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사기(東國史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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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 태조 건국설화로부터 영조 때까지의 역대 왕과 장수의 기담을 엮은 작자·연대 미상의 한글로 된 고전소설이다.

개설

이 책은 역대 왕과 장수의 기담을 기년체(紀年體)로 엮은 패사소설(稗史小說)이다. 정확한 필사연대는 알 수 없으나, 『동국사기(東國史記)』와 함께 합철된 『동국보감(東國寶鑑)』이라는 표제의 국문본 종엽(終葉)에, ‘운계’라는 사람이 “셰지신사팔월 이십일 필서”라고 한 것으로 볼 때, 1881년(고종 18) 전후에 필사한 듯하다.

이 책의 필사자는 유식층이 아닌 듯하며, 이 책은 송독하는 글을 받아 적은 듯한 조잡한 필묵의 한철본(漢綴本) 1책이다.

편찬/발간 경위

이 소설은 ‘패관소설’, 혹은 ‘패사소설’에 속한다. 중국 고대 국가에서 ‘패관’은 가담항설을 채집하는 벼슬의 이름이며, 패는 패관이 채집한 것 중 정사에 기록될 만한 것이 아닌 사소한 이야기를 의미한다. 중국 한(漢)나라 반고의 『한서(漢書)』 예문지에는 소설이 패관에서 나왔으며, 거리에서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했다.

지금까지 패관문학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은 앞에서와 같은 어원적인 의미를 바탕으로 역사적인 사실이나 생활 주변의 일들을 소재로 기술한 것을 의미해왔다. 이는 한문학의 전통적 양식과 다르며, 정사와도 구별된다. 구성 내용과 문체가 소설과 비슷한 점도 있기 때문에 소설의 발전과정을 이해하는 데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패관문학은 국문학 연구자들에 의해 논의되어 왔는데, 그 개념은 대개 ‘설화문학’과 ‘소설문학’을 연결하는 과도기적인 문학형식, 고려 후기의 가전체 작품, 실사적인 잡록, 또는 견문잡식을 총집한 수필문학, 패사· 패설· 패관소설 등으로 불리는 고전소설, 고려 중엽에 등장한 『파한집』·『보한집』과 같은 시화문학(詩話文學)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패관문학의 개념을 구체화하기 위해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패관문학으로 규정된 『백운소설』·『파한집』·『보한집』·『역옹패설』 등을 살펴보면, 이 책들의 성격은 시화나 잡록이라 할 수 있다. 시화와 잡록은 시(詩)·문과 함께 중요한 문학양식으로 맥이 이어지고 있다. 홍만종의 『시화총림』은 조선시대의 시화와 잡록이 집대성된 것이다. 패관문학은 초기에는 시화 중심이었으나, 후기로 내려올수록 설화 중심으로 변질되어가는 양상을 띠고 있다.

서지 사항

1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필사본이다. 크기는 332.3×20㎝이며, 장서각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이 책은 조선 말기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한글로 된 고전소설로서, 조선태조 건국설화로부터 영조 때까지의 역대 왕과 장수의 기담을 기년체로 엮은 패사소설이다.

『동국사기』의 출처가 영동지방의 규방문갑에서 나왔기에, 필경은 유자들의 손에 의하여, 패사류에서 초록하여 이를 패사체 소설로 창작하였다고 볼 때 아마 이 책도 『여사서(女四書)』 등과 함께 자녀교육서로 번역되고 필사되어 규방에 전승되었다고 본다.

대표적인 패사로는 이성계(李成桂)의 조선 건국 내용을 담은 『이조건국설화(李朝建國說話)』, 영웅으로 태어났다가 억울한 죽음을 당한 『남이장군설화(南怡將軍說話)』, 장희빈을 몰아내고 숙종을 구하고 민중전을 회궁시켰다는 『신여철장군공훈설화(申汝哲將軍功勳說諸)』, 숙종과 후비 이씨와의 인연을 이야기해 주는 『숙종과 이씨비인연설화(李氏妣因緣說話)』, 억울한 단종의 원혼을 위로해 준 영월신관 박영기의 『단종의 원혼설화』 등이 있다.

의의와 평가

이러한 설화는 누구에 의하여 꾸며진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역대의 대표적 왕과 장수의 설화와 연결시켜 소설화시킨 것이 매우 이색적이다.

참고문헌

  • 민병수, 「稗官文學에 대하여」, 『고전문학연구』 1권, 한국고전문학회, 1971.
  • 윤재민, 「文體反正의 再解釋」, 『고전문학연구』 21권, 한국고전문학회, 2002.
  • 이수봉, 「동국사기패사소설연구」, 『영남대학교논문집』 제6집, 영남대학교출판부, 1969.
  • 최낙용, 「야담 문학에 나타난 조선 배우의 삶」, 『공연문화연구』 제23집, 한국공연문화학회,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