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례수초(讀禮隨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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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 중기의 문신 김상헌(金尙憲)이 『예기(禮記)』의 중요한 장절(章節)을 초록한 예서다.

개설

『독례수초(讀禮隨抄)』는 김상헌이 『예기』의 중요한 장절(章節)을 초록한 책으로서, 편차와 내용을 보면, 권1에 곡례(曲禮)·단궁(檀弓), 권2에 왕제(王制), 권3에 악기(樂記), 권4에 제통(祭統)으로 되어 있다.

편찬/발간 경위

이 책의 저자 청음(淸陰) 김상헌은 병자호란 당시 청의 항복요구에 항서(降書)를 찢고, 긴 세월동안 심양(瀋陽)에 잡혀가 갖은 곤욕을 치르면서도, 의기(義氣)를 지킨 선비다. 그가 주장했던 척화론(斥和論)은 당시 정세로 보아 비현실적이었다는 사가들의 지적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그의 척화론은 효종(孝宗)의 북벌정책으로 이어져 민족사의 각성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그가 얼마나 청렴하고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였는가는 몇 가지 일화에 잘 드러나며, 그의 고결하고 의리에 밝은 인품을 엿보게 한다. 김상헌은 절의를 지키고자 하는 정치적인 입장이 뚜렷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청음 시문학을 통해서 그가 뛰어난 문인의 모습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그의 경세사상은 그가 인조에게 진계(陳啓)하였던 ‘소차문(疏箚文)’을 통하여 알 수 있으며, 정치에 있어서 군주의 자질을 선정의 선제 조건으로 여기고, 성학(聖學)으로 언명되는 군주의 수신을 끊임없이 거론하고 있어, 군주는 부지런히 마음을 닦아 정심(正心)을 회복하여야 백성을 덕화(德化)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사회사상은 ‘국가기강론(國家紀綱論)’이라 할 수 있을 만큼 국가의 기강확립에 대한 주장이 지속되고 있는데, 인조반정 직후 폐조(廢朝)의 혼정(昏政)으로 인한 혼란상을 조속히 시정하고, 정의를 바로 세워 민심을 수습하기를 바라는 염원이 드러난 것이다.

경제사상은 인조에게 당시 수세(收稅) 과정에서 자행되는 관리들의 부정부패와 비리 사실을 격(激)한 어조로 현시(顯示)하며, 제도적인 개혁의 단행을 요구하는 시책(施策)에서 살펴볼 수 있다. 당시 국가의 재정 실태를 진정(陳情)하며 대안으로 공안(貢案) 정리, 둔전(屯田) 개간 등 재정의 효율적 관리에 대한 소박하고도 구체적인 개혁안(改革案)을 제시한다. 국가의 경제 안정을 목표로 하는 그의 상소에는 백성들이 힘을 펴고 살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애민(愛民) 정신이 밑받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지 사항

4권 4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목판본이다. 반엽광곽(半葉匡郭)은 20.7×15.7cm이고, 10행 20자의 유계(有界), 주쌍행(注雙行), 상하화문굽훅어미(上下花紋及黑魚尾)를 갖추고 있다. 크기는 30.7×21.6cm이며, 규장각,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권1에 곡례·단궁, 권2에 왕제, 권3에 악기, 권4에 제통으로 구성되어 있다. ‘곡례’와 ‘단궁’에서는 예의는 항상 시대와 풍속에 따라야 된다는 것을 주장하고, 친소(親疎)를 정하고, 혐의(嫌疑)를 결단하며, 이동(異同)을 분별하고, 시비를 밝히는 것이므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왕제’에서는 천자와 제후와 사대부의 구분을 가지고, 계급에 따른 예의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고, ‘악기’에서는 제사에 관한 절차를 설명하여, 엄숙하고 경을 이루어 살았을 때와 같이 섬겨야 된다는 것을 말했다.

‘제통’에서 상사(喪事)에 대한 절차와 예절 등으로, 기정된 제도를 존중하고, 지극한 슬픔으로 생시에 미진한 효도를 다하여야 한다는 것을 조목별로 설명하였다.

의의와 평가

이 책은 『예기구초(禮記句抄)』 등과 함께 『예기』를 읽는 데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참고문헌

  • 김하윤, 『淸陰 金尙憲의 漢詩 硏究』, 고려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3.
  • 이상순, 「淸陰 金尙憲의 「南槎錄」 硏究」, 충남대학교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5.
  • 정성식, 「17세기 초 金尙憲과 崔鳴吉의 양면적 역사인식」, 『동양고전연구』 제45집, 동양고전학회, 2011.
  • 황만기, 「청(淸) 김상헌(金尙憲) 《조천록(朝天錄)》 고찰(考察)-한시작품을 중심으로-」, 『한국한문학연구』 43권, 한국한문학회, 2009.