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수(東文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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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 전기에 김종직(金宗直)이 신라시대 이후부터 조선 초기까지의 명시문을 모아 편찬한 문장선집이다.

개설

원본은 국립중앙도서관 소장이고, 10권 3책으로 된 필사본은 규장각에 있고, 신종호(申從濩)의 발문이 들어 있다. 원래 성삼문(成三問) 등 집현전 학자들이 역대의 문장을 뽑아서 편집하여, 『동인문보(東人文寶)』라는 책을 편찬하다가 완성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구(舊) 규장각에 비장되었던 것을 김종직이 다시 증수·개편하여 간행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조선 전기의 문장을 추가하여, 1488년(성종 19)에 신종호가 재편하였다. 김종직은 지나치게 변화한 것을 버리고 규범이 짜인 글을 중심으로 하여 수록하였으므로, 한문학의 전모를 보이는 것으로는 좀 빈약하다는 결점이 있다.

편찬/발간 경위

이 책은 조선시대 김종직이 신라시대부터 조선 초기까지의 시문 중에서 명시문을 모아 엮어 편찬한 문장선집이다. 집현전원편(集賢殿原編)·김종직 편·신종호재편(申從濩再編)으로 되어 있으며, 원래 성삼문 등 집현전 학자들이 우리나라 역대의 문장을 뽑아서 편집하여, 『동인문보』라는 책자를 편찬하다가 완성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구(舊) 규장각에 비장되었던 것을 김종직이 다시 증수, 개편하여 간행하였다. 또한 이것을 바탕으로 조선 초기의 문장을 더 추가하여 1488년(성종 19)에 신종호가 재편한 것이다.

김종직은 소년시절부터 가학(家學)으로 독실하게 공부하여, 약관에 벌써 문명(文名)을 떨쳤으며, 시와 문에 있어서는, 당대의 독보적인 존재였다. 당시 서거정(徐居正)이 비록 문형(文衡)을 쥐고 있기는 하였지만, 서거정이 가장 두려워하는 적수였으며, 서거정이 관료적인 문학가였음에 비하여 김종직은 선비문학자로 일평생 덕행·문장·정치의 세 가지 일을 엄수한 문인이었다.

이 책에서 김종직은 지나치게 번화한 것을 버리고, 규범이 짜인 글을 중심으로 하여 수록하는 태도를 취하였다. 통일신라 이후 고려와 조선 초기까지의 한문학을 일단 정리해 보았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으나, 한문학의 전모를 보여주는 것으로는 너무 빈약하다는 결점이 나타나 있다. 이에 대하여 성현(成俔)은 『용재총화(慵齋叢話)』에서 김종직은 화려한 문장을 싫어하였기 때문에 온화한 문장만을 뽑은 것이 결점이라고 비난하였으나, 권응인(權應仁)은 『송계만록(松溪漫錄)』에서 “『동문수(東文粹)』에 선택된 문장은 매우 정선된 것이다.”라고 평하였다.

서지 사항

10권 3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목판본이다. 사주단변(四周單邊)이고, 반곽(半郭)은 21.2×14.6cm이다. 9행 17자의 주쌍행(註雙行), 혼입흑구(混入黑口), 내향흑어미(內向黑魚尾), 간혼이엽화문어미(間混二葉花紋魚尾)를 갖추고 있고, 크기는 31.2×19.8cm이며, 국립중앙도서관,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이 책은 본래 성삼문 등 집현전 학자들이 우리나라 역대 70여 문사(文士)들의 문장을 발췌하여 1차로 완성되었는데, 그 후 정조 때 규장각에 비장되어 오던 중 많은 부분이 일실(逸失)되었다. 뒤에 김종직이 이들 잔편(殘篇)을 모두 모으고, 여기에 당대(當代)의 문장을 첨가하여 2차로 증수 개편하였다.

권말에는 이러한 경위를 알 수 있는 신종호의 발문(跋文)이 있는데, 이 발문에 의하면, 김종직은 조탁(彫琢)을 가해 공교롭기만을 추구하거나, 비뚤어지고 괴이하고, 거칠고 거리끼는(遹怪險澁) 글들은 배격하고, 오로지 세용(世用)에 절실하고 의리를 밝혀주는 글들만을 취한다는 대의를 표명하고 한다.

이 책의 권1~8까지는 김종직이 집현전 학사들의 이전 편찬본 『동문수』를 증삭(增削)한 듯 하며, 권9~10은 김종직이 새로이 추가한 당대의 글들로 여겨진다. 김종직은 우리나라의 문장을 선정한 이 책 외에도 우리나라 역대 시를 선정한 『청구풍아(靑丘風雅)』도 편찬하였다.

우리나라에서 간행된 판본은 『고사촬요(攷事撮要)』의 ‘각도책판목록(各道冊版目錄)’에 의하면, 『동문수』는 성종에서 중종 연간에 제천(堤川)에서 간행된 것과 명종에서 선조 연간에 전주(全州)에서 간행된 것 등 2종이 있는 것으로 수록되어 있는데, 이로써 이 판본은 적어도 2차례 이상 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1478년(성종 9)에 서거정과 양성지(梁誠之) 등이 왕명을 받고, 편찬한 『동문선(東文選)』에 비해 매우 정간(精簡)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의의와 평가

이 책은 통일신라 이후에 고려와 조선 초기에 이르기까지의 한문학의 정수를 정선(精選)해 보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김종직의 문학관(文學觀) 및 당시 고문의 성향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자료적 가치가 높다.

참고문헌

  • 김우정, 「조선 전기 한문산문사 서술의 제문제」, 『한국한문학연구』 65권, 한국한문학회, 2017.
  • 김종철, 「東文粹의 文體樣相과 選文意識」, 경북대학교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0.
  • 이가원, 『韓國漢文學史』, 민중서관, 1961.
  • 홍성욱, 『性理學 受容期 散文의 硏究』, 고려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