판, 중추원 의관 등이 참여한 초정부적인 기구였다. 1899년 8월 1일에는 의정관으로 의정부 찬무 르장드르([李善得], LeGendre, C. W.), 철도 감독 브라운([柏卓安], Brown, J. M.), 종2품 그레이트하우스([具禮], Greathouse, C. R.) 등 3인을 포함시켰다.

법규교정소는 이전의 교전소와 비슷하게 모든 법률과 규정을 개정하는 정책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박정양 등 개혁 관료와 윤치호 등 독립협회 계열을 배제하였다는 점에서 황제권의 강화와 보수적인 법제 개정을 추구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법규교정소는 임시로 설치된 기구이면서도 의정부의 상위에 서는 초정부적인 권력 기관이었다.

1899년 7월 17일, 주임관·판임관 시험과 임명 규칙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으므로 교정소에서 다시 개정하도록 하였다. 각 부에 공문을 보내 1895년 4월 1일 이후로는 법률 개정의 범위를 넓혀서 칙령과 법률 장정, 각 부령을 자세하게 수록하여 법규교정소로 보내라고 요청하였다.

법규교정소는 1899년 8월 17일 ‘대한국국제(大韓國國制)’를 반포하였다. 총 9개 조항에서 황제는 무한한 군권(君權)을 향유하며 군대의 통수권과 법률 제정권, 행정권, 관료 임명권, 외교권 등을 가졌다. 이제 황제는 대한제국의 통치권 전체를 행사하는 절대군주로 규정되었다. 국제(國制)는 황제의 절대권한만 규정하였고 이를 위로부터 조서와 명령을 통해서 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흠정(欽定)의 법전(法典)에 그치고 말았다. 이후 더 이상의 헌법 조항은 마련하지 않았다. 대한국국제 제정 당시 『독립신문』은 법규교정소가 현재 법률의 개혁을 위해 민법을 함께 제정할 것을 기대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변천

1899년 8월 이후 법규교정소는 제반 법률의 제정 기능을 일부 분담하는 형태로 설치되었다. 그러나 그마저 별다른 법령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1902년 3월 16일 의정부에 다시 합쳐지면서 폐지되었다.

참고문헌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일성록(日省錄)』
  • 『교전소일기(校典所日記)』
  • 『대한계년사(大韓季年史)』
  • 『속음청사(續陰晴史)』
  • 『관보(官報)』
  • 『독립신문(獨立新聞)』
  • 『일본외교문서(日本外交文書)』
  • 국사편찬위원회, 『주한 일본공사관 기록』1~40, 국사편찬위원회, 1986~1994.
  • 송병기·박용옥·박한설 편저, 『한말근대법령자료집』1~4, 국회도서관, 1970~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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