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노(班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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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이 소유한 사노비 가운데 사내종.

개설

반노비(班奴婢)는 공식적·법적 용어가 아니라 양반이 소유한 노비를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용어이다. 주로 호구 단자에서 노비의 부모를 양인(良人)·사노비(私奴婢)·반노비 중 하나로 지칭할 때 쓰이며, 반노비 중 사내종이 반노(班奴)이다. 호구 단자에 쓰인 용어 중 사노비는 타인 소유의 노비로, 반노비는 자기 소유의 노비로 풀이하는 견해도 있다.

내용 및 특징

반노비가 주로 기록되어 있는 것은 호구 단자·준호구 등 호구 관련 자료이다. 호구 단자의 경우 노비 이름과 나이에 이어 부모의 이름과 그들의 존재 유형을 기록하는데, 부(父)를 반노, 모(母)를 반비로 기록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사노(私奴)·사비(私婢)로 기록할 때와 대비된다. 자기 호에 등재되는 노비의 부모가 자기 소유의 노비일 경우 반노·반비로, 타인 소유의 노비일 경우 사노·사비로 기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양천교혼(良賤交婚)으로 낳은 소생을 노비로 만들어 소유하기 위한 노비 주인의 의도로 반노비 용어가 쓰였다는 견해도 있다. 양반가의 사내종이 양인 여성과 혼인할 경우 노비 주인이 자신의 호구 단자에 양인 여성을 반비로 기록하고, 그 소생을 자기 소유로 등재한다는 것이다(『숙종실록』 4년 4월 2일). 이는 공천(公賤)·사천(私賤)의 양처(良妻) 소생은 모역(母役)을 따른다는 법에 대한 노비 소유주의 대처 방식의 하나였다. 노주의 입장에서 반비를 통한 그 소생의 노비화에 뜻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변천

반노·반비의 용어는 주로 17~18세기에 쓰였으며, 가문에 따라 19세기 초까지 호구 단자에 이들 용어를 사용하였다. 17세기에는 반호(班戶)·반가(班家)·반촌(班村) 등 양반을 지칭하는 ‘반(班)’자가 보편적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그들이 소유했던 노비를 일반적으로 반노비로 부르게 되었다. 그러나 19세기에 오면 어머니가 양인이면 그 자녀도 양인이 되는 종모종량법(從母從良法) 등이 유명무실해지고 한편으로는 신분제 해체가 진행되면서 반노비로의 기록이 의미를 잃게 되어 반노·반비 호칭이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참고문헌

  • 김용만, 『조선시대 사노비 연구』, 집문당, 1997.
  • 김용만, 「조선 후기 사노비에 관한 일연구: 양반가 고문서 분석을 통하여」, 『교남사학』2, 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